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이주노동자 정책토론회 지상중계] "‘인력 수급’ 매몰된 계절근로제 개선 시급"
‘인력 수급’에만 매몰된 계절근로제
출입국관리법 허점 틈탄 브로커 활개
"체류자격 보장 등 보호 체계 재설계"

김수아 변호사(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전남지부)는 '전남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현황과 정책 제도개선 제언'을 주제로 발표하며 "현행 계절근로자 제도가 노동력 공급 수단을 넘어 구조적인 인권 침해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가 농어촌의 계절적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특히 해외 지자체와 협약(MOU)을 통해 인력을 들여오는 방식에서 심각한 문제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계절 이주노동 분야에서는 브로커가 노동자 모집부터 임금 관리까지 광범위하게 개입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임금 착취와 통제, 협박 등이 발생하는 등 인신매매적 성격이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례도 제시됐다. 전남 일부 지역에서는 브로커가 노동자들의 통장을 회수한 뒤 월급의 상당 부분을 빼앗거나, 계약과 다른 노동을 강요하고 장시간 노동을 시키는 사례가 확인됐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하루 12시간 이상 노동과 휴식 미보장, 임금 방식 임의 변경 등 기본적인 노동권이 침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변호사는 "이주노동자 상당수가 언어와 제도에 대한 정보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 권리 침해를 인지하기조차 쉽지 않다"며 "특히 농어촌 소규모 사업장에 배치되면서 외부 지원체계 접근성도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제도적 허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은 계절근로자 제도 운영기관에 대한 일부 제재 규정은 있지만, 실제 노동력 착취나 불법 개입에 대한 명확한 행정처분 규정이 부족해 브로커 개입을 근절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김 변호사는 ▲브로커 개입 차단을 위한 법적 제재 강화 ▲계절근로자 관리·감독 체계 정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체류자격 보장 ▲지자체 책임성 강화 등을 주요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인신매매 피해 의심 사례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이 안정적으로 체류하며 수사와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별도의 체류자격 부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근로감독관과 지자체 공무원 등도 인신매매 신고 의무자로 포함해 초기 대응 단계부터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역지자체 역할 확대 필요성도 언급됐다. 김 변호사는 "전라남도 역시 조례 제정과 자체 사업을 통해 계절근로자 제도 운영에 적극 개입할 수 있다"며 "단순한 인력 공급 정책을 넘어 인권 보호 중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계절근로자 제도 문제는 특정 사건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며 "중앙정부와 지자체, 수사기관, 민간이 함께 협력해 제도를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