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투어리즘’ 오명에…성매수자 처벌 검토 나선 일본

유태영 2026. 3. 2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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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업소보다 손님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다. 상대는 70%가 외국인이었다."

일본 도쿄 가부키초 오쿠보공원 일대에서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서 있는 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3년 전까지 오쿠보공원 인근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22세 여성은 NHK방송에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넘어가 성매매를 했지만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며 "성을 사는 쪽에도 벌칙이 마련되면 성매매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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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수남 10명 중 7명이 외국인”
SNS로 세계에 퍼진 도쿄 거리 성매매
다카이치 “성매매 근절 대처” 공언
금지는 했지만 매수자 처벌은 없어
법무성, 전문가회의서 논의 시작

“풍속업소보다 손님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다. 상대는 70%가 외국인이었다.”

일본 도쿄 가부키초 오쿠보공원 일대에서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서 있는 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성매매를 목적으로 호객 행위에 나선, 이른바 ‘타친보’들이었다. 서 있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일본어 타친보는 거리의 성매매 여성을 통칭하는 말로 자주 쓰인다.

일본 도쿄 가부키초 오쿠보공원 일대의 성매매 여성 문제를 보도한 TBS방송 뉴스 화면. TBS 유튜브 캡처
경찰청 보안과가 지난해 매춘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20대 여성은 오쿠보공원 일대가 업소보다 손님을 구하기가 더 쉽다고 진술했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이 여성이 2년간 벌어들인 돈은 1억엔(약 9억4500만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여성이 체포될 당시 상대 남성은 대만인이었다. 관광 목적으로 방일한 대만 남성은 “오쿠보공원에 성매매가 가능한 여성이 있다는 걸 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대만뿐만이 아니다. 길거리에 여성들이 줄지어 서 있는 광경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한국 등 전 세계로 퍼졌다.

오쿠보공원의 성매매 여성들은 코로나19 대유행기를 거치며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입헌민주당 시오무라 아야카 의원은 “해외 매체에서 ‘일본은 새로운 섹스투어리즘 국가’라고 보도하고 있다. ‘일본은 여성의 존엄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국제적으로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에 “여성과 일본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이야기로, 매우 무거운 지적이다”라며 “매매춘의 근절을 위한 대처를 계속해 가겠다”고 답했다.

법무성에 따르면 2024년 검찰이 매춘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사건은 209건으로, 이 중 성매매 알선 등이 73건, 장소 제공이 71건, 권유 등이 28건이었다.

건수가 예상보다 적은 것은 현행 매춘방지법의 한계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성을 사고 파는 쪽을 모두 처벌하자는 법안이 여러 건 제출됐지만 ‘성매매 행위 자체를 단속하게 되면 실내 사생활에까지 수사 범위가 미쳐 인권침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모두 파기됐다.

결국 1956년 제정된 매춘방지법은 성매매를 금지하면서도 성매수자에 대한 처벌 규정은 뺐다. 성매매 권유나 접객 행위에 6개월 이하 구금형 또는 2만엔 이하 벌금, 성매매 장소 제공은 3년 이하 구금형 또는 10만엔 이하 벌금, 성매매 알선에 2년 이하 구금형 또는 5만엔 이하 벌금을 부과할 뿐이다.

성매수자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는 셈이다. 3년 전까지 오쿠보공원 인근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22세 여성은 NHK방송에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넘어가 성매매를 했지만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며 “성을 사는 쪽에도 벌칙이 마련되면 성매매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법무성이 지난 24일 전문가 검토회의를 열고 관련 규제 방안 검토를 시작한 것이다. 

판사, 검사, 변호사, 대학교수 등 11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검토회에서는 성매수자를 처벌 대상에 추가할지가 초점이 되고 있다.

히라구치 히로시 법무상은 “최근 거리 등에서의 성매매 권유 행위가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적절한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며 “전문가들의 폭넓은 지식을 토대로 충실한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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