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물가 잡기’ 응답했나…이마트 '반값 김밥' 먹어보니[먹어보고서]
원조·매콤어묵 18개 담아…기본 이상 맛 구현
990원 도시락·99원 생리대…민생 제품 연장선
이재명 물가 기조 속…유통가 가격 전략 변화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출시 이틀째인 낮 12시 직접 이마트를 방문해봤다. 냉장 진열대에 두줄김밥이 여러 줄로 쌓여 있었고, 지나가던 손님들이 간간이 집어 카트에 담았다. 최근 초저가 상품 미끼 논란을 의식한 듯, 물량을 비교적 넉넉히 확보해 파는 분위기였다. 특별한 포인트 적립이 없이도 3980원이었다. 구성은 ‘매콤 어묵김밥’과 ‘원조김밥’ 각 한 줄씩으로, 줄당 9개씩 총 18개가 들어 있다.
집에 돌아와 뚜껑을 열었다. 꽉 찬 구성이 먼저 눈에 확 들어왔다. 원조김밥부터 먹어봤다. 시금치가 도드라졌고, 단무지와 스모크햄이 풍미를 이끌어가는 맛이다. 기본에 충실한 구성이다. 밥은 딱딱하지 않고, 기름 향이 은은하게 배어 고소한 맛이 났다. 일반 분식매장 김밥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 전반적으로 재료를 아낀 티가 나지 않아서 좋았다.
매콤 어묵김밥도 괜찮았다. 단면을 보니 당근이 눈에 띄게 많이 들어갔고, 어묵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했다. 어묵볶음 특유의 간이 밥과 잘 어울렸다. 이름에 ‘매콤’이 붙어 있지만 실제 매운 정도는 신라면보다도 약했다. 매운맛에 예민한 사람도 무리 없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장을 보러 왔다가 집어 드는 별미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김밥 특성상 보관기간이 길지 않아 많이 사두기는 애매하다. 이마트 측은 판매 종료 시점을 따로 공지하지 않았다. 소비자 반응과 판매 추이를 보고 상시 판매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마트는 상시 저가 제품 6480원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내놓은 바 있는데, 지난해에만 107만 팩이 팔렸다.
이처럼 이마트 등 유통업계는 최근 연일 민생과 밀접한 초저가 제품을 내놓고 있다. 매장으로 고객을 이끄는 집객 장치이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정부 기조에 결을 맞추는 성격이 더 크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 생리대 가격을 직접 거론했고, 이후에도 밀가루·설탕·교복 등 생활 밀착 품목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잇달아 언급하며 업계에 가격 안정 동참을 압박했다.
호응은 빠르게 왔다. 쿠팡은 개당 99원 자체브랜드(PB) 생리대를 출시했고, 홈플러스는 4990원짜리 도시락을 990원에 내놨다. 농심·오뚜기·삼양 등 라면 4개사는 평균 4.6~14.6% 가격을 인하했고, 파리바게뜨·뚜레쥬르도 일부 제품 가격을 낮췄다. 이마트 역시 그 흐름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3980원짜리 김밥 한 줄에는 단순한 가격 경쟁 이상의 정치적 맥락도 담겨 있는 셈이다.

한전진 (noretur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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