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엔진 얹은 카카오모빌, 자율주행·로봇 시대 정조준 [빛이 나는 비즈]

이진석 기자 2026. 3. 2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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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T’ 10년 이동 데이터로 기술 고도화 꾀해
돌발 변수 많은 도심지서 필수 ‘현장 데이터’ 확보
자율주행 핵심 ‘공간 감각·동선 예측’ 기술 내재화
자율주행·로봇 서비스 대비해 ‘공간 인프라’ 구축
인재 영입 박차…글로벌 전문 인력도 채용 범위에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체 기술 기반 ‘서울자율차’ 서비스 운행 모습. 사진 제공=카카오모빌

카카오모빌리티가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을 발판 삼아 단순 수수료 기반 플랫폼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사업으로 영역을 본격 확장한다. 통합 교통 서비스 앱 ‘카카오 T’를 통해 10여 년간 축적한 ‘도로 위 실전 데이터’는 택시,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렌터카, 주차 등 기존 사업의 기술을 고도화하는 기반이자 자율주행과 로봇 시대를 여는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체 기술 기반 ‘서울자율차’ 서비스 운행 모습. 사진 제공=카카오모빌
피지컬 AI의 핵심 기반, ‘도로 위 실전 데이터’ 축적

피지컬 AI 구현의 가장 큰 과제는 물리적 현실을 AI의 판단 기준인 디지털 정보로 완벽하게 전환하는 것이다. 모빌리티 산업의 주무대인 도심에는 눈·비 등 기상 변화, 무단횡단 보행자, 좁은 골목길 내 불법 주정차 등 수많은 돌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AI가 사람처럼 유연하게 대처하려면 방대한 ‘실전 데이터’ 학습이 필수적이다.

국내 차량 호출 1위 사업자로서 38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러한 실제 이동 데이터를 매일 같이 축적해 왔다. 베테랑 택시 기사들의 최적 경로 노하우, 대리운전 기사들이 겪는 심야 시간대 이면도로의 복잡한 상황, 내비게이션 길 안내 기록 등 생생한 현장 데이터는 글로벌 빅테크조차 쉽게 넘볼 수 없는 카카오모빌리티만의 독보적 자산이다.

김민선 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사업팀장은 “단순한 서비스 운영에 그치지 않고 방대한 이동 수요와 공급, 교통 흐름 데이터를 AI가 학습할 수 있는 디지털 데이터로 축적해 왔다”며 “그동안 운영해 온 택시와 대리운전 등의 사업은 가치 있는 서비스인 동시에 완벽한 자율주행 지능 고도화를 위한 초대형 ‘데이터 파이프라인’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로봇 서비스 ‘브링’이 호텔에서 고객에게 어메니티를 배송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사진 제공=카카오모빌
수년간 다져온 ‘공간 지능 기술’, 자율주행차 ‘눈과 뇌’ 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초정밀 측위’와 ‘공간 인지’ 기술이 핵심이다. 사람의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실제 도로를 달리기 위해서는 인간의 눈과 뇌를 대신할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5년 ‘국민내비 김기사’를 인수해 카카오내비로 탈바꿈시키며, 타사 지도 데이터에 의존했던 우버나 리프트 등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보다 수년 앞서 핵심 지도 및 내비게이션 플랫폼 기술을 내재화했다.

빅데이터 기반의 ‘맵매칭’ 기술도 꾸준히 고도화했다. 차량의 정확한 위치를 확률적으로 보정하는 기술로, 고층 빌딩과 터널, 지하차도 등 위성(GPS) 신호가 빈번하게 끊기는 국내 도심의 ‘음영 지역’에서도 높은 좌표 정확도를 유지하는 기반이 된다. 2020년에는 세계 최초로 LTE(4세대 이동통신) 신호 기반 실내 위치 측정 기술을 상용화했으며, 수백만 대의 택시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가장 빠르게 도착할 차량을 예측하는 ‘다중 출발지 길 찾기’ 기능도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초정밀 측위 기술과 동선 예측 알고리즘이 향후 자율주행차와 배송 로봇이 오차 없이 목적지를 찾고 동선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는 ‘핵심 공간 지능’의 든든한 반석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성우 공간정보기획팀장은 “복잡한 환경에서도 정확히 위치를 파악하는 공간 지능 역량은 자율주행차와 로봇이 막힘없이 도심을 누빌 수 있게 돕는 핵심 감각 기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북 청주시 충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 내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자율주행 주차로봇 서비스존. 사진 제공=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로봇 생태계의 ‘디지털 물리 거점’ 확보

자율주행과 로봇 서비스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기들이 머물고 정비할 수 있는 ‘공간 인프라’ 확보 역시 중요하다. 글로벌 승차 공유 1위 기업인 우버가 최근 북미 주차 예약 앱 ‘스팟히어로’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오프라인 주차 시설을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거점 인프라로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미 서울 코엑스 주차장에 실내 내비게이션 환경을 구축했으며, 충북 청주에서는 HL로보틱스와 협업해 국내 최초로 ‘로봇 발레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김태성 P&C사업실장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주차 공간은 단순한 주차장을 넘어 자율주행차량, 로봇 등 피지컬 AI 기반의 다양한 이동 수단을 수용하는 중요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를 이끌어갈 자율주행 분야 인재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자사 채용 페이지에 ‘피지컬 AI’ 탭을 신설하고, 자율주행 시스템의 근간인 하드웨어·전장(HW·E/E)부터 핵심 두뇌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AI·SLAM)까지 자율주행 영역 4개 직무에서 5년 차 이상의 경력 인재를 모집 중이다. 더불어 국내 복귀를 고려하는 해외 유학파 등 글로벌 전문 인력까지 폭넓게 채용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수년간 카카오 T 플랫폼을 통해 전개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의 궤적을 살펴보면,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도약은 오랜 기간 치밀하게 준비해 온 미래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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