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에서 화끈하게 지갑 연 한화·KT·두산을 주목하라

김양희 한겨레신문 기자 2026. 3. 2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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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한화)·김현수(KT)·박찬호(두산) 가세로 전력 상승
10개 구단 감독·단장, ‘2강’은 이구동성 “LG·삼성”

(시사저널=김양희 한겨레신문 기자)

2026 KBO리그가 시작됐다. 지난해 1위를 했든, 10위를 했든 같은 출발선이다. '144경기'라는 같은 조건 아래 누가 제일 먼저 결승선에 도달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작년에도 디펜딩 챔피언이자 우승 후보 1순위였던 KIA 타이거즈가 선수 줄부상 속에 8위로 곤두박질쳤다. 롯데 자이언츠는 8월초까지 중위권 팀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여유 있게 3위를 달리다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12연패에 빠지며 최종 7위로 미끄러졌다. 그만큼 돌발변수가 툭툭 튀어나온다. 기본 전력만 보고 5강 후보를 꼽을 수는 있겠으나, 이 또한 '예상'일 뿐이다. 올 시즌, 진짜 아무도 모른다.

두산 베어스 박찬호, kt wiz 김현수, 한화 이글스 강백호 ⓒ두산베어스·연합뉴스·뉴스1

한화는 장타력, KT는 불펜, 두산은 선발 보강 

일단 10개 구단 단장과 감독들은 만장일치(한겨레신문 조사)로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를 2강으로 꼽는다. LG는 김현수가 KT 위즈로 이적했으나 큰 흔들림이 없다. 잠재력이 큰 이재원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WBC에서 활약한 문보경도 든든하다. 타자 친화적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는 삼성은 최형우를 재영입하면서 공격력을 더 극대화했다.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타선이 없어졌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치른 것도 큰 경험이다. 이들 외에 눈여겨볼 팀은 한화 이글스, KT, 두산 베어스다.

한화는 지난해 19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LG에 패하기는 했으나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올 시즌 한화에는 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원투펀치였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없다. 이들은 지난해 33승을 합작해 냈는데, 한화 구단 역사상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동시에 15승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들이 처음이었다.

한화는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 폰세와 와이스를 대신해 윌켈 에르난데스, 오웬 화이트를 새로 영입했다. 둘 다 빠른 공을 자랑한다. 여기에 모든 구단이 탐내던 아시아 쿼터 왕옌청이 있다. 왕옌청은 대만 국가대표 출신의 좌완 파이어볼러다. 왕옌청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면서 한화는 우완 3명(에르난데스, 화이트, 문동주)에 좌완 2명(류현진, 왕옌청)의 선발진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언제든 선발 등판이 가능한 엄상백이 있다. 한승혁(KT)·김범수(KIA)의 이적으로 약화된 불펜은 문제점이다.

한화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은 1위(3.55)였으나 팀 타율은 4위(0.266)에 그쳤다. 팀 홈런도 6위(116개)였다. 탄탄한 마운드를 기본으로 공격력까지 살아나면 10연승도 거뜬했으나, 그렇지 못할 때는 힘겹게 승수를 추가하고는 했다. 그래서 한화가 4년 100억원에 계약한 선수가 강백호다. 강백호의 영입으로 한화는 요나단 페라자-문현빈-노시환-강백호-채은성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들 모두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다. 여전히 믿을 만한 중견수가 없다는 것은 불안 요소다. 고졸 신인 오재원이 얼마만큼 프로에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KT는 전문가들이 한화보다도 먼저 꼽는 LG·삼성 '2강'의 대항마다. 스토브리그 때 전력 보강을 아주 잘했다. 그만큼 절실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5년 연속(2020~24) 가을야구를 했던 KT는 지난해 6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더불어 올해는 8년간 팀을 이끌고 있는 이강철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다. 시즌 성적이 재계약 여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KT는 지난겨울 가장 원했던 유격수 박찬호(두산)와 계약하지는 못했으나 대신 외야수 김현수·최원준, 포수 한승택을 데려왔다. 더불어 강백호의 보상 선수로 한승혁을 지목하며 불펜도 강화했다. 한승혁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터라 한화가 20인 보호선수로 묶지 않았다. 한승혁은 손동현·김민수·박영현 그리고 아시아 쿼터로 영입된 일본 출신의 스기모토 코우키와 함께 KT 불펜을 책임지게 된다.

