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예향] ‘BTS 귀환’이 쏘아올린 글로벌 문화 파장

광주일보 2026. 3. 2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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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국남의 대중문화 X파일-방탄소년단 역사적 컴백과 후폭풍
3년 9개월만의 완전체
2013년 데뷔…음원·팬덤 팝 기록 수립
퍼포먼스 등 세계 팝 뮤직 트렌드 선도
지난해 6월까지 멤버 전원 군복무 마쳐
광화문 복귀 공연 세계가 주목
5집 ‘아리랑’ 발매 당일 398만장 판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일곱 멤버의 완전체 귀환은 현대 팝 음악의 가장 결정적인 순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로피시엘 싱가포르의 보도다. “음반 ‘아리랑’은 역대 가장 미친 앨범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다.” 미국 스타 프로듀서 디플로의 단언이다. “BTS의 복귀 음반과 콘서트는 전 세계 모든 가수의 앨범과 공연을 압도할 것이다.” 광화문에서 만난 일본 아미, 사토 리나의 장담이다. “세계 최정상의 그룹이 돌아온다.” 넷플릭스의 BTS 컴백쇼 예고다.

3월 20일 BTS의 정규 5집 앨범 ‘아리랑’이 출시되고, 3월 21일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이 펼쳐지면서 이들 언론과 전문가, 팬의 예상은 현실로 입증됐다. 3년 9개월 만의 BTS 복귀 후폭풍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적이다. 지구촌을 강타한 BTS의 문화적 쓰나미도 엄청나다. 현상을 넘어 장르가 된 BTS의 컴백이 역사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BTS는 2022년 12월 진의 입대로 그룹 활동을 중단했다가 2025년 6월 슈가의 소집 해제 직후부터 복귀 준비에 돌입했다. 음반 ‘아리랑’은 발매 당일 판매량이 398만 장에 달하며 단일 앨범 1000만 장 판매 가능성도 제기됐다. BTS의 월드투어 일정이 공개되자 콘서트 개최 국가에선 열광적인 환호가, 열리지 않는 나라에선 절망적인 탄식이 터져 나왔다. 심지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자국의 공연 횟수를 늘려달라고 한국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K팝을 전 세계적 문화현상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BTS가 돌아왔다”라는 미국 CNN 보도를 비롯한 외국 언론의 BTS 복귀 관련 뉴스도 쏟아졌다.

완성도와 대중성, 시대정신을 담보한 음악과 퍼포먼스로 세계 최정상 그룹으로 부상한 BTS가 3월 20일 발표한 앨범 ‘아리랑’은 “장르가 매우 다양하고 모든 것이 담긴 패키지다. 이전 앨범과 꽤 다르며 BTS의 지금 모습이 담겼다”라는 멤버들의 언급이 적시하듯 수록곡들은 BTS의 여정과 정서, 노력과 경험, 변화와 지향, 다짐을 표출했고, 그동안 멤버들의 진심을 담은 음악의 연장선상에서 그리움과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농밀하게 묘출했다. 앨범 타이틀 ‘아리랑’은 BTS의 뿌리와 정체성에 대한 성찰의 언명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RM, 제이홉을 포함한 멤버들과 디플로, 라이언 테더, 엘 긴초를 비롯한 글로벌 히트 메이커들이 곡 창작과 프로듀싱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인 신보는 업비트한 얼터너티브 팝 장르 곡으로 삶의 파도에 멈추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담담히 가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타이틀곡 ‘SWIM’과 세상을 향한 포부를 드러낸 ‘Aliens’, 삶의 뜨거운 의지를 표명한 ‘Merry Go Round’ ‘No. 29’, 거친 에너지의 하이퍼 저지 사운드가 주조인 ‘FYA’, 사이키델릭한 질감의 음악적 시도가 돋보인 ‘Like Animals’등 내용과 형식의 혁신이 두드러진 14곡으로 구성됐다. 음반 ‘아리랑’과 수록곡들은 발표되자마자 빌보드와 스포티파이, 아이튠즈, 멜론을 비롯한 국내외 음반·음원 차트를 석권하며 세계 팝 음악계에 거대한 문화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BTS는 격동의 한국 현대사와 문화가 깃든 광화문 광장에서 3월 21일 세계 각국에서 온 10만여 팬들의 열띤 갈채와 연호, 떼창 속에 진행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무대를 아리랑이 삽입된 ‘Body to Body’로 포문을 연 뒤 ‘SWIM’ ‘2.0’ ‘Butter’ ‘Dynamite’ 등 신곡과 히트곡으로 화려하게 수놓았다. 단일가수 공연을 최초로 생중계한 넷플릭스를 통해 컴백 쇼를 시청한 190여 개국 글로벌 팬들의 거대한 탄성과 찬사가 분출됐다. 도전과 진화, 완성도와 경쟁력, K팝의 고유성과 팝의 보편성의 조화를 드러낸 신곡과 히트곡, 퍼포먼스로 수많은 지구촌 팬덤과 대중을 감동시킨 복귀 무대는 BTS가 위대한 팝 그룹이라는 사실을 3년 9개월 만에 다시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넷플릭스가 3월 27일 ‘아리랑’ 앨범의 제작 과정과 새 음반으로 돌아온 BTS의 노정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을 공개하자 국내외 팬과 대중의 열띤 반응이 잇따랐다.

