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주거·참여까지 한 곳에 모았다… 삶 전반 아우르는 '고양시 청년정책'

김태훈 2026. 3. 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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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꿈제작소 누리집 개편…‘정책 소개·제안·관련 누리집 안내’ 3개 축으로 재정비
청년정책 소개 메뉴 안에는 5개 분야 48개 사업…일자리·창업 비중 가장 커
월세·전세대출부터 직무특강·창업공간·심리상담까지 생활밀착형 지원 배치
관건은 정보 나열 아닌 체감도…청년들이 실제로 찾고 쓰는 정책 될지 관건
고양특례시 내일꿈제작소 누리집 청년정책 소개 화면 갈무리

고양특례시가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년공간 '내일꿈제작소' 누리집 개편을 완료하고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 설명대로라면 이번 개편의 핵심은 흩어져 있던 청년정책 정보를 한곳에 모으고, 청년들이 온라인에서 직접 정책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이러한 변화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고양시에서 청년정책이 결코 주변 의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양시 공식 일반현황에 따르면 2026년 1월 기준 시 청년 인구는 28만3514명으로, 전체 인구 105만9천998명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청년정책은 특정 세대 지원을 넘어 도시 경쟁력과 직결된 생활정책으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 누리집 구조를 놓고 보면, 앞단에는 '청년정책 소개'가 있고 그 안쪽은 일자리·창업 20개, 교육 6개, 주거 6개, 복지·문화 10개, 참여·권리 6개로 나뉜다. 시가 3월 초 청년뉴스레터 발행을 알리며 밝힌 내용대로, 현재 전용 소개 페이지에는 5개 분야 48개 사업이 정리돼 있고, 정책 검색과 분야별 안내, 제안-검토-결과 공유 기능까지 강화된 상태다.

◇ 누리집 개편의 핵심, 청년 입장에서의 재배열
이번 개편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정보 전달 방식의 변화다. 청년정책은 종류가 많아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거나, 담당 기관이 흩어져 있어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시가 관련 누리집 안내를 따로 만들고 청년뉴스레터 연계까지 강조한 것도 결국 '몰라서 못 쓰는 정책'을 줄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즉, 이번 개편의 1차 성과는 새로운 예산을 만드는 데 있다기보다 기존 정책을 청년 눈높이에서 다시 배열하는 데 있다. 청년들 입장에서는 일자리든 주거든 복지든 우선 '어디서 확인하느냐'가 첫 관문인데, 시가 그 동선을 하나로 모으려 한 점은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 일자리·창업 : 가장 많은 사업 수, 고양시가 가장 공들이는 분야
누리집 분류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일자리·창업 20개 사업이다. 이는 청년정책의 중심축을 여전히 '경제적 자립'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고양시 공식 안내를 보면 내일꿈제작소는 취·창업 인재 양성을 위한 청년거점 공간, 우리동네 청취다방은 민간카페 14곳과 연계한 취업 스터디 공간, 28청춘창업소는 창업보육공간 23개실과 코워킹·메이커스페이스를 갖춘 창업 거점, 고양시통합일자리센터는 청년일자리 전담 상담과 AI면접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는 구조다.

최근 청년뉴스레터에 실린 내용만 봐도 현직 개발자 멘토링, 내일꿈 취업특강,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 입주기업 모집, ICT 융복합 기업 지원사업 등 취업과 창업을 동시에 겨냥한 정보가 전면에 배치돼 있다. 취업 준비생에게는 정보와 공간을, 예비 창업자에게는 입주와 네트워크를 먼저 붙여주는 방식이다.
 
청년공간 내일꿈제작소 홍보용 QR코드. 사진=고양시

◇ 교육 : 스펙 지원을 넘어 실전형 역량 강화에 무게
교육 6개 사업은 숫자만 보면 크지 않아 보이지만, 내용은 꽤 실무적이다. 현재 공식 페이지와 연계 안내를 보면 직무특강, 현직자 멘토링, AI 활용 취업준비 프로그램, AI면접 지원, 무료 면접정장 대여 서비스 등이 이어진다. 특히 면접정장 대여 '고양청년 희망나래'는 18세부터 39세 청년 구직자에게 연 5회까지 정장과 구두 등을 무료로 지원하는 구조다.

이러한 정책이 청년들에게 주는 효과는 분명하다. 교육을 단순한 강의 수강이 아니라 취업 준비 비용 절감과 실전 대응력 강화로 연결해준다는 점이다. 배우는 정책을 넘어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정책'으로서, 스펙 경쟁에 지친 청년들에게 체감도를 높이고 있다.

◇ 주거 : 월세와 대출이자 부담 덜어주는 안전판
주거 6개 사업은 청년 삶에서 가장 직접적인 부담을 겨냥한다. 올해도 고양시는 '2026년 청년월세 지원사업' 신규 신청을 받고 있고, '고양 청년 둥지론'은 전세금 대출 추천과 이자 지원 사업으로 진행된다. 둥지론 공고만 봐도 시는 주거문제로 고민하는 고양시 청년을 대상으로 전세금 대출추천 및 이자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주거정책은 체감도가 가장 높은 분야다. 그런 점에서 고양시 청년정책이 주거를 별도 축으로 묶은 것은 의미있는 대목이다. 일산동구 정발산동에 거주 중인 김민정(33) 씨는 "취업 여부와 무관하게 매달 빠져나가는 월세와 보증금은 엄청난 압박"이라며 "월세를 얼마나 덜 수 있느냐, 대출이자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잘 나와있으면 되지 다른 거창한 것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 복지·문화 : 취업만이 아닌 '버티는 삶'까지 겨냥
복지·문화 10개 사업은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지만, 실제로는 청년 삶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분야다. 최근 뉴스레터에는 청년문화예술패스 같은 문화지원 정보가 포함됐고, 고양시 관련 누리집 안내에는 정신건강증진센터, 아동청소년정신건강증진센터 등 정서 회복과 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관 정보도 묶여 있다. 보건소 안내를 보면 정신건강 상담, 위기지원, 심리상담 바우처 같은 서비스도 현재 운영 중이다.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청년문제를 취업난 하나로만 보면 정책의 절반만 보는 셈이기 때문이다. 문화 향유, 심리 회복, 정서 안정은 취업 준비나 사회초년생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생활 기반이다. 고양시 청년정책이 복지·문화를 10개 사업으로 따로 묶은 것은 청년을 노동력만이 아니라 생활인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 참여·권리 : 수혜자에서 정책 주체로 옮겨가는 실험
이번 개편에서 가장 상징적인 부분은 '청년정책 제안' 창구다. 시는 청년 누구나 온라인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청년정책협의체와 청년정책조정위원회, 관련 부서 검토를 거쳐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고양시는 청년정책협의체를 통해 의제 발굴·제안·모니터링, 커뮤니티 형성, 분과회의 참여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의미는 작지 않다. 청년정책이 '시가 만들어 청년에게 주는 것'에서 '청년이 제안하고 시가 답하는 것'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덕양구 화정동에 거주 중인 이우경(23) 씨는 "이렇게 고양시가 제안 창구를 열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제안 채택이나 신속한 답변 공개로 원활히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개편은 시가 청년정책을 '알려주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찾아보고, 제안하고, 연결되는 구조'로 바꾸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실제로 청년들이 얼마나 자주 찾고, 제안된 의견이 어느 수준까지 정책에 반영되는지가 향후 이 누리집 개편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중론이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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