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발발지 관덕정 메운 3000여 노동자들…“전쟁 반대·노동권 쟁취”

원소정 기자 2026. 3. 2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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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28일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원·하청 교섭 및 노동기본권 쟁취 촉구
민주노총은 28일 제주시 관덕정 앞에서 '4.3민중항쟁 78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약 3200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제주의소리

제78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일을 앞두고 4.3 발발지인 관덕정에 수천명의 전국 노동자들이 모여 항쟁 정신 계승을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28일 제주시 관덕정 앞에서 '4.3민중항쟁 78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약 3200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4.3민중항쟁 정신계승", "하청노동자 차별해소, 원청교섭 쟁취", "제국주의 전쟁반대, 파병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4.3을 기렸다.

행사는 무용가 박연술의 공연을 시작으로 4.3 영령과 일터에서 숨진 노동자들을 기리는 묵념, 대회사와 투쟁사 순으로 이어졌다.
28일 제주시 관덕정 앞에서 개최된 '4.3민중항쟁 78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발언하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양성주 제주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사진 왼쪽부터) ⓒ제주의소리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4.3은 외세와 국가폭력에 맞서 싸운 민중의 항쟁"이라며 "오늘 우리가 이 정신을 계승한다는 것은 전쟁을 반대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안정한 국제 질서와 산업 변화 속에서 노동자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원·하청 교섭과 조직된 노동의 힘을 통해 노동권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4.3희생자유족회를 대표해 양성주 상임부회장이 무대에 올라 4.3의 현재 과제에 대해 언급했다.

양 부회장은 "특별법 제정과 개정, 국가 차원의 사과와 보상 등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며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과 역사 왜곡에 대한 대응, 미국의 역할 규명 등은 아직 미완의 과제"라고 밝혔다. 또 "진정한 화해와 상생을 위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묻고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28일 제주시 관덕정 앞에서 '4.3민중항쟁 78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이날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4.3 정신의 현재적 의미를 노동과 국제 정세 속에서 재해석했다.

참가자 일동은 "4.3민중항쟁 78주년을 맞은 오늘 세계 곳곳에서 제국주의 전쟁과 불평등으로 노동자, 민중이 고통받고 있다"며 "제국주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침략전쟁은 주권 국가에 대한 테러 행위이며, 민중의 생명과 삶을 파괴하는 반인도적 범죄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전쟁은 언제나 노동자와 민중의 삶을 파괴하고 고통을 강요해 왔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반인도적 침공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또 "구조적 불평등과 전쟁은 민중의 생존을 위협하고 노동권을 박탈해 왔다"며 "원청과 하청으로 나뉜 구조 속에서 하청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은 박탈되고 차별과 탄압은 고착돼 왔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28일 제주시 관덕정 앞에서 '4.3민중항쟁 78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약 3200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제주의소리

특히 "20년 투쟁의 결실로 노조법 2·3조가 개정됐지만 여전히 시행령의 틀 속에 갇혀 있다"며 "원·하청 공동투쟁과 민주노총 7월 총파업을 통해 차별과 착취의 사슬을 끊고 원청교섭 쟁취,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4.3민중항쟁의 정신은 권력의 불법 계엄에 맞서 전국 곳곳의 광장에서 불의한 권력에 대항해 온 노동자·민중의 연대로 이어져 왔다"며 "그 정신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제국주의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운동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강정해군기지 확장과 제주 제2공항 추진을 통해 제주를 군사기지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제국주의와 반공 파시즘 세력의 학살과 탄압에 맞서 싸운 제주 3·10총파업과 4.3봉기로 이어진 민중항쟁의 역사를 계승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