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스라엘의 원전 공격, 불가역적 ‘방사능 재앙’ 우려 크다

미국이 이란과 종전협상 중인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내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한 핵시설 공격을 강화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부셰르 원전을 열흘 새 세 번째 공습한 데 이어 중부의 실험용 중수로인 혼다브 중수단지와 아르다칸의 우라늄 가공시설 등으로 공격을 확대했다. 이란에 대한 명분 없는 침략으로 중동을 불구덩이로 몰아넣고, 세계 경제 혼란을 키운 것도 모자라 방사능 유출 우려가 큰 원전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다니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부셰르 원전은 페르시아만 해안에 위치해 방사능이 유출될 경우 해양 오염으로 주변 중동 국가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공산이 크다. 이 지역에 에너지를 의존하는 세계 경제에도 치명적 타격을 주게 될 것이다. 이란 원자력청이 “평화적 핵시설 공격은 노골적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발하는 이유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공격이 반복될 경우 방사능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대한 군사적 자제’를 촉구했다.
이란도 앞서 21일 핵시설이 있는 이스라엘 도시 디모나·아라드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양측의 군사행동이 자칫 미증유의 재앙으로 이어질까 우려가 크다. 방사능 유출은 예전 상태로 회복이 불가능한 ‘불가역적 피해’를 인류에 남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이 초래한 재앙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전쟁 중이라도 민간인에게 큰 피해를 주거나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초래할 군사행동은 피해야 한다.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능력 제거를 명분 삼지만, 그럴수록 이란의 핵 보유 열망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건 아닌가. 이란 내부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 핵개발 재개를 주장하는 강경파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란의 군사모험주의를 방관해선 안 된다. 미국이 진정 종전을 원한다면 이스라엘의 위험천만한 군사행동 확대부터 자제시켜야 한다.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핵시설 공격을 규탄하고 외교·경제적 제재로 압력을 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한 러시아를 국제사회가 강력 규탄하고 제재한 선례도 있다. 전쟁을 멈추기 위해 미·이란의 종전협상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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