BTS는 4월 9일 경기 고양을 시작으로 2027년 3월까지 아시아, 북미, 라틴 아메리카, 유럽, 중동의 34개 도시에서 82회 공연을 전개하는 ‘BTS 월드투어 아리랑’을 진행한다. 그동안 온라인과 오프라인 콘서트를 모두 성공시킨 BTS가 4년 만에 재개하는 월드투어는 영국 토트넘 스타디움을 비롯해 5만~6만 명을 수용하는 대형 스타디움에서 개최되며 360도 인더라운드 무대 연출 등 다양한 시도로 현장 몰입감을 높일 예정인데, 500만 명의 글로벌 관객이 찾을 것으로 추산된다. 2025년 월드투어 1위를 기록한 콜드플레이의 350만 명을 넘어서는 규모다. BTS 월드투어 아리랑의 티켓과 굿즈 매출액이 22억 달러(3조 3000억 원)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한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2023~2024·149회 공연)’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문가의 전망과 언론의 보도가 넘쳐나고 있다.

2013년 데뷔한 BTS는 앨범과 음원, 콘서트, 팬덤 등을 통해 다양한 유형의 팝 기록을 수립하며 세계 최정상의 그룹이 되었고, 새로운 음악과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로 전인미답의 세계 대중음악사를 새로 쓰고 있다.

BTS는 2019년 4월 발표해 371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한 ‘MAP OF THE SOUL: PERSONA’를 포함해 출시 음반마다 한국 최다 음반 판매량을 경신했을 뿐만 아니라 2018년 5월 발매한 ‘LOVE YOURSELF 轉 Tear’부터 2022년 6월 선보인 ‘Proof’까지 6개의 음반을 연이어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올려놓았다. ‘FIRE’ ‘봄날’ ‘피 땀 눈물’ 같은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히트곡도 양산하며 2020년 8월 발표한 ‘Dynamite’부터 2021년 9월 출시한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My Universe’까지 6곡을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에 등극시켰다. BTS의 음반과 노래는 일본 오리콘 차트, 영국 오피셜 차트, 스포티파이, 아이튠즈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음반·음원 차트도 휩쓸었다. K팝과 글로벌 팝의 인기 지표 중 하나인 유튜브 조회 수도 기록적이다. 2026년 3월 20일 기준으로 BTS의 유튜브 구독자는 8290만 명에 달하고 20억 회의 ‘Dynamite’, 19억 회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포함해 조회 수가 10억 회를 돌파한 뮤직비디오만 8개에 이른다. BTS의 놀라운 성취는 미국의 권위 있는 대중음악상 수상에서도 드러나는데,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선 2017년 톱 소셜 아티스트상부터 2022년 톱 듀오/그룹상까지 6년 연속 수상했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선 2018년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상부터 2022년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상까지 5년 계속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2021년에는 대상인 올해의 아티스트상까지 거머쥐었다. BTS는 세계 대중음악 공연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완성도 높은 음악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화려한 퍼포먼스, 첨단 장비로 무장한 실험적인 무대, 세계적인 팬덤을 바탕으로 2019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등 세계 8개 도시에서 펼친 16회 공연을 모두 매진시키며 97만 명을 동원하는 등 공연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인종과 종교, 지역, 세대를 아우르는 세계 각국에 산재한 아미를 비롯한 팬덤 규모 역시 세계적인 팝스타들을 압도한다.

