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은행, 내달 가산금리 추가 인상…실수요자 부담 더 늘어난다
은행법 개정 공포 후 6개월뒤 시행
법 바뀌기 전 인상된 금리적용 가능
2억 이상 신규 0.1~0.2%P 오를듯
“내집마련 문턱 높아져 서민들 타격”

금융위원회가 올 초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 기준을 대출 금액으로 개편한 것은 은행들의 고액 주택담보대출 취급 유인을 약화시키려는 목적이었다. 고가 주택 수요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국은 △변동·고정금리 △거치·비거치식 △일시·분할상환 등 대출 조건에 따라 요율을 차등하던 것을 대출액 기준으로 바꿨다.
하지만 당분간 제도 개편의 효과는 차주들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주신보 출연요율 체계 변경에 맞춰 다음 달 1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변동하기로 했거나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대출 모집인들에게 다음 달부터 대출 금액별로 인상되는 가산금리 수준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신보율 산정 기준 변화에 따른 대출금리 변동이 다음 달 1일로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고정금리 조건의 신규 주담대 금리 인상 폭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요율 체계에는 대출 금액과 무관하게 5년 이상 고정금리·비거치식 분할상환 조건을 충족하면 0.05% 요율이 적용됐다. 그러나 다음 달부터는 지난해 주신보 출연 대상 주택대출 평균 금액인 2억 49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0.27%, 2배인 4억 98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0.3% 요율이 부과된다.
시중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고정금리 선택 비율이 늘고 은행별 차등·우대 요율을 통한 할인을 받아 그간 0.01~0.05% 요율을 적용받는 차주들이 적지 않았다”며 “2억 원 이상 주담대를 신규로 취급할 경우 0.1~0.2%포인트가량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주신보 요율 금리 체계 개편 시점이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란 전쟁 장기화와 신임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지명 이후 긴축 우려가 겹치면서 최근 시장금리가 빠르게 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의 이달 27일 기준 금리는 연 4.119%까지 올랐다. 지난달 말 3.572% 수준이었지만 이달 들어 오름세를 거듭하며 4.1%대로 훌쩍 뛰어오른 것이다.
주요 은행 주담대 상단 금리는 7%선을 넘었다. 금융계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27일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 폭은 4.410∼7.010% 수준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 고정금리가 7%를 웃돈 것은 2022년 10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은행법 개정안 시행 시점에 허점이 있다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은행이 가산금리를 산정할 때 예금자보험료,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등 법적 비용을 반영하지 못하고 주신보 등 각종 보증기금 출연금은 50% 이하로만 반영할 수 있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시행 시점이 공포 이후 6개월 뒤인 7월로 결정되면서 4~6월 신규 취급되는 대출에는 변경된 주신보 출연요율이 금리에 반영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법 개정 전까지 나가는 신규 대출에 대해서는 인상된 가산금리가 적용될 수 있다”며 “다만 개정안 시행 이후에는 가산금리 반영에 제한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은행권에서 현재 6억 원, 4억 원까지 주담대를 받을 수 있는 수도권 15억 원 이하, 15억~25억 원 미만 아파트 실수요자가 이번 요율 체계 개편의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금융 당국은 이번 주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 규제와 함께 고강도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내놓을 예정이라 당분간 내 집 마련 문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의 관계자는 “이란 전쟁 여파를 고려하면 당분간 대출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서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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