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 황학루·구공산·셴닝…“결국 가슴 후비는 감동, 꿈은 아닐런지~”[투어테인먼트]

강석봉 기자 2026. 3. 2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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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이백, 황학루에서 붓을 내던진 이유
色…구공산에서 일출·폭포 찾아 트레킹
味…힐링입은 소박한 입맛, 신박한 온천
구공산 운중호. 사진|강석봉 기자

중국 후베이성(湖北省)은 황학루(黃鶴樓)에 울리는 한시의 감동과 구공산(九宫山) 산정호수 산책의 여유, 셴닝(咸宁)의 무밭 체험과 온천에서의 힐링이 사(思)·색(色)·미(味)로 하나되는 여행지다. 가본 적 없는 곳에 꿈이 피어나고 삶이 영속된 곳을 마주한 경험은, 우리 삶을 채울 보물이 숨어있다.

우한 황학루. 사진|강석봉 기자

…이백, 황학루에서 붓을 내던진 이유

이백의 한시가 4성으로 널을 뛰고, 싯구는 운율을 타고 여행자의 맥박을 울려 심장을 파고든다.

중국 중부 후베이성의 성도 우한(武汉, Wuhan)을 여행한다면 황학루에서 시성을 만날 수 있다. 이백과 최호다.

장강(양쯔강) 남쪽 언덕(사산, 蛇山)에는 1000년 전 전설을 품은 누각인 황학루가 서 있고, 강 건너편엔 구이산(龜山)이 있다. 거북이산이란 뜻이다. 밤이 되면 구이산에서 ‘지음전’(知音殿) 공연이 펼쳐진다. 이곳의 역사를 담았다. 구이산엔 공원이 있어 주말이 되면 나들이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룬다. 황학루는 역사를, 구이산은 오늘을 나눠지며 그 시간을 잇는 어깨동무로 삶을 꽃피운다.

장강은 중국의 ‘전국구’ 강이다. 강을 따라 수많은 도시가 숨을 쉬기 때문이다. 중국 중부의 성도 우한이라고 다르지 않다.

우한 황학루. 사진|강석봉 기자

황학루는 후난성 악양의 악양루(岳陽樓), 장시성 난창의 등왕각(騰王閣)과 더불어 중국의 3대 누각(樓閣)이다.

황학루는 중국 삼국시대에 오나라가 세운 전쟁용 전망대다. 누각에 오르면 장강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강 위로 화물선과 여객선이 지나가고 강 건너편에는 또 다른 도시 한양이 펼쳐진다. 이곳엔 서울이 숨어 있다. 동네이름이 한양이요, 구이산에는 남산타워를 빼닮은 방송탑이 있다.

황학루가 중국에서 손꼽히는 누각이 된 이유는 중국 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덕이다. 8세기 당나라 시인 최호가 지은 ‘황학루’가 추앙을 받는다. 동시대 최고 시인인 이백 마저 꼬리를 내렸다. 황학루에 올라 시를 쓰려던 이백은, 최호가 쓴 시 ‘황학루’를 보고 감탄해 붓을 놓았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최호의 시는 간판이 됐다. 황학루 입구 광장에서 반대편으로 내려오다보면 돌 위에 영원처럼 새겨졌다. 황학루에서 장강을 바라보며 이 시를 떠올리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하지만 황학루는 천년을 오롯이 버텨내지 못했다. 여러 차례 전쟁을 거치며 화재로 사라졌다가 다시 세워졌다. 지금의 모습은 1980년대에 복원됐다.

황학루 앞의 대종. 돈만 내면 누구나 종을 칠 수 있다. 사진|강석봉 기자

황학루에 서면 경박스런 종소리가 시도때도없이 울린다. 맞은편에 커다란 종이 있는데, 돈만 지불하면 누구나 종을 칠 수 있다. “댕댕댕~댕댕댕”

귀 막고 최호의 ‘황학루’를 떠올리며 장강을 바라보기 좋은 시간은 해질녁 무렵이다. 황힉루는 겉보기엔 5층이지만 실내는 7층 구조다. 각 층마다 보이는 풍광이 다르며, 황학루의 꼭대기가 장강 최고 조망지다.

황학루에서 강을 바라보면 철교 하나가 놓여있다. 장강대교다. 1957년에 완공된 이 다리는 중국 최초의 장강 철교로 알려져 있다. 2층 구조로 아래엔 철도, 위층엔 자동차가 달린다. 중국 현대화의 상징 같은 존재이자 중국을 남북으로 잇는 중요한 다리라 중국군이 지키고 있다.

