7회까지 앞서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개막전부터 터진 ‘불펜 경고음’

안승호 기자 2026. 3. 30. 00: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 잡은 1승 불펜이 날린 KIA·키움
KT·롯데도 막판에 겨우 승리 지켜
올시즌 성적 공통과제는 ‘뒷문 정비’
한화 강백호가 지난 28일 프로야구 대전 개막전에서 연장 11회 키움 불펜 유토를 상태로 끝내기 안타를 치자 한화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 28일 개막전에서 9회 KIA 조상우의 끝내기 폭투로 승리한 뒤 기뻐하는 SSG 선수들. 한화·SSG 제공

LG는 지난해 통합우승을 했지만 시즌 내내 불펜 운용이 힘들었다. 불펜 불안으로 정규시즌 우승 매직 넘버 소멸이 지연되던 가운데 마지막 주간에는 타이브레이크까지 계산에 넣어야 하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그때는 또 추격자 한화의 뒷문이 열린 덕에 반전의 ‘해피엔딩’이 가능했다. LG 선수들은 퇴근길에 타구장 소식을 듣고 환호했다.

‘요즘 KBO리그’는 뒷문 불안이 일상이다. 불과 10여 년 전 KBO리그 기록들이 아주 먼 과거처럼 보일 정도다.

2010년대 초반 ‘지키는 야구’로 리그를 평정하던 삼성은 2013년에는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62전 전승을 거뒀다. 2007년 두산은 그해 정규시즌에서 SK에 이어 2위를 했지만 7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은 10할(61승 0패)이었다. 지난해 두산은 불펜 때문에 고전하는 경우가 잦았다.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11패(43승 3무)를 당했다. 뒷문에서 사고 발생률이 높아진 것이 한 두 구단의 일은 아니다.

당초 2026시즌은 뒷문이 상대적으로 조용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무엇보다 KIA를 제외한 9개 팀이 아시아쿼터로 투수 1명씩을 보강하며 적어도 박빙 승부에 투입할 수 있는 불펜 자원 1명씩은 가세시키는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8일 정규시즌 개막전 양상은 달랐다. 올시즌 역시 뒷문에서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첫날부터 울렸다.

KIA는 인천 SSG전에서 6회까지 5-0으로 앞섰지만 6-7로 역전패했다. 9회 마무리 정해영을 올린 뒤 다음 투수로 조상우까지 투입해야 하는 대혼란 끝에 입에 다 넣었던 1승을 뱉어내야 했다. 키움은 정규이닝에 이어 연장전에서도 불펜이 무너졌다. 연장 11회말 등판한 아시아쿼터 유토는 아웃카운트 4개를 잡는 동안 끝내기 안타 포함 4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다.

선발이 잘 던지고, 불펜진도 제각각 역할을 하며 경기를 끝낸 팀은 창원에서 두산을 6-0으로 잡은 NC뿐이었다. 롯데는 대구에서 삼성을 6-3으로 이겼지만 6-1이던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을 올렸다가 연속 3안타 이후 6-3으로 쫓긴 뒤 내려야 했다. 시범경기부터 주목받은 대졸 신인 박정민이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롯데는 ‘뒷맛’이 다소 복잡한 저녁을 맞아야 했다.

KT 또한 잠실에서 1회부터 LG 선발 치리노스를 공략하며 6점을 얻어 순풍을 탔지만 올시즌 새롭게 불펜 승리조에 합류한 한승혁과 스키모토가 각각 2실점씩 하면서 경기 후반 긴장감을 끌어올려야 했다. 8회 1사후 등판한 마무리 박영현이 아웃카운트 5개를 잡으며 34구나 던져야 했다.

올시즌 또한 팀당 20~30경기는 치러야 어느 정도 구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펜 높이가 판도를 움직일 가장 큰 가중치로 작용할 가능성은 매우 커 보인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LG부터 미완성 상태의 불펜진으로 출발한 시즌이다. 어떤 구단도 불펜 고민은 예외가 아니다. 경기 중반 이후 몇 점을 앞서면 승리를 거의 굳힌다는 기준점도 흔들리고 있다.

예컨대 28일 대구에서 롯데는 8회초를 6-0으로 앞서고도 9회말 6-3으로 쫓기면서 홈런 한 방이면 경기를 내줄 수도 있는 만루 위기까지 몰린 끝에 간신히 승리를 지켜냈다.

뒤집어 보면 10개 구단 모두 시작부터 공통 과제를 안았다. ‘뒷문 정비’에 있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팀이 가장 앞서 달릴 수 있는 시즌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