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줄 알았던 어깨, 이미 망가지고 있다
어깨 돌리기 운동이 독 될 수도…충돌 피하는 자세가 핵심
(시사저널=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사람들 대부분은 매년 한 번씩 정기 건강검진을 받는다. 아프지도 않은데 검사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 몸의 많은 질병이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알아차리기 어렵고, 발견될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질병은 대개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 아프지 않으니 병원을 찾지 않게 된다. 그러다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질병이 상당히 진행돼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질병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수록 더 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검사는 매년 한 번 초음파 검사로 충분
건강검진을 받을 때는 혈액검사, 소변검사, X선 촬영, 복부 초음파, 내시경 등 여러 검사를 시행한다. 그런데 건강검진 항목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대다수 검사는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내과 질환이나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반면 일상생활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정기 검진 항목은 거의 없다. 생명과 직결된 질환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인간의 수명이 많이 늘어나면서 근골격계 문제는 중년 이후 노년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근골격계 질환도 암 못지않게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회전근개 문제는 고령화사회에서 노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회전근개 손상은 매우 흔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매년 약 244만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약 90만 명은 회전근개 힘줄과 관련된 통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통계는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만 포함한 것이고, 증상이 없는 환자까지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증상이 없는 60대 성인의 어깨를 초음파로 검사했을 때 약 20%에서 회전근개 파열이 발견됐다. 여기에 건염이나 석회성 건염까지 범위를 넓히면 50% 이상이 무증상 병변을 가지고 있다.
증상이 없는 작은 회전근개 파열도 40% 이상에서 5년 이내에 파열 크기와 증상이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통증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회전근개 손상은 조기에 발견하면 생활습관 교정과 비수술적 치료로 회복될 수 있지만, 파열 정도가 심해지면 결국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회전근개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매년 한 번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초음파 검사는 힘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검사 시간이 짧고 통증도 없다. 방사선 노출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처음부터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MRI 검사는 초음파 검사에서 파열이 확인된 경우 수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정밀검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초음파를 활용해 회전근개 건강 상태를 선별 검사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초음파로 회전근개 부위를 촬영하면 AI가 병변의 위치와 손상 정도를 분석해 치료 방향을 제시하거나 전문의 진료가 필요한지를 제안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이 의료기관을 찾기 어려운 의료 소외 지역이나 고위험 고령층을 대상으로 활용된다면 회전근개 손상으로 인한 수술과 재활치료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회전근개 손상은 조기에 발견하면 생활습관 교정이나 비수술적 치료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지만, 일단 수술하면 재활 기간이 길어지고 재손상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과거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된 방문 결핵 검진 사업이 큰 성과를 거두었던 것처럼, 고령층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서도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스크리닝 사업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나는 어깨를 별로 쓴 적이 없는데 왜 회전근개가 파열됐죠?"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진단을 들으면 많은 환자가 의사에게 이렇게 묻는다. 이에 대해 의사는 "회전근개 질환은 이미 10년 전부터 진행된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요가·필라테스와 자세 교정 운동이 도움 돼
회전근개 파열은 오랜 시간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이 축적된 결과다. 사람들 대부분은 40대에 접어들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세가 점차 구부정해진다. 이러한 자세는 어깨 힘줄이 지나가는 공간을 좁게 만들고, 어깨를 움직일 때 좁아진 뼈 사이에 힘줄이 끼며 충돌이 발생한다.
물론 이 시기에는 증상이 없다. 지금 팔을 들어 어깨를 한 번 돌려보자. 만약 어깨에서 '우득우득' 하는 소리나 걸리는 느낌이 난다면 회전근개가 이미 뼈와 충돌하면서 닳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10년이 지나 50대가 되면 힘줄에 작은 파열이 생기고(이때도 증상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또 60대가 되면 파열이 커져 통증이 나타난다. 그때서야 병원을 찾아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회전근개 관리의 핵심은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힘줄이 뼈 사이에서 부딪혀 쓸리지 않으면 재생이 빨라지고 퇴행성 변화 속도도 늦춰질 것이다. 그런데 공원 등에서 어깨 운동을 한다며 팔을 크게 휘두르듯 '휙휙' 돌리는 사람이 많다. 이런 동작은 오히려 어깨 충돌을 일으켜 회전근개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병원에서는 어깨를 좋게 하려고 운동을 하다가 오히려 회전근개 손상이 생긴 환자들을 흔히 본다.
특히 팔을 들어올릴 때 약 80도에서 120도 사이 각도가 중요하다. 이 구간에서 어깨 충돌이 가장 잘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팔을 들어올릴 때는 이 각도를 지나가는 구간에서 속도를 줄이고,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30대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몸은 구부정해진다. 등은 굽고 거북목이 되고, 어깨는 안쪽으로 말려 이른바 '라운드 숄더'가 된다.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자세 변화는 더 두드러진다. 이런 구부정한 자세는 어깨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라운드 숄더는 어깨뼈 사이 공간을 점점 좁히기 때문에 어깨 충돌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어깨와 등이 바르게 펴지면 어깨뼈 사이가 넓어져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스트레칭과 자세 교정 운동이 도움이 된다. 또 근력운동을 할 때는 몸통의 앞쪽보다 등과 어깨 뒤쪽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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