구이산에서는 삼국지 이야기를 다룬 지음전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강석봉 기자
구이산은 정상까지 전기차가 운영된다. 사진|강석봉 기자

구이산에 최근 새로운 문화 공간이 문을 열었다. ‘지음전’ 공연이다. ‘지음’이라는 말은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를 뜻한다. 춘추시대 거문고 연주자 ‘백아와 종자기’의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다. 바로 이 ‘지음’ 전설의 배경이 구이산 일대다.

관람객은 공연 전 한푸(汉服) 체험과 테마 공간 관람을 즐기며 ‘삼국지’ 시대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구이산 지음전 공연. 사진|강석봉 기자
구이산 지음전 공연. 사진|강석봉 기자

공연은 영웅 중심 서사가 아니라 노숙의 시선에서 적벽대전을 바라본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공연은 식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우한의 새로운 야간 관광 콘텐츠다.

구이산 지음전 공연은 식사를 하면서 즐길 수 있다. 사진|강석봉 기자

色…구공산에서 일출·폭포 찾아 트레킹

구공산은 후베이성 우한에서 차로 약 두 시간이 걸린다. 후베이성 남동부에 있다. 중국에서는 ‘강남의 명산’으로 불린다. 일출명소이자 여름 피서지로 유명하다. 이 즈음은 비수기라 한적한 호수와 도교 사원, 산 아래에 폭포와 협곡이 있어 힐링 여행지로 변신했다.

구공산 석룡협 트레킹. 사진|강석봉 기자

구공산은 문자 그대로 ‘아홉 개의 궁전 같은 봉우리가 있는 산’이라는 뜻이다. 최고봉 높이는 약 1583m, 여름 평균 기온은 20℃ 내외다. 한여름엔 40도가 넘는다는 우한의 폭염을 피해 머무는 피서지로 제격이다.

구공산 석룡협 트레킹. 사진|강석봉 기자

산 정상 부근은 비교적 평탄한 고원 지형으로 형성되어 있어 중국 남방 산지 가운데 가장 독특한 고산 풍경을 만든다. 특히 구름이 많아 운해(雲海)와 일출 풍경이 유명하다.

구공산 동고포 일출. 사진|강석봉 기자

구공산 정상 부근에는 동고포(铜鼓包)라는 전망대가 해발 약 1500m 높이에 있다. 새벽이 되면 어둠 속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여행자들이 산길을 따라 동고포로 오른다.

구공산 동고포 일출. 사진|강석봉 기자

붉은 태양이 구름 위로 떠오르고 산 능선과 풍력발전기, 구름이 동시에 빛나는 풍경은 산수화 속 한 장면을 연출한다.

구공산 운중호. 사진|강석봉 기자
구공산 운중호. 사진|강석봉 기자

구공산의 또 다른 풍경은 운중호(云中湖)에서 만날 수 있다. 이름 그대로 ‘구름 속의 호수’라는 뜻이 명징하다. 산 정상 부근에 자리한 산정호수로 지상 풍경이 호수 명경에 데칼코마니를 이룬 모습이 아름답다. 호수 주변에는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도시의 소음과는 단절된 곳이라, 스마트폰은 잠시 꺼둬도 좋겠다.

구공산에는 도교 사원이 여럿 있지만 그중 대표적인 곳이 서경궁(瑞庆宫)이다. 서경궁은 송나라 때 세워졌다. 당시 이곳은 황제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도교 성지다. 이러한 이유로 서경궁은 ‘황제의 장수를 기원하는 궁전’이라는 뜻의 ‘만수궁(万寿宫)’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구공산 도교사원 서경궁. 사진|강석봉 기자
구공산 도교사원 서경궁. 사진|강석봉 기자

사원 입구에 구룡벽(九龙壁)이 있다. 구름 속을 가르며 움직이는 아홉 마리의 용이 새겨져 있다. 중국 문화에서 용은 황제와 권위를 상징한다.

구공산 도교사원 서경궁. 사진|강석봉 기자

중국 전통 윤리 사상을 보여주는 이십사효(二十四孝) 대리석 조각상도 만날 수 있다. 부모에게 효를 다한 24가지 이야기를 담은 고전 이야기로, 중국 전통 사회의 중요한 덕목인 효와 가족 윤리를 상징한다.

