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무임승차 제한론에 도시철도 적자 구조 재점화
대전교통공사 손실액 증가세… 지방 공기업 부담 한계
"보편적 교통복지라면 비용도 국가가 함께 져야" 목소리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정세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절약 대책의 하나로 출퇴근 시간대 노인 무임승차 제한 검토를 지시하면서 대전도시철도의 무임수송 손실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고령층 탑승 유료화 여부를 넘어 지방자치단체 산하 교통공사가 떠안고 있는 손실액을 국가가 함께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로 번지는 흐름이다.
지역에선 무임승차가 보편적 교통복지라는 점에서 이용 제한 논의에 앞서 비용 부담 구조부터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가 제도로 도입된 무임수송의 부담을 지방이 사실상 전담하는 구조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에서다.
29일 대전교통공사에 따르면 도시철도 법정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액은 2020년 75억 원에서 126억 원으로 68% 증가했다. 이 가운데 고령층 손실액은 같은 기간 약 60억 원에서 108억 원으로 80% 증가했다. 고령층 무임수송 비중이 손실 확대를 이끄는 구조가 뚜렷해진 셈이다.
이 손실은 결국 대전시와 교통공사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임수송 손실이 누적되면서 노후 시설 개선과 운영 여력 확보에 제약이 생기고 있다는 게 교통공사의 설명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도시철도 시설 전반의 노후화로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손실액 부담이 커 시설 개선 여력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전·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 등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수년 째 정부의 무임수송 손실 지원을 요구해 왔다. 2024년부터는 무임수송 비용을 국비로 지원하도록 하는 도시철도법 개정안 등 3건의 법안도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 계류 상태다. 정부는 도시철도 운영을 국가사무가 아닌 자치사무로 보고 관련 비용은 지방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선 이번 출퇴근 시간대 유료화 논의가 오히려 국비 보전 문제를 함께 다뤄야 할 계기라는 시각이 뚜렷해지고 있다. 고령층 무임승차 제한이 혼잡 완화와 손실액 감소에 일부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결국 비용 부담 구조를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다.
곽현근 대전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출퇴근 시간대 무임승차 제한 논의는 결국 비용 문제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며 "이 대통령의 제안을 계기로 무임수송 비용을 정부가 함께 부담하는 방향의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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