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나가는 이스라엘, 레바논 언론인들 표적 사살···CNN 기자엔 총구 겨눠
현장 도착한 구급대원도 공격 받고 사망
CNN 특파원·촬영기자 목 조르고 내동댕이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취재진 3명을 표적 사살하고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취재하던 CNN 기자 3명을 억류했다. 시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분쟁지역 상황을 전하던 기자를 공격하는 행위는 언론 자유를 탄압하는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소유한 알마나르방송은 28일(현지시간) 자사 소속 알리 슈아이브 기자가 차량에 탄 채 남부 제진에서 이동하던 도중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또 그와 함께 있던 파티마 프투니 취재기자와 모하마드 프투니 촬영기자도 이 공습으로 함께 숨졌다고 전했다. 프투니 남매는 친이란·친헤즈볼라 성향의 알마야딘방송 소속이다.
알마야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기자들이 탄 차량을 정밀 미사일 4발로 공격했다. 공습받은 차량에는 PRESS(언론)’ 표시가 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는데 구급대원 한 명도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알마나르는 슈아이브를 “수십 년간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공격 현장을 가장 전문적이고 신뢰 있게 전달해 온 상징적인 언론인”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그는 2000년부터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과의 분쟁지역 취재를 맡아왔으며 시리아와 이라크에도 파견돼 전황을 전한 종군기자였다.
알마야딘은 파티마가 레바논 국민의 저항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일을 해왔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포기했을 만한 상황 속에서도 파티마는 (분쟁 지역에) 남아서 취재하고 침묵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슈아이브를 “언론인으로 위장한 테러리스트”라며 그가 레바논 남부에 있는 이스라엘 군인들의 위치를 폭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사망한 나머지 두 기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레바논 대통령실은 엑스에 “언론사 기자를 표적 삼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국제법을 또다시 위반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 내내 믿을만한 증거도 없이 언론인을 전투원이나 테러리스트로 몰아세우는 우려스러운 양상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는 CNN 기자들을 억류하기도 했다. 외신기자협회(FPA)는 CNN 소속 특파원과 촬영기자 등 3명이 지난 26일 타야시르 마을 인근에서 이스라엘 정착민의 팔레스타인인 공격과 불법 점유물 건설을 취재하던 중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붙잡혔다고 이날 밝혔다.
FPA에 따르면 이스라엘 병사는 CNN 촬영기자 뒤에서 접근해 그의 목을 조르고 땅에 내동댕이친 후 카메라를 파손했다. 또 기자들이 자신의 신분증을 보여줬음에도 이들에게 총구를 겨누며 촬영 중단을 요구하고 카메라를 압수하겠다고 위협했다.
FPA는 “신원이 확인된 기자에게 한 폭력적인 공격이자 언론 자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이러한 행태는 언론에 대한 심각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것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개인적으로 사과드렸고,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됐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병사의 행동은 이스라엘군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자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해명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성 혼자 사는 오피스텔 침입한 20대 ‘떼강도’ 4명 검거
- 스타 번역가 황석희 성범죄 전력 의혹에…“변호사와 검토 진행 중”
- [단독]‘김건희 무혐의 보고서’ 쓴 검사는 미국 연수 중···특검, 국내 소환 조사 검토
- 미 시민들 “못 참겠다”…분노로 타오른 ‘No Kings’
- “수사 다 했는데 멈춰 있나”···방시혁 ‘부정거래’ 송치 지연 배경은?
-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호르무즈 해협 7개 섬 ‘이란 핵심 방어선’ 부상
- 대통령 규제 강화 의지에···‘강남3구·한강벨트 다주택 임대업자’ 대대적 세무조사
- 이 대통령 지지율 62.2%···민주 51.1%·국힘 30.6%[리얼미터]
- 호르무즈 ‘자위대 파견’ 찬성 일본 국민은 10명 중 2명뿐
- “영농철인데 부직포·비닐 물량이 없대요”···‘중동 전쟁’ 장기화에 비상 걸린 농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