외국인 선수 3명은 전부 물갈이했다. 우완 정통파 맷 사우어와 케일럽 보쉴리는 고영표·소형준·오원석과 선발을 이룬다. 여기에 배제성까지 있다. 외국인 타자로는 196cm의 거구 샘 힐리어드를 데려왔다. 힐리어드는 시범경기 때는 타율 0.179, OPS(출루율+장타율) 0.589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KT에는 안현민이 있다. WBC를 통해 국가대표 4번 타자로 거듭난 안현민은 현재 홈런왕 후보로도 거론된다. 하지만 안현민을 제외하곤 KT 타선이 전반적으로 고령화되어 있어 체력 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SSG 랜더스(평균 27.9세) 다음으로 LG와 함께 선수단 나이(평균 27.7세)가 많다.

김원형 감독이 새롭게 이끄는 두산도 올해 흥미롭다. 김 감독은 2022년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끌었던 감독이다. 투수 조련에 탁월하기 때문에 지난해 많이 흔들렸던 두산 마운드를 재건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   

2020년 두산의 가을야구를 책임졌던 크리스 플렉센의 복귀도 반갑다. 그는 5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준수한 성적(147경기 32승39패 평균자책점 4.48)을 거뒀고, 시범경기 성적도 3경기 12⅓이닝 투구, 평균자책점 0.73으로 좋았다. KBO리그에서 뛰었던 터라 적응에도 문제가 없다. 플렉센-잭 로그-곽빈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은 가히 리그 최고를 자랑한다. 타무라 이치로를 아시아 쿼터로 영입하고 2차 드래프트로 이용찬을 다시 불러와 불펜도 나름 안정화됐다. 

스토브리그 최대어였던 박찬호를 영입하면서 고질적인 유격수 갈증도 해소했다. 수비 안정은 물론 1번 타자로도 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재환이 SSG로 떠났으나, 다즈 카메론과 양의지, 양석환으로 구성되는 중심 타선은 여전히 강력하다. 양의지는 체력 안배를 위해 올해 지명타자로 나서는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시범경기 1위 롯데, 용병 원투 펀치 기대해볼 만 

이 밖에 SSG는 노경은·조병현이 버티는 불펜진이 리그 최고다. 최정·한유섬이 있는 타선에 김재환이 가세했다. 다만 김광현이 어깨 수술로 시즌 아웃된 게 뼈아프다. KIA 또한 김범수·이태양을 데려왔지만 최형우가 나가면서 타순이 헐거워졌다.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잘 뛰지 못했던 김도영이 2년 전처럼 활약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NC는 다른 팀과 비교해 전력 보강이 거의 없었다.

시범경기에서 화끈한 타격을 선보이며 1위를 한 롯데는 외국인 투수 구성도 좋다. 엘빈 로드리게스와 제레미 비즐리가 압도적인 구속과 구위를 뽐낸다. 군 복무를 마친 한동희와 시범경기 때 4할의 맹타를 휘두른 윤동희의 활약이 정규리그까지 이어지면 부산에 다시 '야구 바람'이 불 수도 있다. 송성문이 떠난 키움 히어로즈는 안우진이 재활을 마치고 돌아오지만, 5강 진입은 요원해 보인다. 4년 연속 꼴찌 탈출에 사활을 걸어야만 한다.  

야구는 전력대로만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 결국 야구라는 드라마의 완성은 전문가의 사전 예상이 아니라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발끝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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