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명목을 찾아서](37)에밀 다겟 신부와 천주교 대구교구청의 왕벚나무


그해 6월 23일 드디어 김 박사와 연구진 일행이 대구에 오고, 정 신부를 비롯해 박 교수, 필자, 대구수목원 유성태 연구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안익사 앞과 대건관 옆의 2그루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이때 정홍규 신부는 교구청 내 성직자 묘역의 다겟 신부의 묘소도 안내했다.
이에 김 박사는 지금까지 왕벚나무를 연구해 오고 있지만 다겟 신부의 묘소가 대구에 있다는 것과 학계에서는 타케로 부르는데 다겟인 것도 처음 알았으며 발음상 일본인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어 이후 묘비명에 적힌 것과 같이 다겟(Taquet)으로 통일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1931년 성유스티노 신학교 교장을 역임하고, 1945년 67세 때 고령으로 사임하고 은퇴해 지내다가 1952년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생전(1911년)에 일본 아오모리에서 사목 활동하던 같은 국적의 포리(Faurie R. P) 신부로부터 온주밀감 14그루를 얻어와 제주에 보급해 재배 농가의 소득을 올리는 데 이바지한 신부이기도 하다.

서귀포성당 면형의 집 뜰에 그때 일본에서 가져온 온주밀감 한 그루가 남아있어 직접 찾아가 사진도 찍은 일도 있었으나 아쉽게도 2019년 고사(枯死) 헀다고 한다. 제주 귤 재배사에 귀중한 사료인데 너무나 아쉽다.
그러나 정말 기쁜 소식은 일년 후 개최(2016년 4월4일)된 정홍규 신부가 주관한 "왕벚나무 통합생태론 컨퍼런스"에서였다. 영남대학교 박선주 교수는 국립산림과학원 김찬수 박사가 시행한 유전자 감식 결과와 달리 안익사 앞의 것과 성바오로수녀원 것 모두 다겟 신부가 최초로 발견한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천연기념물)와 유전자가 유사하다고 했다.
양 전문가의 연구 결과가 달라 아쉽기는 하나 이왕이면 동향의 영남대 박 교수의 연구 결과를 수용하고 싶다. 그렇다면 대구는 천연기념물 제1호였던 동구 도동 측백나무숲과 더불어 또 하나의 귀중한 생명 문화유산을 보유한 도시가 되기 때문이다.
다겟 신부는 왕벚나무 이외에도 섬잔대(Adenphora taquetii Leveille), 한라부추(Allium taquetii Leveille et Vaniot), 왕밀사초(Carex taquetii Leveille), 두메담배풀(Carpesium taquetii Leveille), 섬잔고사리(Diplazium taquetii C. Christensen), 반들고사리(Dryopteris taquetii C. Christensen), 갯취(Ligularia taquetii Nakai), 좀갈매나무(Rhamus aquetii Leveille), 제주가시나무(Rosa taquetii Leveille), 사슨딸기(rubus taquetii Leveille), 해변취(Saussurea taquetii Leveille et Vaniot), 한라꿩의 다리(Thalictrum taquetii Leveille), 뽕피나무(Tilia taquetii C. K. Schneider) 등 모두 15종의 식물을 발견해 우리나라 식물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신부였다.

이정웅 대구생명의숲 이사장, 전 대구시 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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