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바꾼 구도…‘포스트 트럼프’ 밴스, 루비오 맹추격에 긴장
루비오는 3% → 35%…2위 급부상
이란 팔라비 前 왕세자 등장에 박수갈채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보수 진영의 최대 정치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밴스 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선두에 있었지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최근 이란 전쟁 등을 거치며 지지 기반을 빠르게 넓히면서 추격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CPAC 비공식 여론조사(스트로폴)에서 참석자의 53%가 밴스 부통령을 차기 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루비오 장관은 35%의 지지를 얻어 2위에 올랐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모두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 조사가 공화당 대선 후보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지표는 아니다. 그럼에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대변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핵심 지지층의 여론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결과에서 특히 눈길을 끈 부분은 두 유력 주자 간 격차가 빠르게 좁혀졌다는 점이다. 밴스 부통령은 지난해 61%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으나 올해는 8%포인트 하락하며 기세가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었다. 반면 지난해 3%의 지지율로 4위에 그쳤던 루비오 장관은 32%포인트나 지지율이 상승하며 밴스를 바짝 쫓아가고 있다.
이는 루비오 장관이 외교안보 현안에서 존재감을 키운 영향으로 해석된다.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시도와 이란 전쟁 등에서 핵심 역할을 맡으며 주목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개입주의적 외교 전략을 설계하는 중심 인물로 최근 입지가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미국에 망명 중인 이란 팔라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라비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치 전문 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그는 연단에 오르자마자 청중으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고 이란 국민 해방을 촉구하는 발언으로 보수 진영과 이란계 미국인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연설 도중 청중석에 있던 이란계 미국인들은 그를 향해 수차례 “국왕 만세”를 외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팔라비는 “자유로운 이란은 환상이 아니다”라며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한 목표지만 자유는 결코 공짜로 얻어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팔라비는 이란이 민주적 선거를 통한 차기 지도자 선출 체제가 마련될 때까지 과도 지도자 역할을 맡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모든 것이 끝나면 자유롭고 민주적인 이란은 미국과 함께 파트너이자 동맹·친구로 서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면 나는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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