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월 120만원 줄이고 주담대 갚았더니 나타난 변화 [재테크 Lab]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이혁기 기자 2026. 3. 2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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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부부의 재무설계 2편
비싼 보험이 좋다는 건 착각
보장 범위 좁은 보험 적지 않아
꼭 필요한 보험인지 확인해야
불필요하면 해지하는 것도 방법

비싼 보험일수록 보장이 든든할 거라 믿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이는 고정관념일 뿐이다. 특정 질병에 걸려야지만 보험금이 나오는 보험(CI 보험)이 있는가 하면, 가입자가 사망해야지만 지급되는 보험(종신보험)도 있다. 그만큼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보험인지를 냉정하게 따져보는 건 중요한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한 부부의 보험 상태를 점검했다. 부부의 보험료 비중은 월 소득의 30%가 넘는다.

지금 가입한 보험이 내게 적절한지를 보려면 2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가성비와 유용성이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법정 퇴직 정년(60세)을 채워서 은퇴하는 직장인이 몇명이나 될까. 대부분은 50세를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지난 10년간 평균 퇴직 연령은 49.4세로 퇴직 정년보다 10년 가까이 빠르다.

이른 퇴직은 준비되지 않은 이들에겐 재앙과도 같다. 자녀 양육비, 부모님 부양 등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재취업이란 선택지가 있지만, 예전 같은 수준의 생활을 기대하긴 어렵다. 월급이 줄어서다. 고용 업계에 따르면 재취업한 50대의 평균 급여는 퇴직 전 급여의 70~75%에 그친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오민혁(가명ㆍ51)씨, 한미나(가명ㆍ40)씨 부부의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10년 전, 남편 민혁씨는 남들보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은퇴해 쇼핑몰을 차렸다. 처음 몇년은 고생했지만 이후 사업이 조금씩 번창하면서 지금은 꽤 괜찮은 수준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노후에도 지속가능한 '평생 직장'을 찾은 셈이다.

하지만 사업의 성공이 가계의 행복으로 곧장 이어진 건 아니었다. 사업이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부부의 가계 경제는 철저히 방치됐다. 남편은 사업자금 확보를 이유로 수년째 생활비를 동결했고, 자녀 교육비, 보험료 등 계속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보다 못한 아내 미나씨가 아르바이트라도 하겠다고 나섰지만, 남편이 '자녀(10) 교육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부부 갈등의 골까지 깊어지고 있다. 이렇게 얽힐 대로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 부부는 현재 필자에게 재무상담을 받고 있다.

지난 시간에 파악한 부부의 재정 상태는 이렇다. 외벌이인 부부의 월 소득은 500만원이다. 쇼핑몰 사업을 하는 민혁씨가 아내 미나씨에게 생활비로 지급하는 액수다. 지출로는 정기지출 505만원, 1년에 걸쳐 쓰는 금융성 상품 월평균 67만원 등 572만원이다. 저축은 하지 않는다. 지난 상담 때 식비 20만원(90만→70만원)을 줄여 적자 규모를 72만원에서 52만원으로 경감했다. 현재 자가 아파트(시세 약 5억원)에 살고 있으며, 부채로는 주택담보대출금(잔여 4450만원)이 있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부부의 재무 목표는 크게 3가지다. 5000만원이 조금 안 되는 대출금 상환, 자녀 교육비 마련, 노후 준비 등이다. 하지만 돈을 한푼도 모으지 못한 데다 가계부마저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에선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하다.

방법은 있다. 월 납입액만 172만원에 달하는 '보험'을 손보는 것이다. 이 보험들은 모두 남편 민혁씨가 가입했는데, 그가 아무 생각 없이 이런 행동을 한 건 아니다.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된 주변 지인들의 가입 요청을 거절할 수 없어서였다. 그렇게 보험을 하나둘씩 들기 시작했고, 지금의 결과에 이르렀다는 게 민혁씨의 설명이었다.

내 보험료가 적절한지 판단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를 먼저 계산해 보고, 그다음 '나의 위험을 얼마나 잘 보장해줄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부부의 보험엔 문제가 많다. 40~50대 외벌이 가구의 적정 보험료가 소득의 5~8% 수준임을 고려하면, 보험료가 소득의 30%을 넘어서는 부부의 가계부는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민혁씨가 가입한 보험 대부분은 그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종신보험이 대표적이다. 민혁씨는 자신이 사망할 경우 가족에게 3억원의 사망보험금이 나오도록 보험을 구성했는데, 이 때문에 한달에 1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종신보험에 붓고 있었다. 하지만 '사망 후 보험금 지급'이란 옵션이 평범한 사업가인 민혁씨에게 얼마나 유용할지는 의문이다.

CI 보험도 마찬가지다. 이 보험은 지급 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암이나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질병에 걸려야만 보험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보장 범위가 좁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민혁씨를 설득해 CI 보험과 종신보험 등을 해지하기로 했다. 사망 보장은 저렴한 정기보험으로 대체하고, 그러면서도 암과 심장, 뇌혈관 등 3대 질환을 보장해주는 보험들로 재구성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부부는 보험료를 172만원에서 52만원으로 120만원이나 줄이는 데 성공했다.

불필요한 보험을 정리하니 주택담보대출금(잔여 4450만원)을 갚을 '길'이 열렸다. 보험 해약환급금이 5600만원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부부는 이 자금을 활용해 해묵은 과제였던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일시 상환했다. 이로써 매달 꼬박꼬박 빠져나가던 대출 원리금 51만원이 지출 항목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보험료도 줄이고 빚도 갚았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직장인에게 빚은 자산이 아니다. 가능하면 빨리 갚는 게 좋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마지막으로 통신비(14만원)를 조금 줄였다. 데이터를 거의 쓰지 않는 부부의 사용패턴을 고려해 가격이 저렴한 알뜰폰으로 옮겼다. 이에 따라 통신비는 14만원에서 10만원으로 4만원이 줄었다.

이렇게 1차 지출 줄이기가 끝났다. 부부는 보험료 120만원(172만→52만원), 주택담보대출금 51만원(51만→0원), 통신비 4만원 등 175만원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 덕분에 부부의 가계부도 52만원 적자에서 123만원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아직 더 줄여야 한다. 남편 민혁씨가 50대에 접어들었음에도 노후 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은 데다 학원비, 대학등록금 등 자녀 사교육비도 동시에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디서 어떻게 더 줄일 수 있을까. 3편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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