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엇박자’ 왜?…美 협상 중에 이란 원전 때렸다

● 휴전 전 총공세 나선 이스라엘
27일 이란 원자력청(AEOI)에 따르면 이란 남부 부셰르 원자력발전소가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 부셰르 원전은 이란이 가동 중인 유일한 원전이다.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 인근에 있어 방사능 유출 사고가 벌어지면 이란뿐 아니라 다른 중동 국가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날 이란 중부 마르카지주 아라크 핵시설단지 내 실험용 중수로 시설(혼다브 중수단지)과 야즈드주 아르다칸의 우라늄 생산공장도 공격받았다. 이란 당국은 공격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겠다고 공언한 직후 이뤄졌다.
AEOI는 “인적, 물적 피해나 기술적 차질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평화적 핵시설에 대한 공격은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에 해당하며 지역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방사능 사고 위험을 거론하며 “최대한의 군사적 자제”를 촉구했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란 과학기술 인력을 육성하는 대학들도 28일 잇따라 공격받았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테헤란과학기술대, 이스파한공대가 공격받은 사실을 전하며 “대학, 연구소, 역사적 기념물, 저명한 과학자들을 표적 공격함으로써 국가의 과학 기반과 문화유산을 마비시키려 한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대처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악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테헤란의 이란 해양산업기구(MIO) 본부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
다만 이스라엘 내부적으로는 이란뿐 아니라 레바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예멘까지 전선을 확대하면서 병력 부족이 심각하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국영방송 채널13에 따르면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안보 내각회의에서 “여러 개의 작전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이스라엘군이 자멸하기 전 10가지 위험 신호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 “이란, ‘선택과 집중’ 통해 전쟁 장기화 노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란은 27일 미 공군이 사우디에서 이용 중인 프린스술탄 공군기지를 겨냥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번 공격으로 미군 최소 12명이 부상을 입고, KC-135 공중급유기 최소 2대가 파손됐다.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도 파손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와 함께 이란은 UAE, 바레인, 쿠웨이트 등의 미군 시설에 대한 공격도 이어갔다. 이란군은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뒤 UAE 아부다비의 알다프라 기지를 16회, 쿠웨이트 자흐라 지역의 알리 알살렘 기지와 바레인 마나마의 미 5함대를 각각 15회 공격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의 미사일 발사 속도가 떨어졌지만, 주요 목표에 대한 ‘지속적인 반격’을 수주간 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란이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이스라엘과 걸프국의 핵심 시설을 타격해 전쟁 장기화를 노리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 사우디, UAE, 카타르 등 걸프 국가들과 국방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은 걸프국을 방문해 드론 공격 방어 기술 이전 등을 논의했다. 이에 이란은 UAE에 배치된 우크라이나의 드론 대응 설비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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