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백은 좋지만 운용이 문제…홍명보호 화이브백 변화시 ‘포지셔닝 재정립’ 절실

김세훈 기자 2026. 3. 2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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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가 28일(현지시간) 영국 밀턴킨스 스타디움 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수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이 스리백(또는 화이브백)을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유용하게 운용하려면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체적인 스리백 운영 방향, 약속된 세부 전술적 움직임, 선수 교체 등이 이뤄져야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북중미월드컵에 쓸 수비 전술로 스리백을 집중적으로 조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14일 대전에서 열린 볼리비아전에서만 포백으로 나섰을 뿐 지난 28일 코트디부아르전을 포함해 다른 7경기는 모두 스리백 또는 화이브백으로 나섰다.

스리백은 평상시 수비진을 3명 운영한다. 그러다가 수세에 몰릴 때 양쪽 윙백, 또는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수비 라인으로 내려와 화이브백으로 변화하곤 한다.

설영우가 28일(현지시간) 영국 밀턴킨스 스타디움 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호는 일자(一字) 화이브백을 주로 선다. 최종 수비 라인을 5명이 일렬로 지키는 형태다. 축구는 숫자 싸움이다. 수비 라인으로 다수 인원들이 내려가면 미드필더, 공격수 숫자가 줄어들면서 공격에서 힘을 받기 어렵다. 스리백을 쓰는 해외 유명 클럽들은 극한 상황이 아니라면 1자 화이브백을 서지 않는다. 한 명만 수비라인에 추가로 내려가서 포백으로 변화하거나 양쪽 윙백 중 한 명 또는 두 명이 수비 라인보다 약간 위에 또는 비스듬하게 자리해 미드필더 싸움에도 관여한다. 해외 명문 구단처럼 스리백을 유기적으로 운용하려면, 화이브백 전환 시 윙백들이 어디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정확한 인식이 있어야한다. 해외 유명구단의 윙백들은 수비수지만 미드필더처럼, 때로는 마치 공격수처럼 공격적으로 변신한다. 체력, 스피드, 볼재간 등이 있어야 가능한 변신이긴하다.

스리백에서 화이브백으로 바뀌면 미드필더 숫자는 줄어들게 마련이다.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리면 화이브백은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 미드필더들이 거름종이 역할을 하면서 수비라인을 뚫으려는 상대 패스를 최소화하는 게 우선 필요하다. 한국 미드필더가 약하다면 그걸 메울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은 미드필더 숫자를 늘리는 것이다. 황희찬, 이강인 등 스리톱의 양쪽 윙포워드들, 필요시 중앙 원톱 공격수까지 수비 시에는 중앙 아래쪽으로 이동해 미드필더처럼 싸워야 한다. 3-4-3에서 5-4-1로 바뀌어야 한다는 뜻이다.

스리백 자체가 과거 시스템인 것은 아니다. 스리백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공격적인 스리백이 가능하다. 이때 한국이 고려해야 하는 점은 스리백 측면 수비수, 즉 스토퍼 두 명의 역할이다. 과거 스리백에서는 중앙 수비수(스위퍼)와 측면 수비수(스토퍼) 두 명을 모두 수비적으로 썼다. 수비수 3명 모두 키가 크고 몸싸움이 강한 수비전문선수로 기용한 것이다. 물론 장신이면서도 빠른 스토퍼가 있다면 수비적으로는 쓸모가 있지만 공격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국도 현재 스리백의 측면 수비를 맡고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 장신이다. 헤딩력은 좋지만 스피드가 다소 떨어지고 패싱력도 약하다. 다소 모험적일 수도 있지만 스토퍼를 전통적인 수비수가 아니라 키가 조금 작아도 볼재간이 있는 미드필더드로 세우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하다. 한국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유럽, 아프리카, 북미 선수들이 비하면 키가 작다. 단신 선수들을 중심으로 스쿼드가 짜이면 세트피스 공격과 수비에서 다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스리백을 공격적으로 운영할지, 세트피스 제공권을 유지할지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할 수도 있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골을 노리려고 한다면 역습의 속도와 세밀함을 높여야 한다. 지금처럼 습관적으로 상대 진영을 등지고, 우리 골문을 바라보면서 공을 잡은 뒤 무의식적으로 백패스, 횡패스를 남발하는 플레이는 역습 스피드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동시에 상대가 수비진용을 갖출 여유를 주는 어리석은 짓이다. 우리 진영이 아니라 상대 진영을 바라보고 전진패스의 길을 그대로 살려야 한다. 그래야 우리 역습 스피드가 빨라질 수 있고 그래야 상대 수비가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좋은 득점 찬스를 만들 수 있다. 역습시 순간적인 포지션 파괴, 수적으로 다소 밀려도 두세 차례 전진패스로 찬스를 만드는 빠른 패스 루트 개발이 절실한 때다. 김학범 전 제주 감독은 “선수별, 포지션별로 스리백에서 화이브백으로 변화할 때 어떤 식으로 움직여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인식시켜야한다”며 “만일 이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포백으로 전환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포백은 스리백과는 달리 자기 영역을 지키면서 앞뒤로, 즉 기찻길처럼 움직이는 게 기본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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