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애인복지 '시혜' 아닌 '권리'다
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은 사회 그늘진 곳에 대한 무관심과 방관에서 드러난 치부로 비판받는다. 수년간 장애인들에 대한 성적 학대 등이 지속됐는데도 관련 기관의 점검이 형식적이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다. 경찰이 2021∼2025년 점검에서 발견한 특이사항은 '0건'. 그러나 이 기간 발생한 장애인 학대 사건은 색동원을 포함해 모두 10건이나 발생했다. 점검이 형식에 그쳤다는 방증이다.
경찰은 2월23일부터 인천의 관련 시설 66곳에 대해 본격적인 점검에 나섰다. 경찰이 주도적으로 점검에 나서지만, 법적 권한은 없다. 장애인복지법상 지자체가 시설을 점검하고, 자료를 시설에 요구할 수는 있지만 경찰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경찰의 장애인 거주 시설점검은 요식행위에 그친다.
반면 법적 권한을 가진 지자체는 전문성과 인력 부족을 이유로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 어정쩡한 체계와 구조 속에서 책임은 분산되고, 실효성은 사라지고 있다. 장애인의 안전과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형식적 행정의 상징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장애인 복지시설 점검은 본래 안전사고 예방과 인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공적 책임이다. 시설의 접근성, 인권침해 여부, 안전설비, 운영의 투명성 등을 확인하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사전 통보된 일정에 맞춰 시설이 정리된 모습을 보여주고, 공무원은 서류와 시설 일부만 확인한 채 점검을 끝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장애인 시설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나 안전 문제는 대부분 장기간 방치된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 형식적 점검은 구조적 문제를 들춰내기보다 오히려 숨기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점검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만 한다. 불시 점검을 확대하고, 서류 확인 방식보다는 실제 이용자들의 의견과 생활환경을 중심으로 한 현장 점검을 해야 한다. 장애인 당사자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점검 시스템과 점검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장애인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권리'다. 점검 역시 의례적 절차가 아닌 권리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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