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서 피어난 로맨스…6커플 ‘인연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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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 정말 간절하게 빌면 소원 한가지는 꼭 들어주신다고 했습니다. 솔로를 탈출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 하나로 이곳에 왔습니다."
주저없이 마음을 전한 김장어·김동백 커플을 비롯해 공통된 취미를 가진 남녀, 고창의 맛집을 함께 탐방하기로 약속한 남녀 등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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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광주 등서 32대1 경쟁률 넘은 청춘남녀 20명 매력 발산
“소중한 인연 평생 간직”…광주전남기협도 ‘나는 절로’ 모집중

“부처님께 정말 간절하게 빌면 소원 한가지는 꼭 들어주신다고 했습니다. 솔로를 탈출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 하나로 이곳에 왔습니다.”
천년고찰 고창 선운사가 평생을 함께할 인연을 찾아온 청춘들의 열기로 뜨겁게 달궈졌다.
‘나는 절로 호남편’이 열린 지난 28일, 이른 아침부터 템플스테이에 모인 참가자들의 표정에는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지난 2023년부터 인연 찾기 프로그램인 ‘나는 절로’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선운사 편은 올해 첫 행사이자, 호남권 거주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남녀 각 10명씩 총 20명을 모집하는 이번 행사에는 전국에서 1640명이 몰려 3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광주와 여수, 익산, 정읍 등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자기소개를 통해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이름 대신 고창의 특산물에서 따온 ‘장어’(남성), ‘동백’(여성)이라는 호칭으로 불렸다.
전주에 거주하는 수의사 최장어(34)씨는 “결혼을 숙제처럼 여기기보단 너무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임하고 싶었다”며 “다양한 사람을 한자리에서 만날 흔치 않은 기회라 생각해 지원했다”고 밝혔다.

제비뽑기로 짝을 이룬 남녀 참가자들은 선운사 경내를 함께 산책하고 공양실에서 점심 식사를 하며 거리감을 좁혔다. 법복으로 갈아입은 뒤 진행된 입재식에서는 참가자들의 매력 발산 시간이 이어졌다. 어린이집 교사 유동백씨는 율동을 선보였고, 김장어씨는 시 ‘선운사에서’를 낭송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어과 출신 김동백씨는 사찰 분위기에 걸맞은 중국시를 읊으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송동백씨는 재치 있는 4행시로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나’는 평일 내내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 ‘는’(눈) 크게 뜨고 인연 찾으러 왔다. ‘절’밥도 맛있지만 ‘로’컬 맛집 같이 가실 분을 찾습니다. 1박 2일의 짧은 시간이지만 선운사에서 알찬 추억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 장어씨는 “건물 숲에서 일만 하다가 오랜만에 흙길을 걷고 새 소리가 들리는 자연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 하다보니 없던 마음도 생기게 된다”고 웃어보였다.

참가자들은 야간 자유 데이트 상대 선정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김장어씨는 망설이는 참가자들 사이에서 가장 먼저 적막을 깨고 “김동백, 가자!” 하며 용기있게 손을 내밀었다.
최종 선택 결과 하룻밤 새 총 6커플이 탄생했다. 주저없이 마음을 전한 김장어·김동백 커플을 비롯해 공통된 취미를 가진 남녀, 고창의 맛집을 함께 탐방하기로 약속한 남녀 등 다양했다.
김장어씨는 “무교라서 불교 용어에 생소하지만 ‘인연’이라는 단어가 불교에서 유래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이곳에서 맺은 소중한 인연을 평생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4월 24~25일 나주 불회사에서는 1박2일 일정으로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주최하는‘나는 절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고창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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