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사랑만 통역한 게 아냐…알버타주가 통역한 두 개의 지구

문서연 여행플러스 기자(moon.seoyeon@mktour.kr) 2026. 3. 2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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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계 잇는 여행 통역사…캘거리
공룡의 수도· 붉은 행성…배드랜즈
설산과 호수의 세계…캐니디안 로키
이 사랑 통역 되나요 / 사진= 넷플릭스
통역은 언어를 하나의 창구를 거쳐 또 다른 언어로 바꾸는 일이다. 최근 선풍적 인기를 끈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 덕분에 ‘통역’이라는 말이 한층 가까워졌다. 작품 인기에 힘입어 ‘이 00 통역 되나요’ 식의 패러디가 쏟아졌고, 과학 전문지에서는 사랑이 정말 통역될 수 있는지 따져보는 분석까지 등장했다.

‘이사통’은 다중언어 통역사 주호진(김선호)과 글로벌 스타 차무희(고윤정)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작품이 두 사람 사이 사랑을 통역했다면 여행기자가 독자들에게 작품 속 여행지를 통역해보면 어떨까. 두 주인공의 사랑을 연결해준 여행지, 캐나다다.

AI를 활용해 제작한 캐나다 알버타주 지도
두 세계의 통역사…캘거리
캐나다 캘거리 센터 스트리트 다리 / 사진= 투어리즘캘거리(Anna Grebeshchuk_Tourism Calgary_orig)
두 주인공은 작품 속에서 연애 프로그램을 촬영한다. 그 시작은 캐나다 알버타주 최대 도시인 캘거리. 최근에는 웨스트젯 직항 노선이 생기며 한국인에게도 한층 가까워졌다. 캘거리가 알버타주의 통역사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이곳의 도시 풍경을 출발점으로 완전히 다른 두 여행지 가 갈라지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캐나다 풍경은 빠르게 바뀐다. 어제는 도시 캘거리였다가, 오늘은 붉은 배드랜즈였다가, 내일은 설산이 펼쳐진 캐나디안 로키로 이어진다. 이 변화는 드라마적 설정만은 아니다. 실제로 알버타주 여행을 하면 4~5일 안에 이 모든 풍경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

캐나다 캘거리 헤리티지 파크 / 사진= 알버타주관광청 (Travel Alberta)
캘거리를 중심으로 동쪽으로 이동하면 배드랜즈, 서쪽으로 이동하면 캐나디안 로키가 펼쳐진다. 캘거리는 여행자에게 정반대 매력을 지닌 여러 지역을 이어주는 가교, 즉 ‘통역’ 역할을 한다. 작품 속에서 캘거리가 통역해 준 ‘두 개의 지구’를 따라가 본다.
다른 행성 방불…배드랜즈
캐나다 배드랜즈 / 사진= 알버타주관광청(Travel Alberta)
캘거리에서 차를 타고 동쪽으로 향하다 보면 어느 순간 차창 밖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여기가 지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선 풍경. 붉은 행성 같은 배드랜즈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캘거리에서 드럼헬러와 배드랜즈까지는 차로 편도 약 135㎞, 1시간 30분 안팎이다.

레드디어강 일대에 펼쳐진 배드랜즈는 수천만 년에 걸친 침식으로 만들어진 지형이다. 이 지역 토양에는 철과 망간 같은 광물이 섞여 있어 붉은색과 갈색, 회색이 층층이 나타난다. 비가 온 뒤에는 진흙 표면이 번들거려 색감이 더 짙어진다.

배드랜즈 윌로우크릭 후두스 / 사진= 알버타주관광청(Travel Alberta)
후두스는 단단한 암석층이 위를 누르고, 아래의 부드러운 층이 오랜 시간 깎여 나가며 생긴 기둥형 바위다. 돌기둥 위에 버섯 모양 바위가 얹힌 듯한 실루엣이 이어진다.

홀슈 캐년은 이 지역 인상을 가장 또렷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차무희와 히로(후쿠시 소타)가 렌즈 찾기 소동을 해결한 뒤 오후 촬영을 진행한 곳이 바로 여기다. 드럼헬러 서쪽 약 17㎞ 지점에 있는 거대한 U자형 협곡이다. 절벽 단면에는 공룡이 살던 백악기 지층이 줄무늬처럼 드러나 ‘시간의 단면’을 느끼게 한다.

캐나다 배드랜즈 드럼헬러 / 사진= 알버타주관광청 (Travel Alberta)
드럼헬러는 ‘세계 공룡의 수도’로 불리는 도시다. 이 일대는 약 7000만 년 전 아열대 늪지였고, 알베르트사우루스 같은 공룡이 살던 환경이었다. 19세기 말 지질학자 조셉 버 티렐이 이 지역에서 중요한 공룡 두개골을 발견하면서 세계적인 공룡 화석지로 알려졌다.

시내 곳곳에는 세계 최대급 티라노사우루스 조형물을 비롯한 공룡 조형물이 서 있다. 도로 표지판과 벤치, 기념품점 간판에도 공룡이 등장한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공룡 놀이공원처럼 느껴진다.

캐나다 배드렌즈 로얄티렐 박물관 / 사진= 알버타주관광청 (Travel Alberta)
그 흐름의 중심에 있는 곳이 로열 티렐 박물관이다. 이곳은 공룡을 중심으로 지구 39억 년 역사를 따라가는 전시로 유명하다. 1985년 문을 열었고, 1990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로열’ 칭호를 받았다. 공룡 골격 전시와 실제 발굴 현장 체험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비현실 끝판왕…캐나디안 로키
캐나디안 로키 밴프 설퍼산 곤돌라 / 사진= 알버타주관광청(Travel Alberta)
풍경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여행 사진을 올리기만 해도 반응이 뜨거운 곳이 있다. 작품 속 연애 프로그램 ‘로맨틱 트립’ 제작진이 왜 캐나다를 첫 만남 장소로 골랐는지 이해가 되는 곳이다.

에너지드링크 파워에이드를 쏟아 부은 듯한 호수 색, 그 뒤로 겹겹이 둘러선 설산. 이토록 비현실적인 풍경 속에서 사랑에 빠지지 않기란 쉽지 않다. 캐나디안 로키는 웅장한 규모로도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든다.

레이크 루이스 / 사진= 캐나다관광청 (Destination Canada)
밴프는 캐나다 최초 국립공원인 밴프 국립공원의 중심지다. 로키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들어오는 이름이기도 하다. 밴프의 대표 명소인 레이크 루이스는 실제로 보면 왜 ‘로키의 보석’이라는 별명을 가졌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여름이면 에메랄드빛 호수 위에서

카누를 탈 수 있다.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라치(Larch) 단풍 사이를 하이킹 할 수 있고, 겨울이면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산책과 스케이팅, 스노슈잉이 이어진다.

캐나디안 로키 라치밸리 / 사진= 알버타주관광청 (Travel Alberta)
캔모어는 밴프보다 한결 차분하다. 작품 속 두 주인공이 첫 키스를 나눈 조용한 호숫가는 쿼리 호수다. 호수를 둘러싼 숲과 산이 조화를 이루며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가을의쿼리 호수는 황금빛 나무와 설산이 함께 비치는 색감을 즐기기 좋다.

카나나스키스는 덜 알려진 로키다. 카나나스키스 컨트리는 9개의 주립공원과 1개의 야생보호구역이 모인 거대한 레저 지역이다. 방문객이 상대적으로 적어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면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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