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영재' 유예린-하리모토 미와의 ‘한일 이중주‘ [유병철의 스포츠 렉시오]
유예린-미와 2008년 동갑내기 탁구신동
한일 탁구명가 출신
현재까지는 미와의 완승, 역전은?

[더팩트 ㅣ 유병철 전문기자] # 일찌감치 한국과 일본의 여자탁구 기대주로 꼽힌 유예린(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하리모토 미와(이하 미와)는 2008년생 동갑내기입니다. 전자는 ‘한국 탁구의 레전드’ 유남규 감독(한국거래소)의 외동딸이고, 미와는 일본으로 귀화한 중국커플(장유-장링)의 슬하에서 태어났죠. 유예린과 미와 모두 출생부터 ‘탁구’를 새기고 나왔고, 어려서부터 탁구영재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둘은 주니어 시절 각각 한국과 일본에서 또래를 압도하는 빼어난 성적을 냈습니다. 개인적으로 2018년 8월 두 선수가 한국과 일본에서 초등부 우승을 차지했을 때 ‘10년 뒤 한일여자탁구는 유예린 vs 하리모토의 대결구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미와의 5살 오빠 하리모토 도모카즈(현 세계랭킹 4위)는 일찌감치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 8년이 지났습니다. 둘의 16살은 어떨까요? 먼저 미와입니다. 지난 3월 15일 열린 2026 WTT 챔피언스 충칭 대회에서 중국이 자랑하는 신예 콰이만을 게임스코어 4-3으로 꺾고 우승했습니다. 챔피언스 대회는 WTT투어 중 그랜드스매시 다음 레벨로, 세계 톱랭커들이 의무적으로 출전하는 큰 대회입니다. 여기서 일본의 16세 소녀가 정상에 올랐으니 술렁인 겁니다. 미와가 중국계인 것을 잘 아는 중국팬들은 ‘창씨 개명’ 운운하며 반감을 드러내면서도 놀라운 성장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4년 만에 안방에서 우승을 놓치며 중국의 탁구 철옹성에 금이 갔기 때문입니다. 앞서 미와는 지난 1월 일본 최고 권위의 대회인 전일본선수권에서 일본의 간판 하야타 히나를 꺾고 정상에 올랐죠. 현재 세계 5위인 미와는 ‘한국 여자탁구의 간판’ 신유빈(14위)에게도 절대 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미와가 일본 제패에 이어 중국까지 넘어서고 있을 무렵 유예린은 대조적으로 태극마크를 박탈당했습니다. 유예린은 세계랭킹으로 국가대표에 자동선발됐는데, 대한체육회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고, 결국 지난 3월 17일 대한탁구협회는 유예린을 국가대표에서 제외했습니다. 탁구협회는 남녀 10명의 국가대표에, 추가로 10명의 체육회 인정 대표를 뽑습니다. 아직 선발전이 남아 있지만 유예린은 한국 톱20에도 확실히 들지 못한 겁니다. 여기에 특혜 논란도 일었습니다. 전에 없던 주니어 선발규정이 만들어졌는데, 이때 아버지 유남규 감독이 대한탁구협회 실무부회장 겸 경기력향상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이죠. 탁구계에서는 무리하게 ‘아빠 찬스’를 쓰려다가 이미지를 구겼다는 평이 많습니다. 마침 비슷한 시기 세계최강인 한국 양궁에서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파리올림픽 3관왕 임시현이 탈락했습니다. 스포츠를 떠나 무슨 일이든 특혜는 진정한 실력향상에 되레 독이 되죠.
# 지난 8년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미와는 한결같았습니다. 일반 초-중-고교를 다니며 아버지인 하리모토 유, 그리고 오빠 도모카즈와 함께 훈련했습니다. 중간중간 대표팀 소집훈련에 참가하면서요. 반면 유예린은 변화가 심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각각 소속팀에서 갈등을 겪으며 전학을 했고, 고등학교 대신 실업팀 직행을 택했습니다. 실업팀도 이미 한 차례 소속을 바꿨지요. 유남규 감독은 평소 "나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예린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무남독녀에 대한 애정이 대단합니다. 딸에게 최고의 환경을 만들려고 늘 얘를 씁니다. 딸을 위한 이사만 5번이 넘을 정도입니다. 미와의 부모도 훌륭한 탁구선수였지만 유남규 감독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그런데 자녀교육에서는 사뭇 다른 결과가 빚어지고 있는 겁니다.

# 이렇듯 유예린은 미와의 한일 라이벌 구도에서 지금까지는 확실히 뒤졌습니다. 하지만 미와가 워낙 잘해서 그렇지 따지고 보면 유예린도 현재 세계 60위로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시간이 많습니다. 전통적으로 한국탁구가 세계를 제패한 것은 20세 안팎이었습니다. 이에리사(전 국회의원)가 1973년 ‘사라예보 신화’(한국의 구기종목 사상 첫 세계제패)를 쓸 때,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현정화(마사회 감독)가 복식 금메달을 딸 때 모두 19세였습니다. 유남규의 서울 올림픽 남자단식 우승도 20세, 유승민(현 대한체육회장)의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은 22세였습니다. 마침 2028년 LA 올림픽은 유예린이 20세가 되는 해입니다. 한국 탁구는 큰 무대에서 빛을 발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남은 2년여 유예린이 폭풍성장해 미와에게 역전승을 거두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이제 라이벌 미와를 잡으면 바로 세계정상권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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