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 입은 '봄의 정원'…꽃, 시간을 물들이다

김재영 기자 2026. 3. 2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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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고양국제꽃박람회]

시간 여행·치유 공간
일산호수공원 '하나의 시간 여행 경로' 설정
테라피 가든·참여형 전시 등 정서적 위안 준비
지역 곳곳 봄꽃 명소와 연계…도시가 거대 정원

지속가능성 시험대
내달 24일부터 17일간…15개국 식물·화훼 소개
환경 공익캠페인 등 시민 참여형 정원 문화 기대
일회성 이벤트·교통 체증·주차난 등 과제 남아
▲ 수도권 대표 꽃축제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가 다음달 24일 개막돼 5월 10일까지 일산호수공원에서 열린다(지난해 꿈꾸는 정원에 조성된 황금빛 판다 조형물)

매년 봄, 일산호수공원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던 고양시의 대표 축제가 올해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치유'와 '지속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는다. 오는 4월 24일부터 17일간 열리는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는 '꽃, 시간을 물들이다'를 주제로 과거의 전통과 미래의 화훼 기술을 연결하는 거대한 서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박람회는 지자체 중심의 일회성 행사를 탈피해, 기후 위기 시대에 화훼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시민 참여형 정원 문화를 정착시키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간의 흐름을 예술로 승화한 '랜드마크 정원'

이번 박람회의 핵심 동선은 일산호수공원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시간 여행 경로로 설정한 점이다.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메인 조형물 '시간 여행자의 정원'은 한국 전통 천문기구인 혼천의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높이 13m, 폭 26m에 달하는 이 거대한 구형 조형물은 시간에 따라 회전하며 해시계와 물시계의 형상을 꽃과 결합해 보여준다.

단순히 시각적인 화려함에 그치지 않고 건축과 설치미술, 그리고 살아있는 생명이 결합된 복합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박람회 관계자는 "꽃을 통해 과거의 지혜를 배우고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하자는 취지"라며 "단순한 포토존을 넘어 관람객이 시간의 흐름을 체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 지난해 강매석교공원에서 열린 창릉 유채꽃 축제.

▲'보는 정원'에서 '머무는 정원'으로…정서적 치유의 공간

2026년 박람회에서 주목할 또 다른 변화는 관람객의 심리적 경험에 집중한 '치유 정원'의 확대다. '마음의 온도 정원'은 방문객이 자신의 감정 상태나 성향에 맞는 꽃의 색상을 선택해 공간을 채워가는 참여형 전시다.

식물이 가진 고유의 치유 효과를 극대화한 '플라워 테라피 가든' 역시 도심 속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정서적 위안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대중성도 놓치지 않았다. EBS의 인기 캐릭터 '펭수'를 활용한 5m 규모의 대형 에어 조형물 정원은 캠핑 감성을 결합한 피크닉 테마로 꾸며진다. 5월 1일로 예정된 캐릭터 팬미팅 이벤트는 축제의 활기를 더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칫 상업적 캐릭터 전시로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교육적 가치를 담은 생태 설명판 등을 곳곳에 배치했다.

▲글로벌 화훼 네트워크와 공익적 가치의 결합

박람회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해외 국가들과의 협업도 강화됐다. 실내 전시관에는 전 세계 15개국이 참여해 각국의 희귀 식물과 화훼 문화를 소개한다. 특히 세계적인 화예 작가 5인이 참여하는 '글로벌 화예작가전'은 국내 화훼 디자인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눈에 띄는 대목은 환경 회복을 위한 공익 캠페인 '시드볼(Seed Ball)' 프로젝트다. 꽃박람회 재단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 프로그램은 관람객이 직접 흙과 씨앗을 빚어 만든 시드볼을 산불 피해 지역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는 축제가 생산하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시민들이 환경 복원의 주체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축제 모델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 삼송역 구도심 둑방길에 조성된 숨은 벚꽃길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 일산동구 정발산공원 정상에 만개한 벚나무 전경.

▲고양시 전역으로 퍼지는 '봄의 서사'…외곽 연계 코스

박람회장은 호수공원에 국한되지 않고 고양시 주요 거점으로 확장된다. 덕양구 강매석교공원의 2만 7000㎡ 유채꽃 단지는 호수공원의 정형화된 정원과는 또 다른 자연의 생명력을 보여준다. 역사적 장소인 행주산성의 살구꽃 군락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오릉의 벚꽃 터널은 고양시가 가진 인문학적 자산과 자연의 조화를 증명한다.

성라산 고양둥이 벚꽃동산과 정발산공원 등 숨은 명소들은 지역 경제의 균형 발전을 꾀하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시는 이러한 명소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박람회 기간 중 고양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원 도시로 인식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 주요 볼거리 안내도

▲교통 체증과 일회성 축제의 한계 극복

화려한 콘텐츠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고질적인 과제도 남아있다. 매년 박람회 기간이면 발생하는 일산 지역의 극심한 교통 정체와 주차난은 축제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다. 고양시는 올해 셔틀버스 운행 노선을 대폭 확대하고 임시 주차장을 추가 확보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또한,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 위해 지역 화훼 농가와의 실질적인 계약 재배 확대, 축제 이후 식재된 수목의 재활용 방안 등 '지속 가능한 화훼 산업 생태계' 구축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시 관계자는 "안전한 관람 환경 조성을 최우선으로 하되, 이번 박람회가 고양시의 브랜드 가치를 장기적으로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는 단순한 꽃 구경을 넘어,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하며 서로를 치유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100만 송이 꽃들이 써 내려가는 시간의 서사가 올 봄, 우리 사회에 어떤 따뜻한 위로와 성찰을 안겨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양=글·사진 김재영 기자 kjyeong@incheonilbo.com

이동환 고양시장 "혼천의 모티브 조형물 볼만…시민 즐거움·경제 활성화"
▲ 이동환 고양시장이 "올해 꽃박람회는 시민의 삶과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화훼산업에 날개를 다는 '함께 성장하는 꽃박람회'가 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지역 상권 활력과 화훼산업에 날개를 다는 '함께 성장하는 꽃박람회'가 되도록 안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동환 시장은 "올해는 과거와 달리 축제의 전 과정을 지역 상인과 시민이 한마음으로 참여하고 준비했다"며"시민에게는 즐거움, 지역 경제는 활성화, 화훼농가는 소득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었다.

다음은 이동환 시장이 추천하는 고양국제꽃박람회 키워드다.

▲2026 꽃박람회 포인트는.

-올해 꽃박람회는 '꽃, 시간을 물들이다'를 주제로 정원과 예술의 화훼 축제가 핵심이다.주제 정원인 '시간여행자의 정원'에서 꽃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 천문기구인 '혼천의'를 모티브로 약 13m 높이의 대형 꽃 조형물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다.

▲이색 볼거리 추천은.

-글로벌 화훼산업 박람회 답게 에콰도르,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등 전 세계 15개국 이상이 참여해 각 국의 화려하고 진귀한 꽃을 선보인다.이색 식물로 얼음 결정이 맺힌 듯한 신비로운 '엘사 튤립', 화경 15cm 이상의 대형 다알리아, 1.2m 길이의 '자이언트 장미' 등은 기대되는 볼거리다.

▲관람객 체험행사와 지역 경제 효과는.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비롯해 풍성한 공연을 알차게 준비했다. 국내 유일의 종합 화훼박람로서 국내외 바이어와 활발한 수출 상담은 물론 고양시 화훼농가의 소득 증대와 판로 개척 등 어려움에 처한 지역 농가에 희망이 되겠다.

/고양=글·사진 김재영 기자 kjyeo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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