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강경파, 핵확산금지조약 탈퇴 추진···미·이 군사작전 후 ‘핵 무기 개발’ 강경론 부상

윤기은 기자 2026. 3. 29. 14: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1일(현지시간) 미 공습으로 파괴된 이란 이스파한 핵시설에 새 지붕이 얹힌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 원자력발전소를 포함해 주요 에너지시설을 공습당하고 있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금지하는 국제조약인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추진하고 있다. 이란 내부에서는 핵무기 개발을 재개해야 한다는 강경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산하 타스님통신은 28일(현지시간) 의회를 포함한 주요 권력 기관들이 NPT 탈퇴를 긴급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에서는 NPT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타스님은 전했다.

이란 당국자들은 핵시설에 대한 테러나 공격을 감시해야 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자국 내 핵시설 공격을 묵인 또는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NPT에 따르면 가입국은 ‘평화적으로 핵을 이용할 권리’를 서로 보장해야 한다. 이란이 NPT를 탈퇴하면 IAEA는 이란 내 핵시설 사찰 권한을 잃게 된다.

다만 타스님은 이란의 NPT 탈퇴가 곧바로 핵무기 보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란 측은 IAEA의 핵시설 사찰 명목 아래 이뤄지는 미·이스라엘의 정보 수집 및 간첩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탈퇴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의회에서도 강경 보수 정치인을 중심으로 NPT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말렉 샤리아티 의원은 전날 NPT 탈퇴와 ‘브릭스(BRICS)·상하이협력기구(SCO) 등 우호국과의 평화적 핵 개발 협력’ 등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긴급 제출했다고 밝혔다.

에브라힘 레자이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대변인도 엑스에 “이 국제 조약은 우리에게 아무런 이득도 가져다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란이 가입국으로 남아 있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밝히며 NPT 탈퇴 법안에 힘을 실었다.

해당 법안이 시행되려면 의회와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수호자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란 의회가 지난달 28일 미·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휴회 중인 데다 실제 탈퇴 시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 가능성도 있어 법안 통과 여부는 불확실하다.

1968년 NPT에 가입한 이란은 지난 20년간 서방 국가들이 자국을 자극할 때마다 이 조약에서 탈퇴할 가능성을 내비쳐왔다.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 파기를 일방 선언했을 때와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살 당시에도 ‘NPT 탈퇴 카드’를 꺼내 들며 상대국을 압박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이후 이란에서는 실제로 NPT를 탈퇴하고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의 여러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아야톨라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살된 이후 더 강경한 이슬람혁명수비대 출신이 주도권을 잡으면서 핵 개발 강경론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는 ‘핵무기는 이슬람에서 허용하지 않는다’는 교리를 유지해왔다.

전날 이란 남부에 있는 부셰르 원자력발전소는 이달 들어 세 번째 공습을 받았다. 같은 날 중부 마르카지주 아라크 핵시설단지와 야즈드주 아르다칸의 우라늄 정광(옐로케이크) 생산 공장도 공습을 받았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