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학향기] 고대 로마 의사들은 똥을 약으로 썼다?

이준기 2026. 3. 2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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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먹고, 상처가 나면 소독약을 바른다.

2000년 전 고대 로마 사람들의 기록을 보면 깜짝 놀랄 처방들이 가득하다.

하이에나, 악어 등 온갖 동물의 똥은 물론 사람의 대변까지 약으로 쓴 것으로 기록돼 있을 정도다.

이 유리병이 발견된 베르가마라는 곳은 고대 로마에서 최고의 의사로 손꼽혔던 갈레노스의 고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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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먹고, 상처가 나면 소독약을 바른다. 그런데 약이 지금처럼 발달하기 훨씬 전에는 사람이 아프면 어떤 약을 썼을까?

2000년 전 고대 로마 사람들의 기록을 보면 깜짝 놀랄 처방들이 가득하다. 하이에나, 악어 등 온갖 동물의 똥은 물론 사람의 대변까지 약으로 쓴 것으로 기록돼 있을 정도다. 지금 보면 황당하지만, 당시 의사들은 진지하게 내린 처방이었다.

오랫동안 이 기록들이 실제로 쓰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책에만 적혀 있을 뿐, 진짜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박물관 창고에서 잠자던 유리병 하나가 드디어 그 증거를 내놓았다.

튀르키예 연구팀은 베르가마 박물관 창고에 있는 고대 로마 시대 유리병들을 조사하다가 병 안에 딱딱하게 굳은 찌꺼기가 있는 걸 발견한 것이다.

이 병들은 고대 로마에서 향수나 화장품을 담던 평범한 작은 병이었다. 그럼 이 안에 있는 찌꺼기는 향수나 화장품이 굳은 걸까?

연구팀은 찌꺼기를 긁어내 어떤 성분으로 이뤄져 있는지 정밀하게 분석했다.

일러스트=감쵸 작가


분석 결과, 찌꺼기 안에서 '코프로스타놀'이라는 물질이 검출됐다. 이 물질은 사람이나 동물의 대변에서만 발견되는 특별한 성분이다.

연구팀은 이 물질의 비율을 꼼꼼히 분석해 찌꺼기가 동물이 아닌 사람의 대변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향수병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대변이 담겨 있었던 유리병이었다.

그리고 여기엔 타임이라는 허브의 향기 성분도 함께 나왔는데, 당시 의사들이 지독한 똥 냄새를 감추려고 향이 강한 허브를 섞은 것으로 보인다.

이 유리병이 발견된 베르가마라는 곳은 고대 로마에서 최고의 의사로 손꼽혔던 갈레노스의 고향이었다. 갈레노스는 대변을 이용한 처방을 스무 번도 넘게 기록으로 남겼는데, 이번 발견으로 그 처방이 실제로 환자에게 쓰였다는 증거인 셈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오늘날에도 똥을 이용한 치료법이 있다. 건강한 사람의 장 속 세균을 환자에게 옮겨줘서 장을 건강하게 되살리는 치료법으로, 장에 문제가 생긴 환자들에게 실제로 쓰이고 있다.

물론 고대 로마 의사들이 세균의 존재를 알았을 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2000년 전 기록과 유물은 당시 사람들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는 걸 보여준다. 박물관 창고에 잠들어 있는 유물이 아직 많은 만큼 앞으로 또 어떤 놀라운 비밀이 밝혀질지 기대된다.

<KISTI 제공>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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