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 공천’ 강조했지만…내홍에 가처분 신청, 삭발까지

이상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lee.sanghyun@mk.co.kr) 2026. 3. 2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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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총선, 지난해 대선에 연달아 참패한 국민의힘.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는 주호영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 배제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전날 진행했다.

이 위원장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리 지키는 정치가 아니라 판을 뒤집는 정치"라며 완고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지만, 정가에서는 그의 '혁신 공천'을 놓고 여러 해석이 따라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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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오프 반발에 당 안팎 ‘시끌’
법적 분쟁 불사하는 野인사들
일각서 비박·친이 배제 해석엔
이정현 “국민이 바꾸라고 해서”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초단체장 면접을 앞둔 예비후보자가 승강기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2년 전 총선, 지난해 대선에 연달아 참패한 국민의힘.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까지 ‘쓰리-아웃’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 속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제시한 공천 기준은 확고했다. “누군가를 떨어트리기 위한 공천이 아니라, 이길 사람을 세우기 위한 공천”이란 것.

이를 위해 이 위원장이 당 지도부와의 오찬 자리에 임명장 수여식까지 고사했다지만, 공관위의 결정을 둘러싼 당내 잡음은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다. ‘컷오프(공천 배제)’된 이들은 법원의 판단을 촉구하고 나섰고, 일부는 급기야 삭발과 단식 등 극한 투쟁까지 나섰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는 주호영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 배제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전날 진행했다. 당 공관위가 주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3명을 컷오프 한 지 불과 엿새 만이다.

법정 다툼이 속전속결로 이뤄진 배경에는 주 의원의 강한 반발도 작용했지만,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컷오프가 무효가 돼 당의 경선 일정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 의원은 가처분 인용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지난 2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자신을 6·3 지방선거 공천에서 배제(컷오프)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결정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심문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의 컷오프에 반발해 가처분 신청을 낸 게 주 의원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8일에는 현역 광역단체장 중 처음으로 컷오프된 김영환 충북지사가 서울남부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김 지사는 공관위의 컷오프 결정에 반발하며 삭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법리 다툼까지 번지지 않았어도 극한 투쟁에 나선 사례가 다수다. 지난 23일에는 포항시장 경선 후보에서 컷오프된 김병욱 전 의원이 국회에서 삭발했고, 이튿날에는 경기 고양시장 도전이 좌절된 오준환 전 경기도의원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삭발, 단식에 돌입했다.

내홍이 연일 외부로 표출되는 데다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중진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도 납득하지 못하고, 당원도 승복하지 못하는 공천이라면 다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 위원장께서는 사람을 자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길 사람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며 “그렇다면 지금 대구 공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장동혁 대표를 향해서도 중진 연석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의원 비례 청년 공개 오디션 본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위원장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리 지키는 정치가 아니라 판을 뒤집는 정치”라며 완고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지만, 정가에서는 그의 ‘혁신 공천’을 놓고 여러 해석이 따라붙고 있다. 또 현역 광역단체장들이 대거 단수 공천된 점을 놓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는 과거 친박(親박근혜) 인사로 분류됐던 이 위원장이 대체로 비박(非박근혜)·친이(親이명박)계를 향해 날을 세웠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이 위원장도 이를 인식한 듯 지난 21일 SNS를 통해 “국민이 바꾸라고 해서 바꾸는 것”이라며 에둘러 논란을 잠재웠다.

당내에서는 공관위가 컷오프된 이들에 대해 공천 배제 이유 등에 대해 자세히 소명할 필요가 있다는 아쉬움도 묻어난다. 법정 다툼과 삭발, 단식 등을 불사할 만큼 반감이 큰 상황이 이어지면 향후 선거 유세 지원 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다선이자 원내 어른 격인 주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공개적으로 언급할 정도로 (당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들끓고 있다”며 “보수 표심이 분산되면 대구시장까지 더불어민주당에 내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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