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소년 마음회복을 위한 ‘함께’의 힘

김나경 청주시 청년정책담당관 주무관  2026. 3. 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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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청주시 청년정책담당관 주무관

청소년기는 신체적 성장만큼이나 정서적·심리적 발달이 급격하게 이뤄지는 시기다. 그러나 이 중요한 시기에 겪는 다양한 사건과 경험은 때로는 깊은 상처로 남아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로 이어지기도 한다. 학교폭력, 가정 내 갈등, 학업 스트레스, 디지털 환경에서의 사이버 괴롭힘까지, 오늘날 청소년이 마주하는 위험요인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복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정신적 외상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적절히 표현하거나 전달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주변의 시선이나 낙인을 우려해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 결과 불안, 우울, 분노, 무기력과 같은 증상이 누적되며 일상생활과 대인관계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심한 경우 학업 중단이나 극단적인 선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접근 가능한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청소년 상담센터, 학교 내 전문상담교사, 청소년쉼터 등 기존의 지원 인프라를 강화하는 동시에, 보다 친근하고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상담 플랫폼 확대나 또래 기반의 심리지원 프로그램은 청소년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한 비대면 상담과 모바일 기반 지원은 초기 상담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트라우마 지원은 단순한 상담을 넘어 '회복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청소년이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안전한 환경 속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술치료, 신체활동 프로그램, 집단 치유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식의 지원이 함께 이루어질 때 회복의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더 나아가 또래 관계 속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청소년의 자존감 회복과 사회성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와 '함께하는 책임'이다. 청소년의 정신적 외상은 어느 한 개인이나 기관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변화를 살필 수 있는 가정의 역할, 일상 속에서 신호를 발견하고 개입할 수 있는 학교의 역할, 그리고 전문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지역사회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실질적인 보호가 가능해진다. 주변 어른들의 세심한 관심과 공감, 학교의 적극적인 대응, 촘촘한 사회적 지원망이 함께 어우러질 때 청소년은 안전하게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고 회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상처일수록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편적인 지원이 아니라, 어른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든든한 울타리다. 청소년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지키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야말로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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