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성폭행 후 하반신 마비 20대 여성, 끝내 사망…“고통받고 싶지 않다”

김보영 2026. 3. 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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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집단 성폭행 피해 후 투신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20대 여성이 오랜 법정 싸움 끝에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노엘리아는 2022년 남성 3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 같은해 10월 건물 5층에서 투신했다.

말기 환자가 아닌 20대가 안락사 승인을 받았으며 정신적 고통까지 안락사의 사유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현지는 물론 국제 사회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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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충격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하반신이 마비된 스페인 여성이 법원의 승인을 얻어 안락사했다. [스페인 방송 화면 갈무리]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스페인에서 집단 성폭행 피해 후 투신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20대 여성이 오랜 법정 싸움 끝에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매체 라나시온 등에 따르면 노엘리아 카스티요 라모스(25)는 이날 바르셀로나 소재 병원에서 의료진의 조력을 받아 안락사했다.

노엘리아는 2022년 남성 3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 같은해 10월 건물 5층에서 투신했다. 이로 인해 척수 손상을 입어 하반신 마비 상태가 됐고, 만성 신경통과 요실금 등 신체적 고통에 시달렸다.

정신적 고통 또한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그는 2024년 안락사를 신청했다. 카탈루냐 평가위원회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이자 지속적이고 견딜 수 없는 고통”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딸의 죽음을 막기 위해 종교단체의 지원을 받아 절차 중단을 요구하면서 법적 분쟁이 시작됐다. 사건은 카탈루냐 법원과 스페인 대법원, 헌법재판소를 거쳐 유럽인권재판소까지 이어졌지만, 모든 사법기관은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했다.

노엘리아는 생전 인터뷰에서 “외출도, 식사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잠자는 것도 힘들었다”며 “가족 중 누구도 저의 결정에 찬성하지 않지만 아버지의 행복이 딸의 행복보다 우선시되어서는 안 된다. 저는 평화롭게 떠나고 싶고 더 이상 고통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스페인 안락사법 도입 이후 최고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은 첫 사례다. 말기 환자가 아닌 20대가 안락사 승인을 받았으며 정신적 고통까지 안락사의 사유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현지는 물론 국제 사회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신적 고통을 근거로 한 안락사 허용이 죽음을 더 쉽게 만드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기독교 단체는 안락사가 시행된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한 보살핌, 지원 또는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안락사가 선택사항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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