스포티파이 ‘카운트다운 차트 글로벌’ 1위 기록.

세계적 언어로 통용되는 BTS의 노래에는 자신감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와 복합적인 철학이 내포됐을 뿐만 아니라 감동을 유발하는 청춘의 서사와 사운드, 비주얼의 미학, 다양한 문화가 투영된 초국가성도 내재됐다.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와 정교한 안무에는 진정한 시너지와 많은 노력이 담겨 있다. BTS는 또한 니키 미나즈, 시아, 콜드플레이 등 유명 팝스타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성과 대중성을 높였다.

BTS는 연예기획사가 음반 기획부터 가수 패션까지 모든 것을 좌우하는 기존 아이돌과 달리 ‘아리랑’ 앨범에서 드러나듯 멤버들이 음악 창작과 퍼포먼스 구성을 주도한다. 이 때문에 BTS는 K팝과 아이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 “한국 아이돌과 K팝은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획일적이다”라는 국내외 전문가와 언론의 비판에서 벗어나며 성장과 성공을 거듭했다. 인터넷과 SNS, OTT 등 21세기 지구촌 문화의 핵심적 환경과 뉴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다양한 미디어를 넘나드는 트랜스 미디어 전략을 구사한 것도 BTS가 세계적인 팝 스타가 된 원동력이다. 음반과 음원, 콘서트, 뮤직비디오, SNS, OTT, TV, 라디오, 영화 등 여러 미디어를 넘나들며 BTS와 멤버 개인, 음악에 관한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을 구사함으로써 더 많은 팬의 유입을 유도하고 팬의 유실을 막아 팬덤과 관심을 확대 재생산했다.

BTS는 팝 음악 주류의 견고한 장벽을 무너뜨리며 팝 음악계의 정상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K팝을 서구 팝의 짝퉁 제품으로 취급하고 한국 아이돌을 음악성과 예술성이 거세된 팬덤만 강한 상품으로 인식하는 서구 언론과 대중의 편협한 시선도 무력화했다. 미국과 영국 주도의 팝 음악이 반세기 이상 전 세계를 장악했지만,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 조성으로 K팝과 K팝 스타들이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며 미영 팝스타들을 대체하고 있는데, BTS가 선봉에 서 있다. BTS는 더 나아가 K팝을 팝 음악의 주류로 진입시키고, 언어와 장르의 한계를 넘어서며 팝의 국경 없는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 세계 최정상의 스타 BTS가 3월 20일 역사적인 복귀를 통해 또다시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

미국 뉴욕 거리에 BTS의 3월 20일 세기의 컴백을 알리는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 전 경제신문 이투데이 문화경제국장 겸 대중문화 전문기자. 저서로 ‘여의도에는 낮에도 별이 뜬다-방송스타론’, ‘한국 드라마 히트메이커1, 2’, ‘스타 성공학’, ‘스타란 무엇인가’, ‘왜 손석희인가’, ‘연예인도 사람이다’, ‘한국스타사’, ‘K팝 스타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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