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 세계각국,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베트남, 유료 연료 세금 전격 면제
미얀마, 연료 배급제 도입 등 진행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글로벌 석유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세계 곳곳에서는 연료 부족과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대책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국가는 세금을 낮추거나 면제하는 방식으로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다른 국가들은 연료 배급제나 소비 절감 정책까지 도입하며 대응에 나섰다.
세금 면제·가격 안정 정책
29일 외신 등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오는 4월 15일까지 휘발유 환경세를 긴급 면제하기로 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베트남은 국내에 두 곳의 정유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제 유가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정부는 연료 절약을 위해 공무원과 시민에게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또 카타르와 쿠웨이트, 알제리, 일본 등 여러 국가에 연료 지원을 요청했으며 러시아와 석유·가스 협력 확대에도 합의했다.
대체 에너지·연료 소비 절감책
미얀마 군사정부는 연료 부족 가능성에 대비해 배급제를 도입했다. 차량 엔진 배기량에 따라 주당 구매 가능한 연료량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연료 구매는 바코드와 QR코드로 관리되며 차량 앞유리에 부착된 공식 스티커가 있어야 주유가 가능하다. 오토바이는 주당 최대 8리터, 승용차는 최대 35~45리터까지 구매할 수 있다.
또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주 1회 재택근무를 실시해 연료 소비를 줄이기로 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전쟁 이후 거의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정부는 교통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압축천연가스(CNG) 차량 개조와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연료 부족 현실화…산업 피해 확산
동아프리카에서는 물류 차질이 산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케냐 정부는 꽃과 채소, 아보카도 등 부패하기 쉬운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항만 운영을 조정했다.
케냐 화훼산업은 이번 분쟁으로 약 420만 달러(약 63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태국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연료 부족 사태가 현실화됐다. 최근 2주 동안 방콕 외 지역을 중심으로 디젤 공급이 끊긴 주유소가 늘고 있다.
태국 정부는 비축유 사용을 허용하고 연료 운송을 24시간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또 공공기관 에너지 절약을 위해 건물 냉방 온도 제한과 재택근무 권고 등을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가 상승이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라 공급망 교란에서 비롯된 구조적 충격이라고 분석한다.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석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고, 이는 세계 에너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는 주유소 앞에 차량이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으며, 연료 부족으로 의료·물류 서비스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