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의 전략자산’ 조기경보기 공습으로 파괴…‘이란 미사일 궤멸’ 발표 하루 만에

정유진 기자 2026. 3. 2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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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눈’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사우디 주둔 공군기지 피습 때 최소 1대 파손
1대 7545억원짜리…WSJ “전례 없는 피해”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군 주둔 공군기지를 공습해 미군 12명이 부상을 입고, ‘하늘의 눈’이라 불리는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미사일 전력을 거의 다 파괴했다”고 밝힌 지 하루만이다. E-3 AWACS 손상은 이미 요격 미사일 재고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는 미·이스라엘의 요격 능력을 더 저하할 것으로 우려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전날 사우디에 있는 프린스술탄 공군기지가 이란에서 날아온 미사일과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아 기지 건물 안에 있던 미군 1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 중 2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지에 배치된 KC-135 공중급유기 3대와 E-3 센트리 AWACS 최소 1대가 이란의 공격으로 크게 파손됐다고 군사전문매체인 밀리터리워치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E-3 AWACS의 파괴는 전례 없는 일”이라면서 “약 5억달러(약 7545억원)에 달하는 이 기체는 미 공군에서 가장 고가의 전략자산 중 하나”라고 전했다.

E-3 AWACS는 공중 레이더로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서 적군의 무인기(드론)·미사일·항공기를 탐지하고 아군의 항공관제 및 지휘를 수행하는 기종이다. ‘하늘의 눈’이라 불릴 만큼 공중전에서 중요한 전력이다. 퇴역 공군 대령인 존 베너블은 E-3 AWACS가 파괴된 것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면서 “걸프 지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상황 인식을 유지하는 미군의 능력에 타격을 준다”고 WSJ에 말했다. 또 “공군이 보유한 E-3 AWACS 기체 수가 제한적이어서 대체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전쟁 발발 전인 2월 21일 인공위성으로 촬영된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술탄 미국 공군기지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밀리터리워치는 이란이 걸프 지역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할 때마다 레이더 시스템 파괴를 시도해 이스라엘을 향한 미사일 공격 성공률을 지속해서 높여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군은 3월 중순부터 E-3 AWACS 작전 강도를 대폭 끌어올려 요르단과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되는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을 탐지하는 데 집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터리워치는 “이러한 상황에서 E-3 AWACS의 파괴는 이란의 공격 성공률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 내각 회의에서 “우리가 이란군 전력을 거의 궤멸시켰다. 그들은 공군도 해군도 없고 남은 미사일도 거의 없다”고 말한 것과 배치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현재 1000~1500기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드론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소재 국가안보연구소(INSS) 대니 시트리노위츠 연구원은 “현 수준이라면 이란이 앞으로 몇 주간은 공격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로이터통신도 미국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역량 약화를 목표로 한 달간 공세를 벌였으나,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무기고의 약 3분의 1만을 파괴하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반면 미·이스라엘의 요격 미사일은 현 수준의 소모 속도가 유지될 경우 일부 핵심 무기가 한 달 내 소진될 수 있다고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내다봤다.

시간과 싸움에 돌입한 이스라엘은 공격의 강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27일 이란 중부에 있는 실험용 중수로 시설과 우라늄 가공 시설을 공격했다고 이란 파르스통신 등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같은 날 이란 남부 부셰르 원전에도 공습을 가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경우 방사능 사고 위험이 있다”면서 “최대한의 군사적 자제”를 요청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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