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분석] 공기 주입 '거품 커피' 열풍, 맛보다 질감이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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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다방·컴포즈커피 등 저가 브랜드도 유사 상품 출시
[우먼센스] 스타벅스가 지난 2월 26일 출시한 공기 주입 커피 '에어로카노'가 빠르게 확산되며 국내 커피 시장에 '거품' 열풍을 만들고 있다. 에어로카노는 기존 아메리카노에 공기를 주입하는 '에어레이팅(aerating)' 기술을 적용해 미세한 거품층을 형성한 것이 특징으로, 씁쓸한 맛은 완화하고 라떼나 카푸치노에 가까운 질감을 구현했다.
기존 아메리카노에서는 느낄 수 없던 이 '질감'이 소비자 반응을 끌어낸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동시에 원가 부담 없이 가격을 소폭 인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전반으로 유사 제품 출시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거품 커피' 열풍, 대세 될까?
에어로카노는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국내에서 최초로 출시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1주일 만에 100만 잔 판매를 기록했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3월 22일에는 200만 잔을 돌파했다. SNS에서는 컵 안에서 거품층이 흐르는 시각적 효과가 화제를 모았다.
스타벅스 에어로카노의 인기에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벤티프레소는 3월 12일 기본형·슈가·바닐라·헤이즐넛 등 '에어리카노' 4종을 출시했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3월 19일 '에어폼 아메리카노'를 시즌 한정으로 선보였으며, 출시 이후 매일 평균 판매량이 10~20%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컴포즈커피 역시 3월 20일 '에어리 아메리카노'를 출시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공기 주입 커피는 사실 스타벅스가 처음 선보인 메뉴는 아니다. 수년 전부터 해외에서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스팀 노즐을 활용해 고온의 수증기를 커피에 불어넣어 거품을 만드는 레시피가 유행해왔다.
앞서 2015년에는 국내 커피 브랜드 엔제리너스가 에스프레소 크림 커피 '아메리치노'를 출시했고, 이듬해인 2016년에는 거품이 맥주처럼 풍부한 '질소 커피'가 유행했다. 같은 해 이디야커피는 '니트로 커피'를, 카페드롭탑은 '니트로 콜드브루'를 선보였으며, 스타벅스 역시 2017년 '나이트로 콜드브루'를 출시하며 시장에 합류했다.
하지만 질소 커피는 대중적인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질소를 주입하기 위한 별도의 장비가 필요해 판매 채널이 제한적이었고, 원가 상승 요인이 커 가격 또한 일반 아메리카노보다 높았다. '두쫀쿠'처럼 일시적인 체험 소비에 그쳤다는 평가가 많다.
맛에서 질감으로, 커피의 이동
반면 이번 공기 주입 커피는 기존 커피 머신의 스팀 기능만으로 구현이 가능하다. 별도의 장비 없이도 아메리카노에 공기를 주입할 수 있어 원가 부담이 크지 않다. 또한 질소 커피보다 거품 유지력이 높은 점도 차별화 요소다.
원가 상승 요인이 적은 만큼 가격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책정됐다. 에어로카노는 4,900원으로 일반 아메리카노보다 200원 비싼 수준이며, 빽다방·컴포즈커피 등 저가 브랜드 제품 역시 2,200~2,300원대로 200~300원 정도의 가격 차이에 그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200~300원의 추가 비용으로 새로운 질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지불 가능한 가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 작은 가격 차이가 수익성 개선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한다.
특히 최근 국제 원두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단순 가격 인상 대신 '질감'을 추가한 제품으로 소비자 저항을 낮추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빽다방 관계자는 "글로벌 커피 시장에서도 공기층이나 크림층을 활용해 질감을 강조한 메뉴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별도의 장비 도입 없이 기존 매장 커피 머신의 스팀 기능으로 레시피를 개발해 가맹점주의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최근 글로벌 음료 시장에서도 '텍스처(texture)'를 강조한 제품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커피 위에 크림층을 얹는 '크림 탑 커피(cream-top coffee)'나 공기층을 활용해 부드러운 질감을 강조한 음료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시각적 효과까지 강조되면서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분위기다.
특히 Z세대 소비자들은 단순한 맛보다 입 안에서 느껴지는 촉감과 시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 거품이나 크림층이 있는 음료에 높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하나의 흐름으로 보고, 향후 커피를 넘어 다양한 음료군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 육종심(경제 전문 프리랜서)
하은정 기자 hah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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