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박찬대가 인천공항을 지켜낼까

지난 18일, 중부일보가 전국적 핫이슈인 3개 공항운영사 통합론에 대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이하 직함 생략)의 입장을 최초로 전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통합론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쪽에선 "박찬대의 언급이 사실이냐"는 문의가 쏟아졌고 다수의 언론이 관련 사실을 일제히 후속 보도했다.
유정복(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현 시장)은 마음이 편치 않겠지만, 그만큼 여권의 실세 정치인이자 유력한 차기 인천시장인 박찬대의 '입'과 '힘'에 주목하거나 기대를 거는 사람이 많았다. 인천공항공사 노조가 곧바로 박찬대와 간담회(24일) 자리를 마련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공사와 노조 입장에서는 다행히 박찬대는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의 통합에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인천 지역내총생산의 약 40%가 인천공항에서 나온다"며 "통합이 강행되면 시민들과 함께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했다.
다만 걸리는 건 박찬대는 계속 "정부에 직접 확인해봤다"며 통합론의 실체를 부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통합론의 쟁점화를 최소화해 6월 인천시장 선거에 악영향이 미치는 걸 차단하겠다는 수로 읽힌다. 지방선거 승리가 필요한 이재명 정부와 여당 역시 적어도 선거 전까지는 통합을 구체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지방선거 이후다. 인천공항공사나 정치권 등에서 나오는 얘기를 종합하면, 통합론은 크든 작든 실체가 분명 있어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인천공항공사 등에 통합에 대한 의견 조회를 했고, 범정부 차원에서 공공기관 효율화 방안이 논의 중인 건 흔들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통합 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인천시민들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유정복과 박찬대 둘 중 누가 인천시장이 되는 게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큰 통합 저지에 유리할지 주판알을 튕길 수밖에 없다.
유정복은 "수십년 간 인천시민과 대한민국이 함께 일궈온 세계적 허브공항이 만성 적자의 지방공항과 무려 10조 원 규모의 가덕도신공항 건설 비용까지 떠안아야 하나"며 줄기차게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아무래도 야권 단체장인 만큼 정부 방침을 막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박찬대를 완전히 믿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가 인천시장이 되면 정부가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게 어려워질 듯하나, 다른 누구도 아닌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박찬대다. 통합 반대를 외치면서도 실체가 없다고 말하거나, 공약화를 거부하는 건 선거 이후를 염두에 둔 행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의심(?)이 억울하다면 박찬대는 스스로 말한 대로 "정부 내부에서 전혀 논의된 바 없는 사안"이라는 점을 입증하면 된다. 국토부·재정경제부 장관이든 아니면 이 대통령이든, 책임있는 사람 입에서 "공항운영사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이 나오게 하면 된다. 이는 물론 인천시장 선거 승리에도 도움이 되는 길이다.
유정복이 되든, 박찬대가 되든 정부가 통합 추진을 본격화하면 인천공항공사 노조는 물론이고 인천 정치권·시민사회는 격렬한 반대 투쟁을 펼칠 텐데, 어려운 싸움이 될 게 자명하다. 인천공항을 제외하고, 전국에 공항이 14곳이고 가덕도를 비롯해 울릉도·흑산도 등 추가로 짓거나 계획 중인 곳만 7~8곳이다. 공항운영사 통합을 위해선 인천국제공항공사법 등 관련 법률 개정이 필수인데, 인천은 정부·여당뿐 아니라 나머지 16개 시도 정치권·시민사회 전체와 '맞짱'을 떠야 할 공산이 크다.
고립된 형세를 극복할 수 있는 논리와 전략이 필요하다. "정치적 이해로 우후죽순 생겨난 지방공항의 수백억 적자를 왜 인천공항이 감당해야 하나", "인천지역 발전에 쓰여야 할 재원이 왜 다른 곳으로 가야 하나" 같은 인천 중심적 목소리로는 부족하다. 그간 인천공항이 국민 편의와 국가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해왔고, 세계적 허브공항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왜 더 큰 도움이 되는지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26년 3월 29일, 인천공항이 개항 25주년을 맞았다. 축하와 고마움, 응원의 인사를 전한다.
고동우 인천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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