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필요 없다" 미국과 전 세계에 '노 킹스' 시위…"미국서만 900만명 추산"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소불위 권력 남용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28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다시 일어났다. 이란 전쟁 반대 목소리까지 더해지면서 유럽, 중남미, 아시아태평양 등으로도 ‘노 킹스’ 시위가 확산했다.
CBS뉴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전쟁에 대한 반대와 트럼프 대통령의 전횡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미 전역과 유럽에서 대거 시위에 나섰다.
시위 주최측은 미 50개주에서 ‘노 킹스’ 행사가 3100개 이상 열린다면서 약 약 900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6월 500만명, 10월 700만명에 이어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특히 반 트럼프 시위는 대도시뿐만 아니라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아이다호, 루이지애나 주 같은 공화당 표밭과 경합 주 교외 지역으로 확산했다.
시위 중심에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총탄에 시민 2명이 숨진 미네소타주가 자리했다. CBS에 따르면 미네소타 세인트폴에서 시민들이 대거 시위에 나서 구호를 외쳤다. 세인트폴은 미네소타 주도이자 미시시피강을 경계로 미니애폴리스와 나뉘어 있는 대도시다. 두 도시를 합쳐 트윈시티라고도 부른다.
CBS는 일부 시위대가 성조기를 거꾸로 들었다. 이는 역사적으로 조난 신호로 저항을 상징한다.
세인트폴 시위에서 팝스타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무대에 올라 ‘스트리츠 오브 미니애폴리스’를 불렀다. 이 노래는 스프링스틴이 ICE의 총탄에 숨진 르네 굿과 알렉스 프레티를 추모하며 만든 곡이다. 그는 추운 겨울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이민 단속을 비판하기 위해 모인 미네소타 시민들에게 이 노래를 헌정했다.
스프링스틴은 노래를 하기 전 굿과 프레티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사람들이 계속해서 ICE에 저항해 나머지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의 굳건함과 의지가 우리에게 이것이 여전히 미국이라는 것을 말해준다”면서 “이 반동적인 악몽(reactionary nightmare)과 미 도시들에 대한 침공은 설자리가 없다”고 선언했다.
세인트폴 시위에는 포크송 가수 조안 바에즈, 배우 제인 폰다,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등 거물급 인사들이 참여했다.
시위대의 주요 요구 사항은 이란 전쟁 중단이었다.
시위대는 트럼프 행정부의 ‘에픽 퓨리 작전’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을 넘어 전면전으로 치달을 것이라며 반대했다.
특히 추가 병력이 중동 지역에 배치된 것으로 이날 확인된 가운데 시위대는 지상군 투입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란 원유 저장소 장악이나 하르그 섬 점령 같은 지상군을 필요로 하는 전략은 이라크 전쟁, 또는 그보다 더 참혹한 늪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에서는 전쟁을 하려면 의회를 거쳐 선전포고를 해야 하지만 트럼프가 이를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확전을 추진하려 한다는 점이 부각됐다. 시위대는 이런 ‘군주적 행태’에 반대한다며 “왕관을 내려놔라, 광대야(Put down the crown, clown)”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아울러 이란 정권 교체보다 미국 내 정권 교체가 우선이라며 “정권 교체는 집에서부터(Regime change begins at home)”이라는 구호도 나왔다.
시위대는 아울러 공격적인 이민 단속과 추방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미국과 국경을 맞댄 캐나다에서는 양대 도시 토론토와 밴쿠버에서 시위가 열렸다. 캐나다 시위대도 ‘노 킹스’ 구호를 외쳤다.
미국 ‘앞마당’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미주 대륙 남쪽에서도 대도시 시위를 통해 미국의 개입주의를 비판했다.
바다 건너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로마와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에서 시위대가 “노 킹스, 노 워” 구호를 외쳤다.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에서도 시위대가 전쟁 반대 구호를 외쳤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이슬람 국가들도 이란 공격을 반대하는 대규모 규탄 시위가 열렸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런 대규모 시위가 민심을 반영한 것이 아닌 ‘좌파’의 획책이라고 규정했다. 백악관은 좌파 자금 네트워크의 결과물이라며 트럼프를 혐오하는 이들이 심리 치료를 하는 ‘트럼프 혐오 치료 세션’이라고 비아냥거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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