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그들만의 경선’·‘의대 쟁점 비난’ 통합시장 경선, 서부권 민심 ‘냉랭’

임창균 2026. 3. 2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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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특별시장 선거, 서부권 민심은
민주당 경선 관심 밖, 일자리 문제 공감
김영록 인지도 유리, 새 인물 기대감도
강기정 의대 정원 관련 ‘지역 갈라치기’
“동부권 방치 책임” 정치인 반성 촉구도
27일 오전 목포 동부시장은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과 호객 행위를 하는 상인들로 분주했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인구도 동부권보다 부족한데 호남 정치 1번지야 다 옛말입니다. 의대 문제가 쟁점화된 게 화가 나지만, 결국 서부권이 이 지경이 되도록 민주당 정치인들이 뭘 했나 반성도 해야 해요.”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을 뽑는 6·3 지방선거가 7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는 선거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냉랑한 분위기가 먼저 감지됐다. 현재 진행 중인 민주당 경선에 대한 관심도도 현저히 낮을뿐더러, 강기정 예비후보가 불붙인 국립의과대학 정원에 대해서는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지난 27일 오전 목포 동부시장.

장을 보러 나온 시민과 조금이라도 많은 손님을 붙잡기 위한 상인들의 호객이 이어지며 시장은 비교적 활기찬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들의 관심은 난생처음 겪는 행정통합과 특별시장 선거보다 하루 장사를 어떻게 더 이어가느냐에 쏠려 있었다.

국밥집을 운영하는 정모(61)씨는 “통합이니 선거니 하는 얘기도 중요하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하루 장사가 더 급하다”며 “대기업 유치나 AI 같은 이야기를 들어도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식사를 위해 지인을 기다리던 자영업자 나모(64) 씨는 “현재의 행정통합이 일반 시민들에게 잘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은 당연히 해야하는 건 알겠는데, 그 통합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 막상 통합되고 나서 어떤 혼란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도민들이 받게 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경선을 치르고 있는 후보들 5명에 대해 다 알고 있는 시민도 드물었다. 그나마 8년간 전남도정을 이끈 김영록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지만 같은 전남인 신정훈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박태준(60)씨는 “매번 민주당 경선만 통과하면 되는 구조라 주변에서도 선거에 대해 관심이 높지 않다”며 다만 “김영록 지사가 30대때 강진 군수 시절부터 지역을 위해 일해온 사람이고 도지사까지 지낸 만큼 지역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박형철(59)씨는 “김 지사가 8년 동안 무난하게 했는데 크게 좋아졌는지 모르겠다. 김 지사를 빼면 전남을 그나마 잘 알 만한 신정훈 후보에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통합하고 나서 주청사가 광주로 가면 타격이 클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무안반도도 통합하고, 서부권에 일자리를 많이 늘려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통합시장에게 바라는 점은 단연 일자리 유치였다. 목포대와 목포역 인근 구도심에서는 인구 유출 방지를 위한 일자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이야기가 터져나왔다.

목포대 조경학과에 재학 중인 윤현오·김승민(20)씨는 지역에 남고 싶은 마음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짚었다. 이들은 “고향에서 살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지만 마땅한 기업이나 일자리가 없어 결국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며 “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더 시급하다. 대기업 유치 같은 구호보다 현실적인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목포역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기사 강모(69)씨는 “여수에서 버스기사로 일하다 7년 전 목포로 넘어왔는데 양 도시 분위기가 이렇게 차이날 줄 몰랐다”며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 정착해야 아이도 생기고 인구가 늘어날텐데 통합시장이 일자리에 가장 큰 신경을 쓰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강기정 후보가 불붙인 의과대학 논란과 관련해서는 기대감과 피로감을 동시에 엿볼 수 있었다.

병원을 가기 위해 광주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대와 함께, 선거를 앞두고 동부권과 서부권을 나누는 구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었다.

평화광장에서 가족과 산책 중이던 조주현(73)씨는 “의대든 뭐든 가까운 데 병원이 있어야 한다. 암 수술을 두 번 받으면서 병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느꼈다. 최근 강기정 후보 발언이 너무 아쉬웠다. 화학단지 등 돈 나올 곳은 다 동부권에 유치됐는데 대학병원 정도는 우리에게 줄 수 있지도 않나”고 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신형선(78)씨 역시 의대 쟁점화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동부권에서는 소외론을 말하지만 현실적으로 인구도 더 많고 영향력이 있으나 강 후보도 표를 위해 그러는 것 아니겠느냐. 다만 투표율을 높기 위해서 지역을 갈라서 이야기하는 건 보기 좋지 않다”며 “여건이 더 나은 동부가 서부를 위해 양보를 해줘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기존의 민주당 정치인들에 대한 일갈하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27일 오후 목포 평화광장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목포 젊음의 거리 인근에서 만난 이모(86)씨는 “민주주의는 견제가 중요한데 지역에서 민주당만 1당 되는 구도는 결국 주민이 아니라 감투 쓰는 정치인들에게만 좋아진다. 그 결과가 지금의 광주전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 유치를 30년 넘게 노력했다는 것은 다른 말로 서부권 정치인들이 30년 동안이나 해결도 못했다는 말이다. 동부권은 순천도 통합하고 광양도 통합하고, 필요에 따라 이정현도 뽑으면서 인구도 늘고 있다. 정치인도 각성해야 하지만 유권자들도 우리 삶에 도움이 될 정치인들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박소영기자 psy1@mdilbo.com·목포=박만성기자 mspark21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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