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의 감성, 골프美학] 핀 위치, 프로대회에서도 이렇게까지 꽂지는 않는다

독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분은 구력 10년 차 된 40대 후반이라 소개하면서 너무도 궁금해서 연락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골프장에 꽂는 핀 위치는 룰로 규정해 놓은 건지와 왜 골프장마다 이리 상식 이하의 위치에 꽂아 놓느냐"는 것이었다.
필자는 "룰로 규정해 놓은 것은 없으며 단지 골프장 코스관리부에서 자신들만의 운영 매뉴얼은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독자분은 "골프를 즐기러 간 것이 아니라 시험장에 갔다 온 느낌이라면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핀 위치인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사실 지난해 한 언론사가 설문조사한 "골프장 시설 이용 시 가장 불만스러운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골퍼의 배려 없이 꽂아 둔 핀 위치에 화가 난다"는 내용이 가장 많았다.
필자 역시 많은 골프장을 다녀 봐도 그린 핀 위치가 고객을 배려해 꽂은 곳은 그리 많지 않았다. 마치 최근 골프장 그린 '핀' 관리가 트렌드인가 싶을 정도로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까다로운 곳에 많이 꽂혀 있었다. 소위 솥뚜껑이라고 표현하는 마운드 내리막 중간에 꽂질 않나, '그린 좌측 끝, 우측 끝' 아니면 '그린 앞쪽 끝이나 뒤쪽 끝'에 꽂는다. 더 황당한 것은 벙커가 도사리고 있는 그린 맨 앞쪽에 핀을 꽂아 4명 중 3명이 벙커에 빠지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대한골프협회 설명은 프로 대회와는 달리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우 핀 위치는 코스 레이팅에 가까운 성적을 낼 수 있도록 교육을 한다고 했다. 또한 6번 아이언 이하의 롱아이언을 사용할 때는 벙커 바로 뒤에 핀은 꽂지 말라고 교육한다는 것이다. 대신 그린 중간이나 뒤쪽에 핀을 꽂아 골퍼들의 플레이를 지나치게 애먹이면 안 된다. 반면 쇼트아이언일 경우엔 벙커 바로 위쪽에 위치해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여기에 그린 좌우, 전후 끝 쪽에 핀 위치를 정할 때는 두 클럽 정도와 4발자국 거리에서 핀을 위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지어 코스관리 직원 중 골프를 하지 않다 보니 핀 위치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본인의 느낌대로 핀 위치를 정해서 꽂는다. 예전엔 충분한 인력으로 인해 코스관리 팀장이 핀 위치와 교체 시기까지 정해줬지만 요즘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골프장 측의 설명이다.
국내 골프장 대부분은 이런 기본 매뉴얼을 무시한 채 골프장 그린 관리 측면에만 집중되어 있다. 이에 대해 A골프장 코스관리 전문가에게 이유를 묻자 "가장 큰 이유가 그린키퍼를 구하기 힘들어서라"고 했다. 또 하나의 이유는 "페어웨이와 그린, 티잉그라운드가 망가지면 모든 것이 코스관리 책임으로 돌아온다"며 방어적인 코스 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었다. 그렇다고 퍼트한 거리보다 내리막을 타고 볼이 홀을 더 지나가면 그린 답압은 더 많다.

골퍼를 위한 서비스는 사라지고 직원들의 그린 관리 차원에서만 핀 위치를 운영하면서 골퍼들의 충성도를 바라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일반적으로 볼이 그린 온이 되면 고객은 보다 쉽게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 그린에서 3퍼팅을 하게 되면 당연히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다. 왜 골퍼의 기분과 마음을 헤아리는 코스관리 운영을 하지 않는가.
골프장의 철저한 시각에서 골프장이 운영된다면 언젠가는 골퍼들은 등을 돌리고 그로 인해 골프장은 후회할 날이 올 수 있다. 지금이라도 잘못됐다면 고치고 문턱이 높다면 낮춰야 한다. 이제 골프장의 보스는 오너도, CEO도 아니다. 지난해 골프장 내장객이 100만 명이 줄었다. 어쩌면 올해도 비슷한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국내 사업 업종 중에 영업부 없이 운영되는 곳이 있을까. 골프장이 유일하다. 아주 작고 사소한 동기 하나가 나비효과처럼 골프장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그동안 간과되어 온 핀 위치가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면 이제 골퍼의 시선과 생각을 잘 살피고 깊이 통찰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골프장 가서 라운드한 것이 아닌, 시험 치고 온 기분이라는 말이 나와서는 안 되지 않을까.
글, 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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