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자다가 콜록, 감기약 먹으니 더 심해져”…마른기침 쉽게 보면 큰 병 키운다는데 [생활 속 건강 Talk]
마스크 벗자 3년새 54% 증가
증상 방치하면 기도 기형화
미세먼지 피하고 수분 보충해야
직장인 A씨(42)는 최근 한달 넘게 원인을 알 수 없는 마른기침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환절기에 흔한 가벼운 목감기로 여겼다. 약국에서 산 감기약으로 버텨봤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점점 심해졌다. 낮에는 업무에 큰 지장이 없었지만 퇴근 후 잠자리에 들면 발작적인 기침이 이어져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까지 들려 불안감이 커졌다. 결국 종합병원을 찾은 A씨는 단순 감기가 아닌 만성 호흡기 질환인 ‘천식’ 진단을 받았다.
꽃가루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봄철, A씨처럼 오래가는 기침을 가볍게 여기다 병을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른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는 단순한 컨디션 난조가 아니라 호흡기 건강의 위험신호인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제미나이]](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9/mk/20260329145701595vidr.png)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천식 환자 수는 104만714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67만8143명)과 비교했을 때 약 54.4% 늘어난 수치다. 마스크 의무 해제 이후 호흡기 바이러스 노출이 잦아지고 기후 변화로 인한 꽃가루 유행 기간이 길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손경희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등 기저질환이 없거나 증상이 경미한 초기 단계에서는 단순 감기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천식은 기관지 염증이 장기간 반복되면서 기도가 민감해지고 외부 자극에 과민 반응하는 만성 염증 질환”이라며 “감기처럼 일주일 내에 자연 호전되지 않으며 전문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천식의 가장 큰 특징은 야간 기침이다. 낮에는 비교적 증상이 가라앉아 있다가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밤이나 새벽 시간에 기침이 집중적으로 반복된다. 기도가 좁아진 상태에서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한번 기침이 시작되면 쉽게 멈추지 않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천식을 자주 걸리는 감기 정도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염증이 반복되면 기관지 벽이 두꺼워지고 통로가 굳어지는 기도 재형성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 이르면 호흡 곤란이 심해질 뿐만 아니라 치료 약물에 대한 반응이 급격히 떨어지며 심한 경우 갑작스러운 천식 발작으로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민주원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운동 후 쉽게 숨이 차거나 찬 공기에 노출되면 가슴이 조여오는 느낌이 들고 감기에 걸릴 때마다 한달 이상 기침이 지속된다면 천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며 “담배 냄새만 맡아도 숨이 차거나 쌕쌕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폐기능 검사를 통해 기도가 얼마나 좁아졌는지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원인 항원을 파악하는 알레르기 피부단자검사 등을 통해 맞춤형 진단을 내리게 된다.
![[제미나이]](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9/mk/20260329145702896sxds.png)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은 환자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지 않는 것이다. 손 교수는 “천식은 증상의 기복이 심해 조금만 호전돼도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환자가 많다”며 “하지만 이는 기관지 염증을 다시 악화시켜 발작 위험을 키우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이나 당뇨병 관리처럼 증상이 없더라도 꾸준히 약물을 사용해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호흡기를 자극하는 환경 요인이 늘어나는 봄철에는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천식은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동물 털, 대기오염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출 시에는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해 꽃가루와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귀가 후에는 즉시 손과 얼굴을 씻고 샤워를 하는 한편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 실내로의 유입을 줄여야 한다. 또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해 기도가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도 필요하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격렬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 시 호흡량이 증가하면서 초미세먼지가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외 활동보다는 실내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민 전문의는 “천식 환자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기관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실내 공기 관리 역시 중요하다. 공기청정기를 활용해 공기질을 유지하고 환기는 미세먼지 농도가 비교적 낮은 시간대를 선택해 짧고 자주 실시하는 것이 좋다. 외부와 연결된 통풍구를 청결하게 관리해 오염된 공기가 실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손 교수는 “환자마다 천식을 유발하는 자극 물질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만의 원인 항원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멀리하는 ‘회피 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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