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위험 커지는데...법원 고강도 잠정조치 인용은 '절반 안팎'
복합 조치 인용률은 10% 초반대까지 하락
"전담 재판부 설치해 신속·전문적 판단해야"




[파이낸셜뉴스] 스토킹 범죄 대응을 위한 피해자 보호장비 보급과 경찰의 긴급응급조치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작 가해자를 강하게 통제하는 고강도 잠정조치의 경우 법원 인용률이 절반 안팎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법원의 보수적 판단 구조와 전문성 부족, 전담 재판부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스토킹 사건 관련 연도별 스마트워치 지급 현황'에 따르면 스토킹 피해자에게 지급된 스마트워치 건수는 △2021년 708건 △2022년 3788건 △2023년 4423건 △2024년 4782건 △2025년 6982건으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4년 새 10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경찰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취할 수 있는 긴급응급조치 건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같은 의원실이 제출받은 '스토킹 피해자 보호조치 현황'에 따르면 경찰이 긴급응급조치 1호(100m 이내 접근금지)와 2호(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를 병행해 집행한 경우는 2021년 874건에서 2022년 3219건, 2023년 3875건, 2024년 4407건, 2025년 7428건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법원이 사후 승인한 긴급응급조치 건수 역시 같은 기간 760건에서 6929건으로 4년 새 6000건 넘게 뛰었다.
반면 경찰이 신청하고 법원이 승인하는 잠정조치 가운데 유치장 구금(4호) 등 비교적 강도가 높은 조치는 인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잠정조치 4호의 경우 연도별 인용률이 2021년 40%, 2022년 57%, 2023년 54.1%, 2024년 53%, 2025년 40.8%로 집계됐다.
여러 조치를 동시에 적용하는 복합 잠정조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같은 기간 경찰이 잠정조치 2호(100m 이내 접근금지)와 3호(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4호를 함께 신청한 경우 인용률은 36~47.6% 사이에 머물렀다. 강도가 높거나 조합이 많아질수록 법원의 인용 문턱이 높아지는 구조가 확인된 셈이다.
2024년 도입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조치(3호의2) 역시 단독 적용보다 다른 고강도 조치와 결합될 경우 인용률이 크게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3호의2와 4호를 함께 신청한 경우 인용률은 2024년 23.2%, 2025년 20.8%에 불과했으며 2·3·3호의2·4호를 모두 포함한 경우에는 10%대 초반까지 낮아졌다.
스토킹 관련 고강도 조치나 복합 조치의 법원 인용률이 낮은 이유로는 기본권 제한에 대한 부담이 꼽힌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법원 입장에서는 개인의 미래 범죄 가능성을 단정하기 어렵고 기본권 제한에 대한 부담도 크기 때문에 강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법률가 집단 특성상 '억울한 처벌을 막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도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법원이 서류 중심 판단에 치우쳐 스토킹 범행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다수다. 스토킹은 단일 범죄에서 끝나지 않고 성범죄나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전이형 범죄'의 특성을 보이는 경우가 다수인데도 수사기관과 달리 법원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의미다.
실제 경기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에서는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피해자를 스토킹하던 가해자가 결국 흉기를 휘둘러 살인으로 이어졌고 최근에도 전 여자친구의 주거지 외벽 배관을 타고 집 안에 무단 침입한 20대 현역 군인이 붙잡히는 등 스토킹이 다른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이나 검찰은 이미 스토킹 전담 부서를 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법원은 전담 재판부가 없어 스토킹 사건이 각 형사사건에 편입돼 함께 처리된다"며 "이 경우 전문성이 떨어지고 판단 기준도 일관되게 축적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스토킹에 대한 초기 대응을 넘어 고위험 가해자를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 교수는 "경찰이 긴급응급조치를 통해 이미 위험성을 확인한 경우에는 법원이 잠정조치를 신속하게 인용해 가해자 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스토킹 전담 재판부나 전담 조사 체계를 통해 사건을 보다 빠르고 전문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 교수도 "상황이 매우 긴박하게 변화하는 스토킹 사건을 판사가 서류 중심으로 판단할 경우 현실과 괴리가 생길 수 있다"며 "일선 경찰이나 피해자 본인 또는 주변인의 진술 등 현장 정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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