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션스컵 우승 뺏긴 세네갈, 파리서 분노의 트로피 퍼레이드

경기에서 이긴 팀이 우승 트로피를 빼앗겼다. 그 팀이 트로피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세네갈은 29일 프랑스 파리의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페루와의 평가전 킥오프 직전, 2025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그라운드를 도는 퍼레이드를 펼쳤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항소위원회가 결승 도중 경기장을 무단으로 벗어난 규정 위반을 이유로 모로코에 3-0 몰수승과 함께 우승을 넘긴 데 대한 공개 항의였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세네갈 팬들은 주장 칼리두 쿨리발리(알힐랄)가 트로피를 들고 피치에 등장하자 환호로 화답했다.
세네갈은 이날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41분 니콜라 잭슨(바이에른 뮌헨)의 선제골에 이어 후반 9분 이스마일라 사르(크리스털 팰리스)의 추가골을 보태며 2-0으로 이겼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월 결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네갈과 개최국 모로코의 맞대결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종료 직전, 주심이 VAR 판독 끝에 모로코의 페널티킥을 선언하면서 돌변했다. 판정에 반발한 세네갈 선수단이 집단으로 경기장을 벗어났고, 약 20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이후 세네갈은 피치로 복귀해 연장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1-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CAF는 ‘어떤 이유로든 주심 허가 없이 경기를 거부하거나 경기장을 떠나는 팀은 패배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규정을 적용해 세네갈에 몰수패를 선언했다. 모로코가 최종 우승팀으로 공식 인정됐다.
세네갈은 결과에 불복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고, 트로피도 반납하지 않았다. 세네갈 협회는 사전에 “파리에서 팬들에게 트로피를 선보이겠다”고 공개적으로 예고했고, 이날 퍼레이드는 그 약속을 실행에 옮긴 것이었다.
경기장 안에서 승리한 팀이 트로피를 박탈당하는 사태는 CAF 행정의 신뢰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CAS 판정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세네갈과 모로코 사이의 ‘이중 우승’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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