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 현대건설이 GS칼텍스에 베푼 지극히 합리적인 ‘자비’가 쓰라린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반면 현대건설은 지난 13일 도로공사가 흥국생명을 꺾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면서 2위가 정해졌기에 GS칼텍스전에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주전인 김다인(세터), 양효진, 김희진(미들 블로커), 자스티스, 이예림(아웃사이드 히터), 카리(아포짓 스파이커), 김연견(리베로)까지 모두 뺐다. 지극히 합리적인 운영이었다. 괜히 주전을 뛰게 했다가 다치게 하면 봄 배구라는 대사를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스포츠에 만약은 없다지만, 지난 18일 현대건설이 주전을 총출동시켜 GS칼텍스를 이겼다면, 아니 지더라도 풀세트까지 승부를 끌고가 승점 3을 챙기는 것에 생채기를 내며 GS칼텍스의 봄 배구행을 좌절시켰다면, 지금의 봄 배구 양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현대건설이 실바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한 건 아니었다. 1,2차전 합쳐 7개의 블로킹을 잡아냈다. 다만 GS칼텍스는 실바가 막혀도 실바에게 또 올렸다. 쓰리 블로킹을 상대하는 실바가 투 블로킹을 상대하는 유서연, 레이나, 권민지 등 아웃사이드 히터들보다 훨씬 나은 공격옵션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GS칼텍스의 배구를 ‘몰빵배구’, ‘실바칼텍스’라며 폄하하지만, 오로지 승리만이 지상과제인 포스트시즌에선 슈퍼 에이스의 공격 점유율을 극대화해서라도 승리 확률을 높이는 게 맞다. 몰빵배구는 상대에게도 블로킹이나 수비를 더 용이하게 만들기에 위험성이 높은 전술이다. 몰빵배구를 향한 비난과 비판은 한 선수에게 50% 이상을 몰아주고도 패했을 때만 가능하다. 이겼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몰빵배구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팀 공격의 50%, 그 이상을 책임져줄 수 있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지난 에이스와 그런 에이스를 뒷받침하는 동료들의 헌신과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이 동반되어야만 승리로 구현될 수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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