구공산 석룡협 트레킹. 사진|강석봉 기자

구공산에서 내려오면 협곡이 있다. 바위와 폭포가 이어진 석룡협(石龙峡)이다. 협곡은 약 7㎞의 트레킹 코스를 품었다. 운중호와 서경궁을 지나 케이블카 입구에 들어서면 협곡 트레킹이 시작된다. 석룡협은 ‘돌로 된 용이 누워 있는 협곡’이라는 뜻이다. 협곡을 천천히 걸으면 2시간 정도 걸린다. 물소리가 시원하게 울리고 숲 그늘이 이어진데다 계곡에서 불어오는 공기가 신산해 천연 에어컨 같은 트레킹 코스다. 트레킹의 끝은 텐츠다오셰 폭포이고, 그 코스 중간엔 텐징탄이 새롭게 꾸며져 차와 음료, 과일을 즐길 수 있다.

味…힐링입은 소박한 입 맛, 신박한 온천

셴닝 무이공사 무 조형물. 사진|강석봉 기자

중국 후베이성 남부에 있는 셴닝은 ‘온천의 도시’다. 게다가 ‘중국 무(萝卜)의 고장’이기도 하다.

먼저 여기 무는 달다. 햇볕에 말려지는 무를 슬쩍 집어 먹어봐도 알 수 있다. 셴닝 외곽 농촌의 지역 특산물인 무는 관광단지 무우공사(萝卜公社)를 통해 관광 자원이 됐다. ‘무의 공동체’라는 뜻의 이곳은 농업과 관광을 결합한 중국식 농촌관광 모델이다. 인근에 테마파크로 ‘건설’된 이탕 온천지구와 더불어 웰니스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낮에는 농촌에서 무 수확 체험을 하고, 저녁에는 온천에서 몸을 푸는 일정이다.

셴닝 무우공사를 돌아볼 수 있는 전기차가 배치되어 있다. 사진|강석봉 기자

셴닝시 셴안구 가오차오진에 위치한 무우공사라고 촌스럽지 않다. 농업 생산과 관광,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한 농촌 복합 관광단지다. ‘농업 6차 산업’ 모델로 불리는 이런 형태는 농업 생산(1차 산업), 가공·판매(2차 산업), 관광·체험(3차 산업)을 결합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무우공사의 농경지에서는 실제 무 재배되고 있다. 무 수확철이 되면 관광객이 직접 무를 수확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열린다. 방문객들은 무 수확 체험, 농가 음식 체험, 농촌 생활 프로그램, 전원 풍경 산책 등을 경험할 수 있다.

무우공사에서는 무를 단순한 채소로 머물게하지 않는다. 마을 식당에서는 무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무국, 절임무, 무 볶음 요리, 무를 넣은 농가식 찜요리 등 소박한 농가 음식로 여행자에게 미식을 서비스한다. 무국은 이곳의 대표 메뉴로 소박해서 맛있다. 무 수확이 끝난 요즘엔 유채꽃이 노란 물결을 이루고 있다.

셴닝에서 무 수확이 끝난 초봄, 유채꽃이 지천을 이룬다. 사진|강석봉 기자
셴닝 유채밭은 인생샷 핫플이 된다. 사진|강석봉 기자
센닝 무이공사 여행객 저녁 이벤트. 사진|강석봉 기자

이곳 무는 엄청나게 크다. 하지만 갓 뽑은 생무의 국내 반입은 금지다. 다만 무말랭이의 통관은 가능하다.

셴닝 이탕온천지구, 시간대별로 가수 공연도 펼쳐진다. 사진|강석봉 기자
셴닝은 온천 여행지다. 이탕온천단지는 새롭게 편의시설을 대단위로 증축했다. 사진|강석봉 기자

셴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온천이다.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온천 도시다. 대표적인 온천 지역인 셴닝 온천(Xianning Hot Spring)에는 리조트와 노천탕이 꼬리를 물고 조성되어 있다.

셴닝 이탕온천지구 입구. 사진|강석봉 기자

이 중 올해 새롭게 문을 연 대형 온천 리조트 셴닝 이탕 온천(Xianning Yitang Hot Spring Resort)는 총 11만5000㎡ 규모의 대형 온천 휴양단지로 조성됐다. 자연 온천, 숙박, 식사, 휴양 프로그램을 한곳에 모은 원스톱 온천 리조트로 알려져 있다.

온천수는 셴닝 지역에서 1400년 이상 사용되어 온 천연 온천수로 알려져 있으며, 칼슘과 황산염이 포함된 온천수로 피부에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답사지원 뚱딴지여행

이탕온천지구 소금방. 사진|강석봉 기자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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