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바지 vs 난닝구” 20년 만의 귀환…유시민·송영길, 당권 전초전 불붙었다
송영길, ‘친문 책임론’ 맞불… 6·3 보궐선거 발판 ‘뉴이재명·개혁파’ 결집
정청래·김민석·송영길 삼각구도…전당대회 앞 권력지형 재편 신호
유시민 "빽바지에서 난닝구로", 송영길 "빽바지는 빽바지"
참여정부 시절, 실용파를 상징하던 '난닝구(옛 민주당계)'와 개혁파의 '빽바지'가 20여 년의 세월을 넘어 2026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길목에서 다시 소환된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공고해 보였던 신주류 내부가 '명청(明淸) 갈등'으로 균열하며, 차기 당권을 향한 유시민·송영길의 대리전이 점화되는 양상이다.

갈등의 도화선은 유시민 작가가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제시한 'ABC론'이다.
유 작가는 지지층을 가치 중심(A), 이익 중심(B), 그 교집합(C)으로 분류하며 "대통령의 의중을 살피는 척하지만 실질적 목적은 본인의 정치적 성공인 B그룹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 측근 세력을 견제하는 동시에, 최근 복당해 세를 불리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특히 정청래 대표와 유 작가의 '극적 화해'에 주목한다.
과거 정 대표는 유 작가를 향해 "맞짱 뜰까"(2005년), "얼굴에 먹칠하는 간신"(2007년)이라 쏘아붙였고, 유 작가는 정 대표를 "수틀리면 공격하는 정치인"(2015년)이라 냉소하며 20여 년간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유 작가가 선명성을 강조하며 정 대표의 '조국혁신당 합당' 노선을 엄호하고 나선 반면, 송 전 대표에 대해서는 "재래 언론이 민주당에 해가 될 사람을 기막히게 알고 띄운다"며 날을 세우면서 양측의 연대전선이 형성됐다.
▲ 송영길의 반격, "안중근의 의로움" 내세워 개혁파 결집
'돈봉투 의혹' 무죄 판결 후 민주당으로 복귀한 송영길 전 대표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 삶의 기준은 안중근 의사의 '견리사의'(見利思義,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라며 유 작가의 'B그룹 낙인찍기'를 정면 반박했다.
현재 송 전 대표는 6·3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하면서, '뉴이재명' 바람을 타고 당내 개혁파의 구심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특히 송 전 대표는 최근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대선 당시 친문(친문재인) 세력 상당수가 이재명 후보를 돕지 않았다"며 이른바 '친문 책임론'을 제기했다.
유 작가가 지지층의 '순도'를 따졌다면, 송 전 대표는 과거의 '배신'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쟁이 단순한 개인 간 설전을 넘어, 8월 전당대회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력 분화로 분석했다.
현재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정청래 대표(강경파)와 김민석 국무총리(친명파), 송영길 전 대표(개혁파) 사이의 세력 싸움이 유시민-송영길이라는 상징적 인물들을 통해 분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 빽바지(유시민·송영길)와 난닝구 대결이 현재는 '실용적 원칙론'과 '개혁적 현실론'의 대결로 치환된 양상으로도 해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기획부총장)는 "유 작가와 송 전 대표의 설전은 각 세력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지지층을 결집하는 과정에서 분출된 것"이라며 "특히 정청래 대표가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는 민감한 시점에서, 송 전 대표의 등판은 당내 권력 지형의 판도를 뒤흔드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영·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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