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걸이 하고 요즘 남성용 XL 입어요”…또바기 골프 버리고 제2 전성기 맞은 김효주 [임정우의 스리 퍼트]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6. 3. 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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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티넷 파운더스컵서 투어 통산 8승
올부터 턱걸이 하며 상체 근육 강화
드라이버 샷 거리 20야드 이상 늘려
“세계랭킹 1위·올림픽 금메달 목표”
LPGA 투어 포티넷 파운더스컵 정상에 오른 뒤 기뻐하고 있는 김효주. AFP 연합뉴스
김효주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했던 2012년에는 체격이 왜소했다. 플레이 스타일 역시 정교함을 앞세우는 ‘또바기 골프’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여자 프로 골퍼들이 은퇴를 고민하는 만 30세가 넘어서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김효주는 근력과 체력 운동에 매진했다.

턱걸이와 스쾃, 레그 프레스 등으로 근육을 키운 그는 남성용 XL 상의를 입을 정도로 몸이 커졌다.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는 지난해 247.36야드에서 올해 259.71야드로 늘어 정교한 장타자가 된 김효주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지난 23일 막을 내린 2026시즌 다섯번째 대회인 포티넷 파운더스컵에서 김효주가 나흘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LPGA 투어 통산 8승째를 올린 그는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효주의 주요 샷 지표를 보면 예년보다 거리와 정확도가 모두 향상된 것을 단 번에 알 수 있다. 포티넷 파운더스컵에서 김효주는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 273야드를 기록했다.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은 각각 69.64%, 72.22%였다.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는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지노 티띠꾼(태국)에게도 거리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던 김효주가 1년 만에 달라지는 데 비시즌 체력 훈련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효주는 2026시즌에 앞서 선종협 팀 글로리어스 대표와 미국 하와이에서 3주간 거리를 늘리기 위한 특별 훈련을 진행했다.

김효주는 “하와이에서 바다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할 정도로 훈련에만 매진했다. 연습장과 체육관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포티넷 파운더스컵 우승으로 나타나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웬만해서는 변화를 주지 않는 김효주가 과감하게 기존 스타일을 버린 이유는 우승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다. 최근 LPGA 투어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의 전장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그린이 단단해지고 빨라지면서 단타자들은 LPGA 투어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김효주의 몸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선 대표는 “2017년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김효주가 비거리 증가라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비시즌을 보낸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드라이버 샷 거리를 늘리지 않고는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해 근력 운동의 비중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가장 효과를 본 운동은 턱걸이다. 김효주는 상체 근육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돕는 턱걸이를 작년까지 단 한 개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 번에 3개를 할 정도로 상체에 힘이 붙었다. 선 대표는 “턱걸이를 정자세로 할 수 있는 여자 선수는 많지 않다. 우승을 차지한 포티넷 챔피언십을 포함해 대회 기간에도 김효주는 턱걸이를 꾸준히 하고 있다. 올해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가 20야드 이상 늘었는데 턱걸이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막바지에는 5~6개까지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효주는 대회 기간에도 체육관을 찾는 습관을 계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다. 김효주는 “라운드를 마친 뒤 피곤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운동 선수인 만큼 몸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턱걸이 등 근력 운동의 효과를 느낀 만큼 앞으로도 체육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LPGA 투어에 진출한 2015년부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효주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그는 “올해 목표는 2승으로 잡았다. 장기적으로는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꿈을 꾸고 있다. 체력과 능력이 되는 한 최대한 길게 프로 골퍼 김효주로 살아가려고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에서도 동료들에게 엄청난 축하를 받았다. 늦은 시간까지 18번홀 그린에 남아있던 동료들은 김효주가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TV 중계로 지켜본 이미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김효주가 포티넷 파운더스컵을 제패하면서 한국 여자골프의 전성기가 다시 한 번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앞서 진행된 블루베이 LPGA 이미향에 이어 김효주까지 한국 선수가 LPGA 투어 2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김효주는 “한국 선수들이 미국에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 결실이 미향 언니를 시작으로 나타타고 있다. 2026시즌에는 한국 선수들이 기분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국내 유일의 골프 선수 출신 기자인 임정우 기자는 ‘임정우의 스리 퍼트’를 통해 선수들이 필드 안팎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LPGA 투어 포티넷 챔피언십 기간에 체육관을 찾아 턱걸이를 하고 있는 김효주. 팀 글로리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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