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캐는 수익성 5년내 최저…채굴사들 AI로 눈 돌린 이유 [크립토360]

경예은 2026. 3. 2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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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채굴 수익성 직격탄
채굴업계 AI·HPC 계약 규모 누적 700억弗
AI 인프라 구축 자금 조달 위한 대규모 차입
국내서도 채굴·데이터센터 사업 모델 부상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23rf]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코인 채굴’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서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력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AI·고성능컴퓨팅(HPC) 사업이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29일 디지털자산 업계에 따르면 제임스 버터필 코인셰어즈 리서치 총괄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채굴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4분기는 2024년 4월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채굴업계에 가장 어려운 분기였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4분기 상장 채굴업체들의 비트코인 1개당 채굴 비용은 ▷테라울프 47만1841달러 ▷사이퍼디지털 23만1980달러 ▷라이엇플랫폼스 17만366달러 ▷코어사이언티픽 16만8693달러 ▷헛8 16만402달러 ▷마라홀딩스 15만3040달러 순으로 높았다. 버터필은 “상장 채굴업체들이 비트코인 1개를 생산하는 데 실제 현금으로 지출한 가중평균 비용은 이번 분기 약 7만9995달러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채굴업계가 흔들린 가장 큰 원인은 수익성 악화에 있다. 채굴 사업은 비트코인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 지난해 10월 초 12만4500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12월 말 8만6000달러까지 떨어지며 약 31% 하락했다.

반면 네트워크 해시레이트는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해시레이트란 비트코인 채굴에 동원한 연산력의 총합을 말한다. 비트코인 가격은 내렸는데 채굴 경쟁은 더 치열해지면서 채굴 수익성을 나타내는 해시프라이스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버터필은 “지난해 11월 페타해시당 하루 35~37달러로 최저치를 기록했던 해시프라이스는 올해 3월 28~30달러까지 떨어지며 반감기 이후 최저 수준을 다시 썼다”고 했다.

이 여파로 채굴업체들은 사업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이전까지는 비트코인 채굴이 주력이었다면 최근에는 전력과 부지를 활용할 수 있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함께 키우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버터필은 최근 기업 발표를 기준으로 현재 약 30% 수준인 상장 채굴업체들의 AI 부문 매출 비중이 올해 말에는 7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내 양극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채굴업계에서 발표한 AI·HPC 관련 계약 규모는 누적 700억달러를 웃돈다. 버터필은 “테라울프, 코어사이언티픽, 사이퍼디지털, 헛8은 사실상 비트코인을 채굴도 하는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에 가깝다”고 봤다.

다만 AI 전환은 새로운 성장 동력인 동시에 이들 기업의 재무 부담을 함께 키우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 인프라는 1메가와트(MW)당 약 70만~100만달러 수준이지만, AI 인프라는 같은 기준으로 약 800만~1500만달러가 들어가 구축 비용 차이도 크다.

일부 채굴업체들은 AI 인프라 구축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에 나섰다. 아이렌은 37억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보유하고 있다. 테라울프는 총부채 57억달러를, 사이퍼디지털은 17억달러 규모 선순위 담보부사채를 각각 떠안았다.

버터필은 “업계는 테라울프, 헛8 같은 ‘인프라 기업’과 마라홀딩스, 라이엇플랫폼스 등 ‘채굴 기업’으로 재편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AI 중심 기업에 더 높은 기업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정당한지는 결국 기업 실행력에 달려 있다”며 “발표된 계약이 모두 실제 인프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여전히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직 법인의 디지털자산 투자 가이드라인이 정비되지 않아 본격적인 시장 진입에는 제약이 있으나 향후 기관·법인 수요가 커질 경우 채굴과 데이터센터를 함께 검토하는 사업 모델이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두 사업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며 “제도가 안착하면 사업 다각화 방향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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