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팬은 기억하는 홍명보호, 한국 0-4 가나 → 알제리 참사…'코트디부아르 대패'와 인터뷰도 꼭 닮았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12년 전의 데자뷔인가. 홍명보호 2기마저 아프리카 참사 징크스를 되풀이할지 우려되는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대한민국 축구가 역사상 1000번째 A매치라는 이정표를 세운 날, 결과는 고개를 들기 어려운 참패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2026년 첫 평가전에서 코트디부아르에 0-4로 완패하며 12년 전의 악몽을 다시 소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은 영국 밀턴킨스에서 열린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 나서 담담하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실점 장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노출됐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확인했다"며 "잘된 부분은 계속해서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총평했다.
패배의 충격보다 수확에 방점을 찍으려는 의도가 읽힌다. 그러나 월드컵 개막을 불과 74일 앞둔 시점에서 0-4라는 일방적인 패배는 기대감을 산산조각 냈다. 더불어 아프리카 팀 특유의 탄력과 피지컬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내 본선에서 맞붙을 남아프리카공화국전 우려를 키웠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홍명보 감독의 인식이 12년 전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둔 시점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는 점이다. 당시 1기 홍명보호 역시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서 가나에 0-4로 대패한 바 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경기는 이겨도 얻을 것이 있고 져도 얻을 게 있다"며 "0-4로 졌지만 이번 패배가 우리 팀에 좋은 영향이 됐으면 한다"는 원론적인 발언을 했고, 실점 원인을 조직력이 아닌 개인의 문제로 돌렸다.
이번 코트디부아르전 이후에도 "공격에서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수비에서는 일대일 경합에서 부족한 점이 있어서 실점을 허용했다"고 공수 전반의 문제를 짚으며 유사한 흐름을 반복했다.

12년 전에도 홍명보 감독은 가나전 패배 이후 교훈과 성장을 강조했지만, 정작 본선에서도 알제리에 참패를 당해 결과로 이어가지 못했다. 이번에도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을 앞두고 전술과 선수 조합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데, 더 발전시킬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코트디부아르전을 이겨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면 좋았겠지만, 패배를 통해 배울 점도 분명히 있었다"라고 유사한 총평을 내놓았다.
팬들이 기대하는 것은 패배에서의 학습이 아니라 본선에서의 결과다. 깨달음 역시 중요하지만, 이미 월드컵이 열리는 2026년에 접어든 상황에서 여전히 실험 단계라는 설명은 대표팀 수장으로서 준비 과정에 대한 의문을 낳는다.
아직도 전술적 기조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점도 문제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전 0-5, 코트디부아르전 0-4를 기록한 스리백 전술을 본선 카드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포백으로 전환하는 변화 자체는 어렵지 않다"고 강조하면서도 "우리가 더 성장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완성도 제고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리백에서 핵심인 양 측면의 위치가 낮아지며 공격 전개가 단조로워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늘 잘 안됐던 부분을 개선해서 공격적인 부분과 수비적인 부분을 좀 더 디테일하게 가다듬겠다.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믿는다"라고 자세한 답변을 피했다.

한국 축구의 과거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12년 전의 악몽은 여전히 생생하다. 긍정과 성장만을 강조하다가 결국 본선 참사로 이어졌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코트디부아르전 대패가 단순한 시행착오에 그치지 않는다면, 홍명보호 2기 역시 1기와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트디부아르에 완패한 대표팀은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동해 내달 1일 오스트리아와 두 번째 평가전에 나선다. 제3국에서 치른 코트디부아르전과 달리 이번에는 원정 환경에서 펼쳐지는 실전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냉정한 자기 진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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