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지뢰 ‘기뢰’ 위력은…가성비 극강, 세계경제도 타격[이현호의 밀리터리!톡]
부설위치로 부유기뢰, 계류기뢰, 해저기뢰
발화방식에 조종기뢰, 접촉기뢰, 감응기뢰
해군함정, 수중 부설된 기뢰 탐지는 불가능

이란이 전 세계 석유 수출의 20%가 운송되는 호르무즈 해협에 바다 속 지뢰인 ‘기뢰’를 설치하면서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1개당 1500달러(약 225만 원)에 불과한 단순한 무기가 전 세계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에서 “이란이 보유한 기뢰는 단순하지만 세계 경제에 막대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지적했다. 기뢰는 가성비가 높은 강력한 비대칭 무기라는 얘기다.
미 해군연구소 보고에 따르면 기뢰는 미 해군이 직면한 가장 파괴적 무기 중 하나다. 2차 대전 이후 다른 어떤 공격 수단보다 많은 함정을 손상시켰다고 비적했다. 사슬에 매달거나 해저에 고정돼 최대 120㎏의 폭발물을 터뜨릴 수 있는 위력을 지녔다.
군사 전문가들도 기뢰를 ‘가성비 극강’의 무기로 꼽는다. 기뢰는 개당 1500달러(약 225만 원)에 불과하다. 이란이 대당 2만 달러(약 2997만 원)의 드론을 통해 1기당 400만 달러(약 59억9300만 원)인 미국의 값비싼 요격 미사일을 괴롭히고 있는데 이 드론 보다 훨씬 저렴하다.
사실 기뢰 제거, 즉 소해(掃海)는 세계 최강의 미 해군에게도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다. 미국 해군대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기뢰 제거 비용은 부설 비용의 최소 10배다. 제거에 걸리는 시간 역시 부설 시간 대비 최대 200배에 이른다.
실제 지난 1988년 4월 미국은 페르시아만에서 이란의 기뢰로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다. 당시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이 한창 중으로 미 해군의 4200t급 미사일 유도 프리깃함 ‘새뮤얼 로버트’호가 쿠웨이트 유조선을 호위하는 과정에서 기뢰와 충돌해 침몰할 뻔 했다.
기뢰는 수중에 부설해 진동이나 수압 등의 영향으로 폭발해 지나가는 배를 격침하는 무기로 ‘바다의 지뢰’로 불린다. 물에 떠다니는 지뢰인 기뢰에 대한 기록은 명나라 때부터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식 기뢰는 미국 남북전쟁 때 개발된 통기뢰(Keg Mine)가 최초의 기뢰다.
부설 위치에 따라 부유기뢰, 계류기뢰, 해저기뢰로 나뉜다. 발화방식에 의해 조종기뢰와 접촉기뢰, 감응기뢰로 구분된다. 해군 초계함은 음향탐지기로 기뢰를 탐지하지만 수중에 부설된 기뢰 탐지는 불가능하다.
부유기뢰는 통기뢰처럼 물위를 떠서 자유롭게 흘러다니다가 적함에 부딪힐 때 충격이나 전기 화학적 작용에 의해 폭발한다. 계류기뢰는 부력을 갖는 기뢰 본체를 무거운 추에 매달아 수중에 설치해 함정에 직접 접촉하거나 근처를 지나가는 함정을 원거리에서 감지해 폭발한다. 해저기뢰는 무게에 의해 해저 일정한 지점에 위치한다.
접촉기뢰는 표적 함정과 직접 부딪쳐야만 터지는 방식이다. 감응기뢰는 표적 함정의 움직임에 따라 발생하는 함정 주변의 자기, 음향, 압력 등과 같은 변화를 원거리에서 감지해 폭발한다.
값싼 부유기뢰나 계류기뢰만 깔아도 수천억 원짜리 유조선과 군함을 아차 하는 순간 잃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성비는 기뢰가 드론을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항공모함도 소해함이 길을 열지 않으면 발이 묶인다.
전 세계에 상대가 없는 미 해군도 소해 전력에 관심이 적은 탓에 보유한 소해함이 몇 척 없고 노후하다. 한국 해군도 소해함이 12척에 불과하다. 일본 해상자위대 보다 크기가 작은 700t급 이하 소형 함정으로 중동까지 항해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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