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JTBC, 안 사려는 지상파… 사실상 마지막 중계권 협상 나선다

박서연 기자 2026. 3. 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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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막 임박하자 이달 초 JTBC 대표이사 지상파3사 방문
JTBC, 80일 앞두고 중계권료 밝히며 "3월 말 지나면 재판매 불가능" 입장 발표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2025년 6월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 한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중미 월드컵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JTBC가 가진 중계권 재판매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JTBC가 지난 24일 “3월 말까지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 반드시 끝내야 한다”라고 입장을 낸 가운데, 오는 30일 JTBC와 지상파3사(KBS·MBC·SBS)가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 주재로 사실상 마지막 협상 자리를 갖는다.

27일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JTBC와 지상파3사는 오는 30일 김종철 위원장 주재의 조찬간담회를 통해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협상을 할 예정이다. 월드컵 중계를 위해 부스를 설치하는 등의 사전작업을 고려하면, 3월 말까지는 중계권 협상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서 협상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JTBC가 단독 중계해 지상파 직접수신 가구의 시청이 불가능했고, 금메달 획득 장면을 놓치는 등 실수가 잇따라 시청권 측면에서도 관심이 쏠린다.

JTBC는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료 1900억 원 중 온라인 중계권 판매분을 제외하고 중앙그룹이 750억 원을 부담할 테니, 지상파 3사가 각 250억 원을 부담해달라고 최종 제안했다.

그러나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처럼 JTBC의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판매도 쉽지 않다. 방송광고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적자 폭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온라인 중계권은 네이버가 확보해 지상파가 영상 재가공 등 활용할 수 있는 범위도 제한적이다.

앞서 전진배 JTBC 대표이사는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를 위해 지난 4일 MBC를 방문했는데, MBC 구성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 본부)는 이날 <시청권을 내팽개친 졸속 협상 우리는 JTBC의 들러리가 될 수 없다> 성명을 내고 JTBC를 향해 “졸속 협상으로 방송 생태계를 혼탁하게 만든 것은 물론, 해외 중계권료의 비정상적 폭등을 초래하는 악순환의 단초를 제공했다”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이어 JTBC가 최가온 선수의 스노보드 금메달 소식을 중계하지 못한 사실을 비판하며 “다가올 월드컵에서 공영방송이 JTBC의 무리한 요구를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면, 우리는 이에 대해 단호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 회사에도 경고한다. 중계권료를 천정부지로 올려놓고 심지어 패럴림픽은 구입조차 하지 않은 이번 JTBC의 졸속 협상에 대한 냉정하고 엄중한 평가가 선행되지 않는 한, 정치권과 방미통위의 일회성 압박에 떠밀린 월드컵 중계 협상은 결코 있을 수 없다”라고 했다.

며칠 뒤 KBS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KBS 소수 노조인 같이(가치)노조도 지난 6일 <수신료로 JTBC의 '도박빚'을 갚을 순 없다> 성명에서 “JTBC 대표이사가 오늘 KBS를 찾아온다고 한다. 사장을 만나 중계권 재판매 협상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JTBC가 KBS에 제시한 중계권 재판매 대가는 수백억 원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지난해 1천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낸 회사가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올해 관련 예산이 편성돼 있다고 해도 그 액수는 제시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라고 주장했다.

북중미 월드컵을 80일 앞둔 지난 23일 JTBC는 처음으로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료가 1900억 원이라고 밝히며 중계권을 비싸게 사들인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직전 대회인 카타르 월드컵 대회 중계권료는 1억300만 달러(한화 1558억1840만 원)였는데, 대회마다 오르는 인상분과 연 평균 물가 상승률이 반영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다음 날인 지난 24일에는 “3월 말이 지나면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중계는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JTBC가 이미 확보한 회선을 통해 지상파에 경기 신호를 보낸다고 해도 지상파가 받는 방법 등에 따라 미리 해야 할 작업이 있고, 이 과정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3월 말까지 중계권 재판매 협상은 반드시 끝내야 한다”라고 요청했다.

▲김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보편적시청권 제도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김현 의원실

한편 이번 JTBC 밀라노 코르티나 올림픽의 단독 중계 문제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보편적 시청권과 관련한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지난 27일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은 '중대한 국민관심행사'를 중계하려는 중계방송권자 등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중대한 국민관심행사의 중계권을 따낸 사업자는 △온라인 중계를 포함한 보편적 방송수단 확보할 것 △2개 이상 전국 단위 지상파를 포함한 보편적 방송수단을 확보할 것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앞서 지난 6일 김현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도 KBS와 MBC에서 올림픽과 월드컵을 볼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중계권자는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계약 당사자 △계약 기간 △총계약금액 △중계범위 및 매체별 권리 내용 △재판매 조건 및 제한사항 △그밖에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해 방미통위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등을 방미통위에 제출해야 하는 내용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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