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는 유죄, 학폭위는 무죄" 충북교육청 뒤늦은 "제도 점검"
수사 기관이 혐의를 인정한 범죄 수준의 학교폭력 사건을 두고, 정작 교육청은 학폭이 아니라며 정반대의 결론을 내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납득하기 어려운 학폭 결정에 비판이 쏟아지자, 교육청이 뒤늦게 심의 기준과 절차를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김은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재작년 충주의 한 학생 수영부에서 벌어진 초등학생 집단 성폭력 사건.
가해 학생 5명 중 3명은 유죄 취지의 소년 보호처분을 받았고, 정식 재판을 받던 나머지 2명도 징역형이 구형된 끝에 최근 법원 소년부로 넘겨졌습니다.
수사와 사법 절차를 통해 범행이 드러났지만, 정작 교육청 학교폭력심의위원회 판단은 달랐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 진술이 엇갈린다며, 대부분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행정심판에서도 결과는 뒤집히지 않았고, 교육청은 "공정성과 전문성을 갖춘 위원들의 결정"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했습니다.
◀ INT ▶ 피해 학생 아버지"모든 자료들을 보고도 어떻게 기각을 했는지, 어떤 기준을 갖고 기각을 시켰는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수사 결과와 동떨어진 학폭심의위 결정은 최근 또다시 반복됐습니다.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동급생에게 강제로 싸움을 시킨 학생 4명이 법원 소년부에 송치됐습니다.
하지만 교육청 학폭심의위는 "장난 수준으로 보인다"며, 단 2명만 학교폭력으로 인정했습니다.
피해 학생 측이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재심 결정이 내려졌지만, 기존 심의위원들이 다시 참여하는 '셀프 재심'으로 논란을 키웠습니다.
◀ INT ▶ 박진희 / 충북도의원(교육위)"학교 폭력이다 아니다라는 아주 기본적인 판단조차 정반대로 나오는 경우가 계속 반복되고 있잖아요. 피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계속 상처를 주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거든요."
비판이 커지자, 충북교육청은 뒤늦게 학폭심의위 제도를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수를 강화해 심의 위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 INT ▶ 김대진 / 충북교육청 생활교육팀장"심의 위원들 대상으로 저희가 전문성 신장과 역량 강화를 위해서 연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종합적으로 그 사안에 대해서 바라볼 수 있는 그 역량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좀 키울 수 있도록 하고…"
하지만 전문성과 신뢰 회복을 위해선 심의 과정과 결정 근거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은초입니다.(영상취재: 양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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