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살인’ 김훈, 경찰도 전자발찌 접근 어려워” [삼자대면]
제도적 헛점이 비극 낳았다
‘물어볼 권리’ 도입해야
‘스토킹 살인’ 피의자 김훈이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피해자를 살해한 가운데 수사기관 간 ‘정보의 벽’이 비극을 불러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공개된 조선일보 유튜브 ‘삼자대면’에 출연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스토킹 사건 담당 경찰이 김훈의 전자발찌 착용 사실을 알았었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훈은 범행 당시 다른 성범죄로 실형을 복역하고 출소해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였다. 피해자는 김훈을 스토킹으로 경찰에 신고했고, 지난달 21일에는 김훈이 자신의 차량 밑에 위치추적 장치를 2개 붙여 놓은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경찰은 김훈에게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2·3호와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1~3호를 적용했다. 이는 주거 및 직장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도 지급했다.
이 교수는 “스토킹 관련 조치를 취하는 경찰은 정작 김훈이 다른 성범죄 전력으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그는 “전체 성범죄 중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는 사람은 1% 남짓에 불과할 정도로 위험한 범죄에만 부착 명령이 나온다”며 “그러나 전자발찌 부착은 법무부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피해자 담당 경찰은 접근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범죄 수사 권한을 갖는 사법경찰관의 경우 피의자의 전과를 조회할 수 있고,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사실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김훈의 경우 가정폭력처벌특례법이 적용됐고, 이 법은 형사처벌보다는 피해자와의 분리 조치, 재발 방지에 초점을 둔다.
이 교수는 “김훈이 형사 범죄 피의자로 다뤄진 게 아니기 때문에 스토킹 담당 경찰로서는 그의 과거 전력을 알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만일 미리 알았으면 신형 스마트워치로 교체해 범죄를 예방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자발찌와 연동된 신형 스마트워치가 있었으면 김훈의 접근이 좀 더 일찍 차단됐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이번 사건에는 제도적 허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이 교수는 밝혔다. 개인정보보호법의 높은 벽으로 인해 경찰과 법무부도 피의자에 대한 정보를 쉽게 공유하지 못하고 결국 살인 사건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영국의 ‘클레어법’과 같이 파트너와 과거 폭력 전력을 물어볼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09년 영국 여성 클레어 우드가 남자친구에게 살해됐는데, 가해자가 여러 차례 가정폭력 전력이 있었음이 추후 밝혀지면서 연인·배우자의 과거 전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입한 법안이다.
그는 “단순한 전과 조회가 아닌, 경찰이 공익·안전 필요성을 판단해 잠재적 가해자의 과거 전력을 알려주는 ‘물어볼 권리(Right to ask)’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세한 내용은 조선일보 유튜브 ‘삼자대면’에서 볼 수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인 그만 좀 와” 韓드라마에 몸살 앓는 日 슬램덩크 동네
- 청주서 묘지 비석 설치하던 60대 직원, 비석에 깔려 숨져
- 노년층 ‘출퇴근 시간대’ 무임승차 제한 검토 없던 일로...대신 ‘에너지 절약 캠페인’
- [만물상] 적진에서 구출된 미군
- 마크롱, 필릭스 폰으로 셀카... 전지현·싸이·전종서도 활짝
- KBS 기자, 근무시간 중 음주운전… 주차 차량 들이받아
- 안양 교차로서 시내버스·오토바이 충돌…50대 오토바이 운전자 숨져
- 전남선관위, 경선 운동 ‘불법 전화방’ 운영한 예비후보 등 15명 고발
- “지옥문” 경고에도… 이란, 쿠웨이트·UAE 석유 단지 공격
- 검찰 ‘故 김창민 영화감독 사건’ 전담 수사팀 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