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주 시대 지식재산 전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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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과학자와 우주비행사의 무대였던 우주는 이제 기업들의 새로운 경제 공간으로 변모 중이다.
각국의 지식재산권법을 일정 우주공간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그간 과학기술의 발전을 제도에 잘 녹여왔던 지식재산권법이 이제 우주라는 큰 시험대를 만난 셈이다.
'달 지식재산권법'을 만들어 '우주 심사관'을 뽑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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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과학자와 우주비행사의 무대였던 우주는 이제 기업들의 새로운 경제 공간으로 변모 중이다. 위성으로 인터넷을 쓰고 지구 촬영 영상으로 재난을 예측하는 것은 물론, “우주에 AI 데이터센터를 짓자”는 얘기까지 나온다. 태양광 전력 효율이 높고 평균 -270℃ 극저온 환경으로 냉각 문제도 훨씬 적기 때문이다.
새로운 미개척지가 열리면 언제나 돈과 사람이 몰린다. 그리고는 조금 늦게, 법과 제도가 따라온다. 대항해시대의 신대륙도 그랬고, 미국 서부 개척도 그랬다. 미 서부에서 금광이 발견되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초기에는 소유권과 질서를 정할 법이 없어 분쟁과 폭력이 일상이었다. ‘선점한 사람이 임자’라는 관행이 사실상의 규칙처럼 작동했고, 총과 사적 규율이 법의 공백을 대신했다. 이후에야 연방정부가 토지법과 광산법을 정비하며 질서를 세웠다.
우주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문제는 우주가 기존의 개척지와 다르다는 점이다. 특허, 상표같은 지식재산권 제도는, 이른바 ‘속지주의’라 하여 ‘이 나라 땅 안에서만 효력이 있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런데 우주는 어느 나라 땅도 아니다.
위성, 우주정거장, 앞으로는 달 기지까지, 그 안에 수많은 신기술이 들어간다. 그 기술 하나하나는 수년, 수십년 투자의 산물이다. 만약 “영토가 아니어서 보호받기 어렵다”라고만 한다면, 선뜻 큰 돈을 들여 우주에 도전할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에서 쓰는 기술은 누가 어떻게 보호해 줄까? 우주의 헌법이라 할 수 있는 우주조약(1967년 발효)에는 별도의 지식재산권 규정이 없다. 각국의 지식재산권법을 일정 우주공간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누구의 영토도 아닌 우주의 특성을 생각하면 결국 국제 협력과 합의가 답일텐데, 그렇다고 당장 내일 ‘우주 특허조약’을 창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나라별로 기술 수준도, 이해 관계도 다르고, 국제 합의는 늘 시간이 걸린다.
그러면 뉴 스페이스 시대의 출발선에 선 우리 기업들이 이런 과도기를 잘 건너갈 방법은 뭘까? 예를 들어 위성처럼 우주에 쏘는 ‘물체’는 지상에서 만들기 때문에, 제조공장이 있는 국가의 특허를 챙기는 게 기본이다. 위성 관제처럼 우주에서 사용되는 ‘방법’의 경우, 방법이 지상 시스템과 연결돼 있으면, 지상 부분에 관한 권리를 확보해 둘 수 있다.
그런데 지상과 연결없이 우주에서만 쓰는 기술이라면 이야기는 복잡해진다. 핵심 운영기술 같은 것은 특허 대신 영업비밀로 숨겨 두는 전략이 있다. 그렇지만 숨길 수 없다면 특정 국가를 골라 지식재산권 출원을 해야 하는데,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하고 권리 행사도 한계가 있다.
이런 대응 전략의 이야기는 결국, 기술과 산업은 우주를 향해 달려가는데, 제도와 규칙은 걸음마 단계임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그간 과학기술의 발전을 제도에 잘 녹여왔던 지식재산권법이 이제 우주라는 큰 시험대를 만난 셈이다.
언젠가 “달 기지에서 특허침해소송이 벌어졌다”는 뉴스가 나올지 모른다. ‘달 지식재산권법’을 만들어 ‘우주 심사관’을 뽑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국익과 안보, 우리 기업들의 시장 접근이 보장되는 지식재산권 질서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식재산처는 관계부처와 함께 이러한 질서를 세우기 위한 고민과 모색을 시작하려 한다. 바로 곁에 다가온 우주라는 새 무대에서 우리 기업이 주인공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먼저 아이디어와 기술의 가치를 지켜주는 합당한 규칙을 만드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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